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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주의 인사 ㅣ 소설, 향
장은진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5월
평점 :
<세주의 인사>는 헤어진 연인 ‘세주’와 ‘동하’가 함께일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서로를 이별한 후에 더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무엇보다 저는 서로를 이해하는 만큼 잃어버린 자기에 대해서 스스로 찾고 정의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주의 인사’를 읽으며 가장 먼저 다가온 감정은 ‘묘한 따뜻함’인것 같아요~ 세주기 정말 묘해요^^ 그런 세주가 두고 간 책들을 동하가 읽으면서 연필로 곧게 그어 놓은 밑줄을 따라가는 모습을 저는 또 밑줄을 그으며 읽었어요~ 세주가 필요했던 문장이 동하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필요했던 문장이 되는 느낌이 묘~ 했어요ㅎㅎ
읽으면서 제목이 <세주의 인사>인데 ‘세주’가 헤어진 전 남자친구 ‘동하’의 집에 두고 간 냉장고와 그 속 책, 그리고 화분 한 그루는 어떤 인사의 표현일지 계속 궁금해지더라고요. 또 책에 대해서 묘사하거나 책을 정의하는 부분이 넘 좋아서 따로 문장을 모으기도 했어요~ㅎㅎ
이별과 재회의 인사를 나누며 서른을 맞이하는 ‘세주‘와 ’동하’ 그리고 빨간 냉장고, 냉장고 속 가득찬 책들과 문샤인 산세베리의 꽃말까지 모두 맘에 들었어요.
문샤인 산산세베리아의 '관용'이라는 꽃말은 이 이야기의 또 다른 중심축인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맡긴다는 행위는 단순한 신뢰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마음을 내어주는 것이며, 이해받고 싶은 내밀한 욕망의 표현일 수 있으니까요~ 세주가 동하에게 남긴 책들이 든 빨간 냉장고는 그 자체로 관계의 상징이 되었고, 그 냉장고를 통해 우리는 서로가 ‘버려진 관계’가 아닌 ‘헤어진 관계’였음을, 여전히 무언가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는 부분도 멋진것 같아요!!
<세주의 인사>… 읽을수록 깊어지고, 곱씹을수록 새로워지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느낀 건, ‘아무것도 없는 방의 화분 하나가 공간을 가득 채우듯’ 이 이야기 하나가 내 안의 빈자리를 충만하게 채워줄 수 있구나.. 하는것! 시간의 힘을 믿게 되는 건, 결국 지나간 일들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 때겠지요?
‘세주의 인사’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작별의 말이자, 다시 시작하는 인사의 말이며 그 안에는 관용도, 이해도, 기억도, 그리고 희망도 담겨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