-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개정판
박정헌 지음 / 황금시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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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해서 등산을 싫어한다. 내려올 정상을 왜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이런 나에게도 위대한 산악인 박정헌의 책은 재미있다. 1부 졸라체 등반을 묘사한 부분은 마치 내가 산을 오르는 것처럼 실감나고 생생하다. 짧은 문장들이 이어지며 더 긴박함과 박진감을 더하는것 같다. 후배가 크레바스로 떨어지기전 까지 말이다. 

오버행, 아이스 스크루, 카라비너, 피켈, 하켄 등 생소한 등산장비의 용어들이 흥미로왔다. 히말라야에 대한 묘사도 같이. 저자가 에필로그에 언급했듯이 정상정복은 아니지만 트래킹으로 히말라야에 가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듯 하다. 고산병만 잘 적응한다면 말이다. 이 대목에서 융프라우에서 거의 시체처럼 내려오며 고생한 것이 왜 생각날까 ? 으그그그

크레바스로 추락한 동료를 포기하지 않고 처절한 사투끝에 살아돌아온 이야기는 절절한 무한감동의 스토리다. 사람이 살고자 하면 살게 되는구나 ! 구사일생의 순간에서 상대방의 관점에서 기술한 부분도 돋보인다. 역지사지란게 이러한 것인가 ? 눈물나게 힘들었던 상황 극복하는 인간승리의 이야기. 영화로 만들어도 될만한. 책의 제목으로 뽑아쓴 끈의 의미. 자일파티.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인생의 터닝포인트, 누구에게나 있지만...

신의 도움으로 살아돌아왔지만 목숨을 부지한 댓가로 잃어버린 여덟 손가락은 그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글 후반부 부제가 " 아직 엄지 손가락이 남았다 " 이듯이 그는 부활을 꿈꾸며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알피니스트로는 운을 다했지만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그. 책은 2005년도에 끝났지만 그는 강연가로 우리 회사를 방문했었다. 직접 듣지 못한 강연히 아쉽지만 책으로, 동영상으로 그의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책에서 발췌] 

--> 산을 오르는 일은 육체와 정신이 갖는 한계를 견디는 작업이다 병원에서 병마와 싸우는 일은 인생의 한 부분에서 갑자기 닥쳐 온 육체적 고통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다. 한쪽은 자발적이고 다른 한쪽은 불과해한 상황임을 제하면 운명과 맞선다는 점에서 알피니스트와 환자들은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다 . 선택의 여지는 없다 . 지금 오르고 있는 길의 끝에 무엇이 안배되어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묵묵히 자신이 처한 환경을 견디는 것이다. 

-->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왜 사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바로 이거다 하는 누구나 수긍할 만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
단지보다 가치 있는 인생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만 났을 뿐이다 .

--> 어쩌면 등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향해 끝없이 오르는 행위가 등반이다 . 그것이 때론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일지라도 그러 면에 있어서 우리가 산을 오르는 행위나 인생을 살아가는 행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 .
산은 언제나 그 자리 있다
인간은 오늘도 산을 오른다     [책에서 발췌 끝]

저자가 큰 사고를 겪고 나서 인생의 반환점을 맞은 것처럼,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조망해보자 ! 행복의 파랑새는 멀리 그린랜드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 옆에 내 주위에 있는 고맙고 감사한 이들이 바로 그 파랑새다. 그런 고초없이 어렴풋이 깨달아 가는 것도 다행이리라 !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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