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속
양진욱 지음 / 부크크(bookk)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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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형제애 그리고 미스터리가 복합된 소설을 만났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속]은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서 자란 형제의 사뭇 다른 인생이 신앙으로 인하여 하나로 묶여지고 회심을 하게 되는 소설이다.

정치인이 등장하고 사회적 갑질도 약간씩 표현하고 있지만 소설의 근간을 이루지는 않는다.

살해된 남의원의 이중성과 가정폭력도 일부 나타나지만 깊게 다루지 않고 있다.

소설을 전체적으로 이루어가는 줄기는 회심과 구원에 있다.

절대선으로 표현되는 형 한수와 절대악으로 그려지는 동생 한규는 서로 다른 삶을 영위하고 있어 감정이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동생 한규의 절도로 빚어진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형 한수는 자신의 궁극적 목적인 동생의 구원을 위해 대신 죄를 짊어진다.

마치 예수님이 인류를 위해 대속하신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결이 좀 다르게 다가오는데 그것은 박형사의 대사에서 볼 수 있듯이 한수는 동생이 구원받기를 원하는 개인적 관점으로 동생의 죌ㄹ 대신 짊어지고 있지만 이것은 오히려 여러 피해자와 정의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는 또다른 피해를 주고 있어 대속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형의 진솔한 계획은 법의 집행자 박형사에게도 감동을 주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형사로서 진범을 잡아야함에도 묵인하는 결과를 낳는다.

종교에 의해 선이 이루어지고 집행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구속의 목적에서 박형사는 정의의 실현보다 종교적 측면에서 처리했다고 생각한다.

작가도 이러한 상충된 선의 결과가 부담이 되었는지 살인의 진범을 두 형제가 아닌 강사모에게 돌리고 있다.

결국 훼손된 신앙을 모면하려 노력했다고 본다.

아무튼 소설에서 한수는 동생을 전도하려는 목적을 이루었고 동생 한규는 법의 교정을 넘어서는 반성과 회개를 하게 된다.

박형사는 가족을 잃은 긴 고통에서 벗어났으며 사회는 정의를 다소 실현한 것으로 글을 맺고 있다.

동생을 위한 형의 헌신적 노력은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가족의 의미를 곰곰히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예수님의 사랑도 깊이 묵상케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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