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라치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이석용 지음 / 청어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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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내용을 알기 전에는 누구나 나와 같이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의 제목인 파파라치만을 보고는 흔히 알고 있는 파파라치를 생각했다. 남의 약점을 사진으로 몰래 찍어서 그 사람에게 돈을 요구하는 그런 파파라치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은 확 깨지게 되고, 세상에 정말이지 이런 파파라치가 존재 한다면 나도 한 번 의뢰를 해보고 싶을 정도다.

 

  이 책의 주인공 길도는 말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아인이다. 그러나 길도는 상대방의 입모양 만으로 그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어느날 작은 카메라를 선물 받은 길도는 카메라의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된다. 그리고 길도가 담아내는 카메라 영상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들을 보여준다.

 

  주인공 길도 삼촌을 위해 조카 다홍이는 틈틈이 홍보를 한다. "당신의 일상을 담아드리겠습니다. - 파파라치

" (www.iampaparazzi.net). 이런 문구로 말이다. 이런 문구를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도 대부분은 파파라치라는 단어만으로도 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길도에게 의뢰를 한 사람들은 길도의 실력에 모두들 반하게 된다. 그리고 누구나 한 번 쯤은 자신의 일상이 궁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보는 나의 일상 바로 그 일상을 길도는 카메라에 담아 드라마로써 보여 준다. 그 누구도 알아내지 못한 나의 일상을 말이다.

 

  길도도 의뢰자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는 파파라치다. 하지만 유명인사나 연예인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해 신문이나 잡지사에 고액으로 팔아넘기는 그런 파파라치와는 다른 파파라치다. 길도는 힘 없이 살아가는 소외된 서민들의 낯설고 치명적 매력을 사진에 담아 전해주는 아름다운 파파라치다.

 

  길도에게 의뢰를 해서 '치명적인 자기 인생의 매력'을 선사받게 된 사람은 자기 일에 열심인 모습을 조금 과장되게라도 찍어달라는 중소기업 회사원 나애리, 혼자만의 모습을 찍어달라는 파트타임 주부 오희나, 결혼 후 이민을 떠나기 전 동료들과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하는 인테리어 회사원 정윤정, 단기기억상실증 환자로 자신의 끊어지는 기억을 되찾으려 하는 IT회사 부장 김창진, 새벽녘 자신의 집을 들락날락하는 강아지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만화가 장석주 등이다.

 

  길도는 그들의 의뢰에 충실하기 위해 어김없이 파파라치를 행한다. 그리고 의뢰인은 길도가 촬영한 사진에 만족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그 사진에 의뢰인의 예상을 넘어서는 파파라치 길도의 아이디어와 정성이 얹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길도의 행동을 읽는 내내 느끼고 재미로 삼을 수 있는 그런 소설이다. 읽으면서 자신도 왠지 길도 덕분에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이랄까? 읽으면서 미소를 자주 짖게 해줘서 너무 좋았다.

 

  길도는 우유 보급소 소장 이정복씨와 묵언서점 사장님인 한희자 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길도의 가족들은 이웃들과 같이 등산을 가게 된다. 그런데 길도의 눈에 날파리가 들어가게 된다. 보통 사람 같으면 소리 치고 난리 치겠지만 길도는 그냥 몸부림만 친다. 그런 길도를 보고 옆 사람들은 이유를 몰라 안절부절 한다. 하지만 다홍이만이 길도를 알아채고 구해준다. 이처럼 날파리 한 마리때문에도 힘든데 평상시 살면서 힘든일이 얼마나 많을까?

 

  이 책을 통해 건강한 몸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하나님께도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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