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안데르센 동화
우라야마 아키토시 지음, 구혜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1805년 4월 2일, 덴마크 왕국의 오덴세라는 지방 도시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에 수도 코펜하겐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그는 오페라 가수가 되기로 뜻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가수가 아니라 동화 작가로서 세계적인 인물로 알려지게 된다.

 이 책은 안데르센의 명작 동화가 나오게 된 배경을 그의 인생을 되짚어보며 쓴 글이다. 

 안데르센이 발표했던 동화는 그림책이 아니었다. 순전히 글자만 있는 책이었다. 삽화가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세월이 흐른 뒤였다. 그러다가 점차 삽화의 크기가 커지고 수도 증가하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 동화 형태로 발전되어 갔다. 그림책으로 형태가 바뀌는 과정에서 안데르센 동화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원본의 문장이 생략되기도 하고 삭제되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명작 동화 [인어 공주] , [장난감 병정] , [미운 오리 새끼] 가 안데르센이 마음속으로 몰래 짝사랑했던 여성에게 쓴 러브레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안데르센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지만 많은 여성을 사랑했다. 그 연정을 전하거나 실연한 마음을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서, 안데르센은 동화를 계속 썼다.

1. 인어 공주

 [인어 공주] 는 1837년 4월 동화집 제3집으로 발표되었다. 이때 안데르센은 서른두 살로, 동화 작가로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시기였다.

 동화도 초기에는 그다지 평가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연달아 발표한 [인어 공주] 와 [벌거벗은 임금님] 이 수록된 제3집이 평판을 얻으면서, 안데르센은 순식간에 ’동화의 왕자’ 로 각광을 받게 된다.

 안데르센은 약 163편의 동화를 썼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걸작의 대부분이 서른 살 무렵에 발표하기 시작해서 마흔 살 전까지 쓴 것이다.

 [인어 공주] 는 루이스 콜린과의 실연의 아픔이 바탕이 되어 써진 작품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콜린은 안데르센에게 두 번째 사랑이었다. 주인공 인어 공주는 열다섯 살 소녀로 묘사되고 있지만 안데르센 자신을 투영한 것이고, 왕자는 안데르센이 사모했던 여성들이 모델이 되고 있다.

 명작의 대부분이 단데르센이 사랑했던 여성들을 향한 동경과 실망에서 탄생한 것이다. 연애라는 세계에서만큼은, 안데르센은 이단자였다.

2. 장난감 병정

 [장난감 병정] 은 안데르센이 상류 계급의 아가씨인 소피 외르스테드를 사랑했을 때 쓴 이야기다. 외다리 병정은 안데르센을 투영한 주인공으로 보이며, 성 앞에 서 있는 작은 무희는 소피로 짐작된다.

 아무리 작가로서 명성을 날렸다고 하지만, 좁은 하숙집에서 가난하게 살았던 안데르센은 부잣집 아가씨인 소피 외르스테드를 사랑하면서 어쩔 수 없이 열등감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그것은 근사한 성에 살고 있는 무희와 비좁은 상자 안에 스물 다섯 명이 함께 사는 병정을 등장시킨 데에는 잘 나타나 있다. 

3. 미운 오리 새끼

 [미운 오리 새끼] 는 스웨덴의 아름다운 가희 예니 린드에게 보낸 작품이다. 루이스 콜린에게 자서전을 보냈던 것처럼, 자신을 좀 봐달라는 메시지를 담아서 쓴 글이다. 그때 안데르센은 이미 동화 작가로서 대성공을 거둔 상태였다. 그의 책은 덴마크에서뿐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 번역되어 나왔다.

 물론 당시 덴마크에는 인세 제도가 없어서 저작권료를 받을 수 없었다. 외국에서 번역되어도 원작료가 들어오지 않았다. 대신 왕실로부터 연간 충분한 생활 보장금이 지급되었다. 그래서 안데르센의 마음속에는 태어난 신분은 낮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상류 사회에 들어갔다는 만족감이 있었다.

 "나는 못생긴 아기 오리였지만 지금은 성공해서 백조가 된 남자랍니다."

 안데르센은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예니 린드에게 동화를 보냈다.

 그렇다면 [미운 오리 새끼] 원고를 받은 예니 린드는 어떤 여성이었을까.  1840년, 당시 서른다섯 살이었던 안데르센은 자기가 살고 있는 호텔 숙박자 명부에서 유명인의 이름을 발견했다. 예니 린드였는데 그녀는 스웨덴의 가희라고 불리는 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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