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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식사합시다
이광재 지음 / 시공사 / 2023년 11월
평점 :
잘 익은 김치를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어떻게 김치를 만들어냈을까 하는 것이다.
양념을 만드는 것 잘 버리는 것 그리고 잘 익혀 발효가 되는 것 등 복잡한 과정을 통해 김치를 만들게 되는데 이것저것 섞어 전혀 다른 음식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또 자연에서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데 간혹 잘못 먹게 되면 큰 위험을 만나게 되는 것들도 있다.
옛날에는 과학적 실험도 없이 어떻게 안전한 먹거리를 찾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무모한 실험과 수많은 희생을 통해 몸으로 견뎌보고 익혀본 경험들이 쌓여서 오늘의 음식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음식을 통하여 자신의 정치철학을 소소하게 밝히고 있다.
여느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갖는 것과는 전혀 결이 다른 출간이다.
음식과 관련된 특히 자신이 직접 만들어본 음식을 포함해서 음식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이를 정치의 특징과 결부시켜 소개하고 있다.
정치란 두가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것에 대한 것과 통합, 소통을 잘 하는 것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진영의 논리로 극단으로 치닫는 현실에서 정치의 본질을 거론하고 있어 담백하게 다가온다.
정치인으로서의 고민과 외로움을 호소하기도 하고 이상과 현실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가감없이 전하기도 한다.
마치 김치의 발효를 찾아가는 과정처럼, 그리고 위험한 음식을 찾기 위해 희생된 많은 이들의 도전에 대해 어떤 책임감을 느끼면서 정치를 펼쳐나가고 있음을 소회하고 있다.
그래서 이책은 정치인 이광재가 쓴 책이지만 이웃집 아저씨랑 술한잔 하면서 나누는 정치 가십으로 와닿기도 한다.
정치판에 거부감이 있고 정치인에 대한 혐오가 다분한 사람에게도 이책은 정치의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고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치를 고민하고 정치관을 갖게 하는 정치입문서로 이해해도 될 듯 싶다.
아주 쉬운 이론으로 단순명료하게 그리고 대중적으로 풀어 쓴 이광재식 정치론이다.
끌림을 갖게 하는 정치인을 오랫만에 만났다.
정치판에도 바람이 일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