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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도 색깔이다
그리젤리디스 레알 지음, 김효나 옮김 / 새움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창녀의 이야기,라는 말에 아마 열에 아홉은 부정하고 싶어도 '그런 생각'부터 먼저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신간도서를 살펴보던 중 '그런 생각'을 품고 추천하려 했던 책이었으니. 그런데 왠지 진짜로 이 책을 받게 된다 해도 열심히 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추천하지 않았으나, 이게 왠걸. 다행스럽게도 많은 사람들의 추천으로 "내가 그러려던건 아닌데~"라는 변명까지 덤으로 책을 받게 되었다. 읽는 내내 조금 불편한 것이 사실이었다. 시도 아니고 일기도 아닌 이 애매모호한 종류의 책에서 나오는 각종 묘사는 얼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고 복잡하게 꼬인 문장들을 이해될 때까지 몇 번이고 읽어보는 것이 아닌 그냥 넘겨버리게 하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책이란게 나의 평가이다. 아마 나의 이런 평가를 듣는다면 저기 저 무덤에서 일어나 가래침을 뱉어버릴 것 같은 그녀이지만 나는 그런 그녀가 아주 조금은 부러웠다. 그리고 그녀 자신도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한순간이라도 자신을 부러워할 것을 알기에 이런 책을 펴낼 수 있었겠지하는 생각이다. 

  가끔 지나친 자격지심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거북하고 점점 듣기 싫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지 한 매춘부가 기성이라는 단어에 속하는 범주를 무조건적인 억지로 뒤집겠다 하는 책은 전혀 아니다. 레알(이름이 참 맘에든다),그녀는 영어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 쩔쩔매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과는 달리 영어,불어,독어에까지 능통하다는 점에서 이미 어느면에서는 우리(실은 나)를 넘어섰다. 노래와 춤을 사랑하며 아이에 대한 모성본능과 동물에 대한 사랑 이 모든 것들은 '나'와 그녀를 전혀 다르지 않게 만든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기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그녀 역시 계속해서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그런 점에서 그녀가 너무나 대단해보였고 부러워보였다. 진정한 사랑을 해봤냐 묻는 물음에, 당신은 그렇다면 어떻게 그렇게 여러 사람을 사랑하고,또 동시에 매춘을 할 수 있냐 반문할 수 있지만 나는 그녀가 가진 사랑의 풍부한 감정이 부럽다는 것을 감추고 싶지 않다. (그러니 제가 당신의 책에대해 뭐라 지껄여도 무덤에서 튀어나와 침을 뱉지는 말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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