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이 순자 연대기
백시종 지음 / 문예바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은 작가의 상상을 기반으로 하는 허구이지만 역사의 진실을 토대로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나온 과거를 배경으로 암울한 시대상을 그리고 있는 소설들은 과정과 결과들을 짐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로 하여금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된다.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주로 다루어온 백시종 작가의 소설 [삼봉이순자연대기]는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어수선한 경제, 정치환경을 배경으로 뺏고 뺏기는 그러면서도 다소 인간적인 불안전한 정의를 그려내고 있다.

지식인 아버지를 잃고 그자리에 외가에서 종으로 살았던 계부를 아버지로 둔 삼봉과 일본의 침략 시절 시대에 순응하며 기회를 잡았다가 부하에게 모두 빼앗긴 강대덕의 딸 순자의 이야기이다.

지식인 아버지의 영향인지 삼봉은 다소나마 윤리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는데 순자처럼 돈을 쫒는 과정은 비슷하지만 경제저 부의 축적과 분배에 거북함을 느끼기도 하고 공공의 선을 위해 환원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순자는 잃고 빼앗긴 것에 대한 복수라는 개념이 근간을 이루는 인물로 묘사되어 있고 경제활동 역시 물질우선의 성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혼생활 또는 담봉이 다소 순정파라면 순자는 정략 정도로 이해된다.

특히 삼봉의 방글라데시에서 이방인과의 결혼은 우리의 상식으로 충분히 탓할 만 하지만 그 내면에서는 삼봉의 선택이 마냥 돌을 던질만한 일인가 하는 의문을 남기게 된다.

경제적 부가 성공이라 믿고 달려오던 삼봉에게 이방여인 나슬린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를 깨우치게 한다.

돈보다 소중한 가치를 알게 되자 나슬린을 위해 거액을 쓰기도 하고 대안학교를 위해 기부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삼봉에게 나슬린은 외도의 상대라기 보다는 인생 친구로 이해될 수도 있겠다.

순자 또한 복수라는 일념으로 평생을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삼봉의 시신을 거두러 가는 아들 상규에게 아버지 유산에 대해 정리하면서 정의를 세우고 있다.

아들에게 돌아올 유산은 이미 받았으며 지금의 것은 그나라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룬 것이니 그나라의 것이라는 훈계는 불안전하나마 정의로 회귀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돈과 복수를 위해 살아온 삶을 돌아볼 때 강하게 울리는 대목이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경제적 정의를 고민해야만 하는 작가의 가르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