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경제사 - 세계화는 어떻게 진화했나? 비주얼 경제사 1
송병건 지음 / 아트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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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그림을 그냥 보기만 하던 내 자신을 이제는 조금은 다른 시선에서 그림을 보게 만들어 주었다. 그림마다 그 속에 숨어있는 뜻과 그 시대의 시대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 그래선지 익숙한 그림들도 이 책을 통해 다시보게 되었다.

 

 이 책은 미술사 책이 아니다. 유명 화가들이 남긴 그림을 감상하고 화법을 설명하고 후대에 끼친 영향을 논의하는 것은 이 책의 목적과 전혀 관계가 없다. 이 책이 그림을 다루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다시 말해서 그림을 미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 담긴 내용과 상징을  그림이 제작된 시대상과 결부시켜 풀어보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은 그림을 통해 인류가 거쳐 온 경제사의 흐름을 탐구하고자 한다.

 

 또한 옛 그림에 숨어 있는 여러 힌트를 찾아내어 이를 통해 경제사를 돌아보고자 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림을 미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 담긴 시대상을 읽는 것이 목적이다.

 

 경제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재화와 서비스, 노동과 자본과 자원의 향방에 대해 관심이 많다. 상품과 생산요소가 얼마나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되고 분배되는지가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근래에는 정보와 지식과 같은 광의의 경제적 요소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전파되고 변형되는지도 중요하게 인식한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경제 구조와 경제적 성과는 이런 경제적 요소만이 아니라 정치, 문화, 제도, 사상 등 비경제적 요소들에도 강력하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이 책에서 경제사에 관심을  둔다고 말할 때에 그 의미에는 경제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요인과 함께 비경제적 요인이 가급적 폭넓게 포함된다. 특히 이 책은 경제사의 관점에서 세계화가 인류사 속에서 어떻게 전진, 정체, 후퇴를 반복했는가를 살펴본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은 미술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는 명작만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이들에 비해 미학적 수준이 떨어지는 작품, 이전에 있었던 그림을 모사한 작품, 기법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들이 남긴 작품도 모두 관심 대상이 된다. 또한 풍자를 목적으로 그린 캐리커처나 신문과 잡지에 실린 만평도 중요하다. 포스터나 광고의 형태로 제작된 작품 또한 주목할 가치가 크다. 한마디로 말해 이 책에서 다루는 그림에는 경계가 없다.

 

 

 

[저자소개]

 

 

저 : 송병건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여기저기에 낙서하기를 즐기며 자랐다. 과외 금지 조치가 있던 청소년기는 무척 자유롭게 보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지만 전공 책보다 역사책을 더 즐겨 읽었다. 졸업 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경제사를 공부했다. 산업혁명 시기 영국 경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후 3년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연구를 계속했다.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유럽 여기저기를 여행하며 박물관과 미술관을 구경하는 재미에 눈을 떴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벼운 흥분감이 느껴지는 증상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0년부터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사 전임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서구 사회의 역사적 인구 변화, 노동시장, 복지 정책, 직업 분화, 금융공황 등이며,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경제사에도 관심이 많다. 이 주제들에 대해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근래에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세계화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학술적 저술에 머무르지 않고 넓은 독자층을 위한 글쓰기 활동에 마음을 쏟고 있다. 특히 다양한 비주얼 자료를 활용한 역사 서술에 흥미가 많다. 저서로 『경제사: 세계화와 세계 경제의 역사』 『세계경제사 들어서기』 『영국 근대화의 재구성』 『산업재해의 탄생』 등이 있고, 역서로 『세계 인구의 역사』(공역)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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