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년째

편의점 30년째 -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영업 중
니시나 요시노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24년 3월

상담의 기본은 경청에 있다고 한다.

잘 들어주다보면 상대는 마음이 풀어지고 답답한 문제들이 해소된다.

편의점만 30년째 경영하고 있다는 저자는 우리가 모르는 문제들을 많이 안고 있을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모르는 고충을 그동안 하소연도 하지 못하고 현장을 지켜왔다.

본사로부터도 약자가 되고 직원에게도 약자가 되며 손님으로 부터도 약자가 되어야 하는 의기소침함을 넘어 서러움이 가득하지만 누구에게도 쉽사리 풀어내지 못함이 이 책을 발간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책을 통해서라도 풀어놓고 싶었던 말못할 이야기는 저자에게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하루를 시작할 힘이 되었을 것이다.

편의점은 우리 곁에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고 삶에 편리성을 주는 곳이다.

그럼에도 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잘 모른다.

이책은 그점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에 대한 이해를도와주는 책이다.

물건을 발주하고 검수하고 정리하고 판매하고 재고정리하는 단순한 업무의 연속 같지만 그 과정에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근무자들의 시간표를 작성하고 상품 판매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되며 폐기를 줄여야만 하는 절박함, 그리고 꼭 찾아오는 진상손님과 다양하고도 꿈찍한 이벤트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하기야 하루에도 500명 이상의 손님이 찾는 곳이니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 보통일 이겠는가.

불특정 손님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주는 엄청난 부담감은 사람을 짓누르고 정신과 육체를 망가뜨린다.

저자는 그 돌파구를 건강한 소통으로 이겨낸 것 같다.

가족과 소통하고 이웃과 소통하고 직원과 소통하면서 편의점을 운영했단다.

그럼에도 어찌 할 수 없는 답답함이 글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게 토로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나역시 하루 17시간을 근무하는 작은 슈퍼 자영업자이다보니 저자의 이야기가 무척 와닿는다.

그렇지, 맞아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누가 이런 마음 알아주겠는가.

아무도 모르지만 그래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고 마음의 짐들을 하나씩 풀게 한다.

저자의 이야기가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마음의 쉼과 휴식의 도구로써 독서를 하게 되었다.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돈에 울고 사람에 치이는 모든 자영업자들의 건승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