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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붉은 별 - 소설 박헌영
진광근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5년 8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때 금기된 이름이었던 박헌영을 책으로 만났다는 설레임이 있었다.
남에서도 버림 받고 북에서도 버림받은 비운의 사상가를 재조명한다는 것은 이념과 애국에 대한 깊은 사색을 갖게 한다.
박헌영이 살았던 시대는 혼란의 시대였다.
우리나라 근대사는 격랑의 시대였고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였다.
특히 체제의 급변은 혼란을 초래한다.
봉건주의의 몰락과 함께 독립이라는 큰 변화에는 무주공산 같은 큰 틈이 발생한다.
신분제의 변화와 통치체제의 변화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주기도 하고 많은 피를 부르기도 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독립이라는블랙홀이 모든 사상을 빨아들이지만 독립이후 건국에는 잠재된 갈등과 이념이 걷잡을 수 없이 솟구친다.
우리가 몰랐고 몰라야함을 강요받았던 박헌영의 삶은 거의 한세기를 지나면서 대중 속으로 다가온다.
독립에 대한 순박한 열정이 박헌영에게 공산주의자로 변하게 한다.
탁월한 사상가로 훈련되어진 박헌영에게 혼란한 시대는 권력을 주지 않았다.
독립운동에 목숨바친 충성도 권력앞에서는 매도되고 경계되기도 한다.
역사에서 가정이란 있을 수 없지만 그래도 당시의 흐름이 조금만 바뀌었다면 이후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정당성을 채우지 못한 독립과 정리하지 못한 과거사는 많은 희생양을 만들어낸다.
박헌영이 바로 대표적 희생양이다.
이상은 현실과 달라 이용당하고 팽개쳐진 것이다.
이념이란 것도 결국 사람을 이롭게 하는 수단이어야함에도 언제나 이념 뒤에 숨어있는 권력욕으로 변질된다.
박헌영이란 이론가가 버려지는 것처럼 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