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옷장을 정리하며 - 힘들고 아픈 나를 위한 치유의 심리학
게오르크 피퍼 지음, 유영미 옮김 / 부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삶이 계획대로 진행되기는커녕 시련과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용기를 주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다 보면, 용기 내어 첫걸음을 딛지마자 예상치 못한 치유력이 우리 안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인 [쏟아진 옷장을 정리하며]란 실제의 옷장 정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옷장에 있던 내용물이 쏟아졌다면 우리는 이것을 정리해서 다시 옷장을 닫을지 아니면 포기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렇듯 삶에 있어서도 어렵고 힘든 시기는 있기 마련이다. 그럴때 힘을 내어 옷장의 쏟아진 내용물을 정리해서 옷장을 닫듯이 힘든 삶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도록 이 책이 용기를 줄 것이다.

 

 트라우마는 생명을 위협하는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심한  충격과 무기력과 무지막지한 공포를 느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인류가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온 것은, 인간 안에는 강인한 생존 의지와 놀라운 대처 능력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막상 평범한 것을 잃어 보니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고 거듭해서 이야기한다. 전에는 단조롭고 지루하다고 생각했을 하루가 그렇게 아름답고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즉, 오랫동안 보지 못하던 일상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재난이나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 절박하게 필요하고 중요한 능력은 위기 능력이다. 위기 능력은 정신적으로 트라우마적 상황에 빠질 가능성을 대비하는 것이고, 심각한 경우 더 빨리 대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는 것이며, 위기 상황을 미리 준비하고 특정한 행동을 숙지하는 것은 실제 상황에서 충격이 덜하도록 보호해 준다.

 

 트라우마 상황이 힘든 것은 무엇보다 통제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주 작은 부분에서라도 약간의 통제력을 확보하거나 되찾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트라우마란 어떤 사람이 죽음이나 부상, 심신의 심각한 위험에 노출 되어 그에 대한 반응으로 극심한 두려움, 무력감,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그런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사건은 평소 체험하는 세계 밖에 있는 예외적인 안 좋은 사건이다.

 

 사건이 난 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뚜렷한 트라우마 증상에 시달리며 스스로 극복이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전문적이고 개인적인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하며, 트라우마 치료의 가장 기본 과제는 일어난 일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위기가 닥치면 처음에는 눈앞이 깜깜해지고 희망이 없어진다. 두려움에 압도당하고, 삶이 우리의 예상과 희망대로 되지 않는 것에 절망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어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생각으로 노심초사한다.

 

 이런 위기에 처했을 때, 힘든 일을 이겨 내고, 방향을 새롭게 잡고,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용기를 줄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위기를 만났을 때 우리 안팎에 활용할 힘이 있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 정신적으로 기진맥진 해진다. 이럴때는 작은 목표를 세워 그 목표를 달성함으로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그에 힘입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니 살면서 닥쳐오는 위기 상황에 겁먹고 피하지 말고, 작은 목표부터 시작해 위기 상황까지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갖으면 그 어떤 위기 상황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갖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게오르크 피퍼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국제적인 트라우마 전문가이다. 광산 붕괴 사고, 열차 탈선 사고,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비롯한 주요 사건사고의 후속 치료 업무를 관장했고, 2011년에는 노르웨이 오슬로 폭탄 테러 및 우토야 섬 총기 난사 사건의 위기 개입팀을 지원했다. 현재 유럽심리학자협회(European Federation of Psychologists’ Associations)의 독일 대표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심리 치료실을 운영하며 트라우마 피해자 및 가족, 구조대원의 심리 치료에 힘쓰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는 굵직한 사건사고가 생길 때마다 그에게 자문을 구한다.

 

 

역자 : 유영미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감정 사용 설명서』 『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 『너드』 『가문비나무의 노래』 등 다수의 책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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