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그 악마입니다

내가 바로 그 악마입니다
서석영 지음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0년 9월

제목이 너무 무서워서 이게 뭐야 하고 지나갔다가 연예인 학교 폭력 고발 사건을 매개로 그 실태와 피해자들의 고통, 휴유증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해서 신청을 했었습니다.

진즉 읽었는데, 추석 전이나 연휴에 서평을 쓰기엔 마음이 너무 무거웠어요. 아무렇지 않게 기대 이상으로(!) 나쁜 짓을 일삼던 그 아이는 얼굴도 잘생겼고 집안도 부유했어요. 결국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선 유명세를 타고, 그걸 지켜보던 주인공은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고민을 하며 이야기가 끝이 나는 결말이예요.

아빠의 폭력 아래에 크던 주인공은 엄마가 집을 나가고,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됩니다.

P.10 그는 맨정신일 때도 위험하지만, 술을 마시면 악마가 된다. 악마가 돌아온 집은 지옥이 되고 엄마와 난 슬픈 노예가 된다.

주인공 동원이는 할아버지와 둘이 있는 분위기가 어색해서 병아리 4마리를 키우게 됩니다. 병아리에게서 나마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찾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4번 병아리를 3마리가 괴롭히고, 결국 4번 병아리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아요. 미워 하던 아이가 죽었으니 나머지 3마리는 사이가 좋을 것 같았지만, 이내 그 사이에서 3번 병아리는 또 괴롭힘을 당하다 죽게 되지요.

P.25 4번 병아리가 그랬던 것처럼 3번 병아리는 점점 먹고 마시는 일이 뜸해지고, 날마다 졸다가, 다리를 못 쓰게 되고, 설사를 하다 죽었다. (중략) 남은 병아리들이 갑자기 사라진 3번 병아리의 빈자리를 알아채고, 충격을 받고, 후회하게 만들고 싶어서.

책 표지에 츄리닝을 입은 사람이, 제목이 내가 바로 그 악마라고 했잖아요. 근데 얼굴이 병아리 얼굴이지요. 학교에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걸 지켜보는 아이들. 그리고 폭력성이 가득한 아빠 밑에서 자란 주인공. 엄마를 그토록 때리던 아빠는 폭로하지 못하던 주인공. 결국 내 자신도, 그 무리안에서 꼭 하나를 괴롭히고 죽게 만들던 병아리 같은, 악마인가. 하는 물음을 던지고 책이 끝맺는데, 그걸 너무 잘 표현하는 표지이구나 싶었어요.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읽다보면 마음이 너무 아픈) 폭력과, 그걸 행하는 아이와 지켜보는 아이들 간의 팽팽한 긴장감들, 주인공이 느끼는 아픔과 두려움까지. 표현 하나하나가 너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 읽는 내내 저도 같이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작가의 말)
‘연예인 학폭’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들은 어떻게든 과거를 덮고 연예활동을 계속 하고 싶겠지만 그들을 다시 보아야 하는 피해자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죠.

그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 했다고 말하는 서석영 작가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촌철살인 같은 에피소드들. 감정은 울퉁불퉁해서 중심을 잡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나부터 살피고 점검하고 단속해야 한다는 작가님의 말. 큰 공감하며 서평을 마무리 해봅니다.

무민 골짜기로의 초대

무민 골짜기로의 초대
천미나 옮김, 토베 얀손 원작 / 온다 / 2020년 9월

너무 좋아하는 캐릭터라 서평단을 신청하고 나니, 아이들 영어책으로 무민 몇 권 읽은 것 말고 무민 시리즈를 한글판으로 완독해 본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 깜짝 놀랐어요.

너무 좋아서 예전에 YES24 굿즈 행사할 때 저 무민컵을 받으려고 책을 주문했던 기억도 있거든요. 스토리도 잘 몰랐지만 잠깐 스친 무민시리즈를 통해 어느새 무민을 좋아하고 있던 사람이 저 뿐일까요? 아마 이게 무민의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2차대전까지 겪었던 토베얀손이 무민시리즈를 끝내고, 전 세계를 다니며 팬들과 만난 후에도, 늘 쉬려고 돌아갔던 핀란드의 섬, 클로브하루. 고요하고 평화로운 그 섬을 나이들어 찾아갔던 토베얀손의 정취가 무민시리즈에 고스란히 담겨 있나봐요. 그 서정성의 연결고리가 느껴진달까요

무민 가족은요
사교적이고
친절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일에 관심이 많고
자연을 아끼고 사랑해요, 특히 무민골짜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P.58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끌어안을 줄 알고, 삶의 소소한 것들 속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찾으려고 해요

P.67 “우린 있는 그대로의 네 모습이 좋아.
그리고 우리만 그런 건 아니란다.”

P.75 “모든 건 너무나 불확실해. 하지만 난 그것 때문에 힘이 나.”

따뜻하고, 긍정적이고, 친구들을 사랑하고, 서로를 위하는 무민가족. 곳곳에 숨어 있는 삶의 진짜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는 무민가족. 무민 시리즈에 삽입되어 있는 장면들이 책 곳곳에 소개되어 있는데요, 굳이 이 캐릭터는 이래! 하고 말하지 않아도 그들이 가진 따스함과 긍정이 스토리를 통해 이미 전해지고 있네요.

우리가 무민에게서 ‘삶을 바라보는 모습’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P.104 “크로그는 삶의 작은 온기를 찾고 있는지도 몰라. 녀석이 과연 찾아낼 수 있을까?”

무민시리즈를 읽어보신 분에게나 혹은 아직 시작 전인 분들에게나, 이 책은 무민의 입문서 혹은 백과사전이랄까요. 토베얀손에 대한 이야기부터, 무민캐릭터 하나하나의 이야기까지. 완전 소장각!!

책 곳곳에 담겨있는 따뜻한 말과, 삽화로 마음까지 훈훈해 지는 책이네요. 저는 이제 제대로 무민시리즈에 발을 담궈 봐야겠어요

“무민 골짜기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골짜기”니까요.

익스플로러 아카데미 1[네뷸러의 비밀]

익스플로러 아카데미 1 - 네뷸러의 비밀 ㅣ 익스플로러 아카데미 1
트루디 트루잇 지음, 스콧 플럼 그림, 권가비 옮김 / 매직사이언스 / 2020년 8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익스플로로 아카데미 [네뷸러의 비밀]
트루디트루잇 지음, 스콧플럼 그림, 권가비 옮김
내셔널지오그래픽

두꺼운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너무 아쉬워서 에잇!!
이제 좀 실마리가 풀리고 익스플로러들의 모험이 시작되나 싶었는데 1권이 끝났어요 ?? 2권이 옆에 있었으면 바로 집어 들었을 거예요. 너무 궁금해요. 뒷 이야기가 ??

12살의 크루즈 코로나도. ‘신서시스’라고 부르는 과학 연구소에서 근무한 신경 과학자였던 엄마를 어릴 때 잃고 아빠와 하와이에 살던 크루즈.

P.28 “때로 엄마가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크루즈는 아플 때가 있었다. 실제로 몸이 아팠다.”

금속 돔을 꺼내 가장자리를 건들면 3차원 홀로그램 영상으로 녹화된 엄마를, 해변에 있던 엄마와 크루즈 자신의 모습을 보며 그리움을 달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라진 문명의 흔적을 찾아 고고학 발굴을 하고, 멸종 위기 동물 구호, 환경보호 등의 활동을 하는 익스플로러 아카데미에 합격 통지를 받게 되죠.

지리학, 천문학, 환경보호, 과학혁신
미술, 저널리즘, 신체단련, 서바이벌 훈련
인류학, 고생물학, 암호작성

아카데미의 수업 과목 이름만 보아도, ‘익스플로러’들이 어떤 흥미진진한 활동을 하게 될지 예측이 되죠?

아카데미에 입학해서 적응하고 훈련 받는 과정에서 크루즈와 아빠, 아카데미 교수인 고모 그리고 친구들은 크루즈 엄마의 죽음에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과 관련된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로부터 크루즈는 공격을 받기도 하고, 어긋난 방향으로 욕심을 부린 친구가 꾸민 일 때문에 퇴학의 위기도 겪게 되지요. 과연 크루저는 아카데미 생활을 제대로 마무리 할 수 있을까요?

P.168 “내 일기를 찾으렴. 내 인생을 찾아 줘. 사랑한다. 엄마가. pasc 823912 cslew “

엄마가 편지와 사진에 숨겨 놓은 암호를 통해 단서를 찾아가며 비밀을 풀어가는 크루즈 가족과 친구들. 암호, 퍼즐 제작 전문가가 책에 참여 했다는 것 자체가 특이해서 책에 어떻게 반영이 되어 있을지 너무 궁금했는데 이야기의 사이사이에 숨어서 크루즈가 엄마의 과거를 풀어나가는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들을 하고 있네요 ????

고향의 베프 라니가 만들어준 멜(꿀벌 모양의 초소형 드론)과 교신하는 리모콘
에밋의 4D 안경테(감정에 따라 모양과 색이 변함)
아카데미에 입학하면 손목에 채워주는 OS(생채동기화) 밴드
학생 모두 제공받는 디지털 공책
기숙사에 배치된 3D 프린터
기숙사 벽의 그림인줄 알았던 에베레스트 산의 실시간 모니터링 화면
신체단련을 위한 서바이벌 훈련에 쓰이는 증강현실
저널리즘 수업 시간에 활용한 마인드 컨트롤 다지털 사진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런 기술들이 이제는 우리 생활 아주 가까이에 와 있다고 해요. ‘소설 뒤의 실제 현장’에 나와 있는 활동 중인 익스플로러들을 만나 보세요.

과학은 우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합니다. 하지만, 익스플로러들은 규칙에서 벗어나면 안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험심과 모험심, 그리고친구에 대한 이해, 그리고 믿음도 중요하다는 걸 이야기 속에 담고 있네요. 익스플로러들이 이제 오리온 호를 타고 진짜 출항을 할 때가 됐어요. 2권 매의깃털 너무 궁금하네요~!

아홉 살 인생 공부

아홉 살 인생 공부 ㅣ 꿈터 어린이 29
원유순 지음, 진수경 그림 / 꿈터 / 2020년 9월

아홉 살 인생 공부
원유순 글, 진수경 그림
꿈터

학교 다닐 때 보면 늘 쌍둥이 친구들이 한 두명 정도 주변에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다 보니 그 친구들이 오랜만에 생각이 나네요 ??

초음파 사진부터 빵 터지는 힘찬이(오빠)와 당찬이(동생) 쌍둥이 남매. 꼼꼼하고 세심하고 겁이 많은 힘찬이. 덤벙거려서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남에게 지는 걸 싫어하는 당찬이. 성격에서부터 예측할 수 있듯이, 둘 사이의 일상은 전쟁으로 가득하죠. 밥상 사진 보세요 ??

그런 일상 가운데 바보 천재 만복이가 등장 해요. 수학은 너무 잘하지만 혀짧은 소리를 내는, 뭔지 모르겠지만 좀 부족해 보이는, 아픈 것 같은(만복이는 자폐증이래요) 만만해 보였던 만복이를 괴롭히던 당찬이. 만복이와의 예상치 못한 이별 앞에서 당찬이는 무엇을 느끼게 될까요?

엄마 아빠의 발바닥을 그려 오고, 그리는 동안의 대화를 함께 적어 오라는 선생님의 숙제. 시장의 생선 가게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을 찾아가 발을 그리며 힘찬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쌍둥이라 늘 의도치 않게 경쟁 하는 사이. 자전거도 한대. 그래서 투닥투닥 하는 일상이지만, 학교에 입학해서 생활을 하는 동안, 어느 순간 서로를 지켜주는 법을 배우고 친구와 가족을 생각할 줄 알게 되는 성장 이야기예요.

그래서 학교가 참 중요한 건데, 요즘은 학교도 못가고 있으니 걱정이예요. 우리 아이들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서 힘찬이와 당찬이 같은 일상을 겪으며 성장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려 봅니다.

자신만만 수학괴물, 찰리와 누메로 1

자신만만 수학괴물, 찰리와 누메로 1 - 수의 비밀을 파헤치다 ㅣ 궁리 어린이 수학동화
장영준.정미란 지음, 이진아 그림 / 궁리 / 2020년 8월

자신만만 수학괴물, 찰리와 누메로 1. 수의 비밀을 파헤치다
장영준, 정미란 글, 이진아 그림
궁리

궁리 어린이 수학동화 시리즈
하버드대 언어학 박사와 수학 전문가가 뭉쳤다!
독해력, 상상력, 수학 자신감을 스스로 키워나가는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스토리텔링 수학동화!

우르르 쾅쾅, 거센 천둥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밤, 늘 수학이 재미없고 자신 없던 주인공 찰리는 귀여운 괴물 누메로(스페인어로 ‘숫자’,’수’라는 뜻)를 만나서, 원시인들의 마을, 레드몽키의 함정, 거대한 도시, 비밀의 협곡, 할머니의 징검돌, 홀로그램 미래세계 등을 탐험하며 수의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 입니다.

그림을 보는 순간, 빨간색 수학괴물 너무 귀여워서 책을 펼치게 되고, 재미있는 동화를 읽고 있었는데 어느 새, 자연수, 분수, 소수, 유리수와 무리수, 곱셈의 원리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개념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수학에 자신감이 없던 찰리는 누메로가 이야기 해주는 개념을 듣고 생각하며 수학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점점 궁금증이 커져서 수학 원리를 이야기 해주는 누메로를 자꾸만 기다리고 만나고 싶어 하는데, 이게 수학 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우리 아이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모습이 아닌가 생각했지요.

관심의 시작 > 궁금증의 증가 > 해결 하고 싶어하는 마음 > 탐구, 고민

묶어서 세기를 하다가 10진법을 알려주고, 10진법을 쓰는 길이, 무게, 화폐 그리고 12진법을 쓰는 1년, 띠, 60진법을 쓰는 시간까지. 단위로 개념이 확장되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누메로가 이야기 해 주는 수학의 원리들이 점점 개념이 확장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아주 좋은 방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야기의 마지막에 찰리는 어떤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미래의 찰리’를 보게 되는데, 이런 설정으로 아이들은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좀 더 없애고 나도 멋있는 수학자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으며 책을 덮을 수 있겠죠 ?? 수학 원리 설명 뿐 아니라 아이들의 수학 자신감까지 UP! UP! 해주는 수학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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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권씩 5권까지 나온다고 하네요
같이 한 번 기다려 보아요

자신만만 수학괴물, 찰리와 누메로

1권 수 편
2권 도형 편
3권 측정 편
4권 연산과 규칙성 편
5권 확률과 통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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