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순간 한결이는 아차 싶었다. 감히 무시무시한 용 앞에서 고함을 치다니, 용의 매서운 눈을 보자 다시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우, 시끄러…….  난 고함치는 게 딱 질색이야.”

용은 커다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냥 장난 한 건데 뭘 그리 화를 내고 난리니? 인간들은 정말 잔소리꾼들밖에 없다니까”

용이 마치 투정부리는 어린아이처럼 말하자 한결이는 문득 그 모습이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장난꾸러기 동생이 옆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한결이는 조금 용기가 났다.

“그, 그럼, 빨리 사과해. 네가 잘못 했으니까.”

“피, 난 장난쳤다고 했지. 잘못했다고는 안 했다 뭐.”

 용은 하얀 입김을 푹푹 내뿜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보자 한결이는 웃음이 피식 나왔다. 이제는 용이 더 이상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것 봐.  너 때문에 내가 감기에 옴팡 걸렸잖아. 그러니까 사과해.”

 한결이는 일부러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안 해 안 해. 죽어도 안 해. 용은 사과 같은 거 하면 안 돼.”
“치 그런 게 어디 있어?”
“여기 있다. 여기 있어.”
“하하하하”

한결이는 어린애 같은 용의 모습에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자기가 용하고 이렇게 말싸움을 하고 있는 꼴이 너무 우습고 재미있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왜 웃어! 날 비웃는 거지? 나 화났다! 나 화났어!”

용이 갑자기 하늘 높이 솟구쳤다. 한결이는 용이 화내는 모습에 덜컥 겁이 났다.

“야 그만해! 그냥 웃은 걸 갖고 뭘 그래?”

 대답 대신 용은 더욱 더 높이 날아올랐다. 하늘 저 높이에 손바닥만큼 작게 보이는 용이 크게 울부짖으며 몸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 했다. 용의 입속에서는 차가운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갑자기 어두운 구름이 몰려들면서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하얀 것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바로 눈이었다. 한 여름에 새하얀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결이는 용이 화가 난 모습 때문에 처음엔 조금 겁이 났지만 하늘에서 아름다운 함박눈이 쏟아지자 그 모습이 너무 예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하하하! 와! 눈이다 ”

한결이는 고개를 들어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을 맞으며 큰 소리로 웃었다. 한결이의 웃음소리를 들리자 용은 하늘에서 순식간에 내려왔다. 용은 꽤 실망스런 표정을 하고 말했다.

“쳇, 왜 무서워하지 않는 거지? 난 사나운 용이란 말이야. 처음 날 보았을 때처럼 무서워해야 할 거 아냐?”

 용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넌 무서운 용이 되고 싶은 거야?”

 한결이는 웃는 얼굴로 용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그럼! 용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동물이야. 그러니까 용을 보고 사람들이나 다른 동물들은 모두 무서워서 벌벌 떨어야 한단 말이야. 너처럼 용을 보며 웃는 건 정말! 정말! 나쁜 일이야.”

 그 말을 듣고 나니 한결이는 용에게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랬구나. 내가 웃어서 미안해. 하지만, 나는 널 비웃은 게 아니야 그냥 네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웃은 거야.”

 하지만, 용은 아직 마음이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쳇, 용을 보고 재미있으면 안 돼!  용을 보곤 비명을 지르거나 벌벌 떨어야 한다고.”

“그래서 저번에 하늘을 날 때도 그렇게 험상궂게 노려보는 거야?”

“당연하지 다른 동물이나 요괴들에게 내가 강하다는 걸 보여줘야 하잖아.”

“하지만, 누구도 널 보고 약해빠졌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걸.”

 한결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연하지 누가 용을 보고 약하다고 하겠어.”

“그래? 그럼 강하면서 재미있으면 안 되는 건가? 그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인상 쓰면서 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잖아.”

“그런가? 으으……. 괜히 너 땜에 복잡하게 생각하니까 머리만 아프잖아.”

용은 두 다리로 자기 머리를 감쌌다.

“하하, 미안해”

“또 웃었다! 너 또 웃었어!”

용은 다시 펄쩍 뛰었다.

“알았어. 알았어. 안 웃을게 그런데 넌 이름이 뭐니?”
“난 미르라고 해. 푸른 용 미르.”
“미르……. 멋진 이름인데.”
“그럼 강하고 무서운 용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지.”
“그래 맞아. 하하하!”

이번에는 미르도 화를 내지 않았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어느새 그쳤고 먹구름 틈새로 아름다운 금빛 햇살이 비추기 시작 했다. 아름다운 햇살이 미르의 푸른 몸을 비추자 미르의 몸은 무지갯빛으로 빛나기 시작 했다. 그 모습을 보니 푸른 바닷가에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이 생각났다.

‘우와 정말 멋져!’

 이렇게 멋진 모습의 용이 오직 한결이 눈에 만 보인다니, 정말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맞다. 영감이 널 빨리 데려오라고 했는데. 너하고 말싸움하는 통에 늦어 버렸잖아.”

미르는 갑자기 생각난 듯이 수염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그런데, 정말 그 할아버지가 나에게 원하는 게 뭐야?”
“가보면 안 다니까 자, 내 등위에 올라타.”
“네 등에 타라고? 정말이야?”
“빨리 타! 시간 없단 말이야.”

 ‘와! 용을 타고 하늘을 날아본 사람이 세상에 몇 명이나 될까?’

 한결이는 함박웃음을 머금은 채 미르의 등에 올라탔다. 미르의 몸은 차갑고 매끄러운 느낌이 났지만 그리 춥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꽉 잡아 출발한다!”
“우와!”

 미르와 한결이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한결이는 미르의 등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납작 엎드렸다. 구불구불 하늘을 헤엄쳐 가는 미르 덕분에 한결이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아래에 보이는 집들이 점점 작아져 성냥갑만큼 작아졌다고 생각할 때였다.

“자 조심해! 이제 내려간다!”

그 소리와 함께 미르는 전속력으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결이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미르에 등에 착 달라붙었다. 세찬 바람이 얼굴을 때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으으…….”

한결이의 뺨은 얼어서 빨갛게 되었다. 한결이가 간신히 눈을 뜨자 어느새 눈앞에 "용 분식집" 기와가 크게 보였다.

“위험해 부딪힌다!”

 하지만, 미르는 속력을 늦추지 않았다. 급기야 한결이의 눈에 "용 분식집"의 붉고 푸른 기와가 대문짝만하게 보였다.

“엄마야!”
“우당탕! 쾅!”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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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꿀꺽!”

“음, 역시 ‘그리’들은 통째로 삼켜야 제 맛이야.”

 아주 즐거운 듯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고 한결이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내가 살아 잇는 건가?’

 한결이는 눈을 살며시 떴다. 희미하게 뜬 눈 사이로 커다란 용이 푸른빛을 빛내며 무엇인가를 연방 짚어 삼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바로 좀 전까지 한결이를 쫓아왔던 눈알 괴물들이었다. 수많았던 괴물들은 벌써 잽싸게 도망을 쳤는지 아니면 용이 다 잡아먹었는지 주변에서 허둥대며 도망치고 있는 놈들 빼고는 징그러운 눈알 괴물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너 한결이지? 어제 영감한테 용 튀김 얻어먹은 꼬마…….  맞지?”

 용은 입맛을 다시며 잡아먹을 듯 한 무서운 눈으로 한결이에게 말했다. 한결이는 용과 눈이 마주치자 깜짝 놀라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엄마야!”

“겁먹지 마. 난 사람 같이 맛없는 건 안 잡아먹으니까.”

 연방 푸른 냉기를 콧구멍에서 내뿜으며 용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하지만, 한결이는 좀처럼 얼굴을 들 수 없었다. 한결이는 고개를 푹 수그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런데 왜 날 쫓아다니는 거야?”

“그거? 그거야 영감이 널 쫓아가라고 했으니까. 잠꾸러기 영감이 네가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도 한 참 후에나 일어났거든”

용은 마지막 남은 눈알 괴물을 꿀꺽 짚어 삼키며 말했다.

“난 그냥  할아버지가 용 튀김을 줘서 먹었을 뿐이야. 난 잘못 없어”

 한결이는 용을 보고 놀라 다시 몸을 움츠렸다.

“넌 정말 겁이 많구나. 네가 삼킨 건 용 튀김이 아니라 용의 비늘이야.”

“용의 비늘?”

“그래, 용의 비늘을 삼킨 사람은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겨.”

“그, 그럼 내가 이상한 괴물들하고 너를 볼 수 있는 것도?”

“그래, 그리고 네가 말한 이상한 괴물들은 ‘그리’라고 불러 내가 즐겨 먹는 간식거리지.”

 용은 입맛을 쩍쩍 다셨다.

“그 녀석들……. 날 잡아먹으려고 했어.”

 한결이는 새까맣게 몰려들던 ‘그리’들이 떠올라 몸서리를 쳤다.

“바보, ‘그리’들은 사람들을 해치지 못해. 그냥 장난을 친 것뿐이야. 하지만, 만약 구미호나 녹두군사 같은 고약한 요괴들이 널 발견했다면 그땐 정말 끝장이었을 걸.”

“구, 구미호?”

“그래, 그 요괴들은 인간이 자기를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널 가만두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야. 그래서 그전에 널 지키라고 날 보낸 거야. 우린 다음 보름달까진 함께 있어야 하니까.”

“보름달까지 너하고 함께 있어야 한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한결이는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너 설마 그 영감이 그냥 친절해서 용 튀김을 공짜로 주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 그럼 나에게 뭘 바라는 건데?”

 한결이는 용의 말에 조금 겁이 났다.

‘무서운 할아버지가 내게 친절하게 대해준 것도 그 때문인가?’

“자세한건 그 영감에게 들어. 곧 영감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줄 테니까.”

“그 할아버지가 도대체 나를 왜 보겠다는 거야?”

“참, 귀찮게 뭐 그리 질문이 많아!”

푸른 용은 한결이에게 입김을 훅 하고 불었다. 그러자 온 몸에 살얼음이 끼는 것 같이 차가워졌고 갑자기 재채기가 나왔다.

“에, 에취!”

“후후! 이거 재미있는데?”

 용은 한결이에게 다시 입김을 불었다. 그러자 한결이는 다시 재채기를 하였다.

“에취, 에취!”

“우와 이거 정말 웃긴다!”

용은 재미나다는 듯이 계속해서 한결이에게 입김을 불었고 한결이는 계속 재채기를 해댔다. 이가 덜덜 떨리고 손발이 차가워졌다. 이제는 콧물까지 흘러 나왔지만 용은 멈추지 않았다. 한결이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한결이는 자기도 모르게 고함을 꽥질렀다.

“그만둬 이 고약한 놈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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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바다 2009-09-1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잼나요..애들동화같아 별기대없이 들어왔는데 점점 긴장감도 생고고 가슴도 콩닥거리고..울 아들 이름이 석우인데 갠 먹는것에 별 관심이 없네요..고슴도치나 로봇만드는것을 좋아하고..신학기때 선생님들이 '석우는 석우만의 세계가 있는것같아요..' 해서 너무 평범한 부모인 저는 도대체 그 자기만의 세계가 무엇인가 항상 고민하게 만들죠..석우에게도 보여줘야겠어요..
 




 
<8회>  

 결국, 한결이는 조퇴를 하고 말았다. 찬이와 석우는 처음엔 한결이가 실없이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다가 얼굴이 하얗게 되어 울음을 터뜨리는 한결이를 보고 어쩔 줄을 몰랐다. 마음 같아선 한결이와 함께 가고 싶었지만 조퇴하는 한결이의 뒷모습을 걱정스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교문을 나서는 한결이는 머리가 지끈거리고 몸에 열도 났다. 이대로 있다간 꼭 죽을 것만 같았다. 예전에 신경을 너무 써서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없을 때 크게 울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졌는데 지금은 계속 울고 있어도 점점 더 불안해 질뿐이었다. 게다가 한결이의 머릿속에는 푸른 빛 용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드는 모습이 계속 떠올랐고 그때마다 한결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용 같은 건 없어. 용은 없어.’

 간신히 용기를 내서 올려다본 하늘은 먹구름 때문에 잔뜩 흐려 있어 정말 용이 나타날 것 같은 날씨였지만 다행히 사방을 둘러보아도 용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집에 가서 푹 자면 아무 일 없을 거야. 이상한 용 같은 건, 보이지 않을 거야.’

 한결이는 마음속으로 계속 자기 자신에게 주문을 걸었다. 옛날에는 마음이 아프거나 화가 나도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괜찮아졌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교문을 나설 때까지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교문을 벗어나자마자 나타난 "용 분식집" 간판을 보자 한결이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게 다 ”"용 분식집"“ 탓이야! 그 할아버지 탓이야!”

 한결이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분식집 문을 향해 달려갔지만 분식집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는지 굵은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문 열어! 문 열란 말이야!”

 한결이가 분식집 문을 부서져라 흔들어대고 주먹으로 쾅쾅 쳤지만 문이 굳게 잠겨있는 문은 대답이 없었다. 한결이는 또 한바탕 울음을 터뜨렸다. 학교 앞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런 한결이의 모습을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힐끗대며 자꾸 쳐다보았다. 그제야 한결이는 토마토처럼 빨개진 얼굴을 한 채 울음을 억지로 그쳤다.

 ‘뭐야! 사람들이 다 나만 보잖아. 싫어! 날 쳐다보는 저 아줌마도 싫고 아줌마 머리에 달린 이상한 눈도 싫고……. 어? 눈? 왜. 눈이 머리에 달린 거지?’

 한결이는 너무 놀라 숨이 막혔다. 가던 길을 멈추고 한결이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아주머니의 머리에 커다란 눈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깜빡!”
“엄마야!”

 순간 한결이는 너무 놀라 뒷걸음질을 쳤고 그 바람에 “"용 분식집"” 문에 부딪혀 한결이는 다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얘야, 너  왜 그러니? 괜찮니?”

아주머니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한결이에게 다가왔다.

“저리 가요! 저리가!”

한결이는 손사래를 치며 커다란 눈을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무안한 듯 뒤로 물러섰다.

“알았다. 가면 될 것 아니니.정말 이상한 아이네.”

한결이는 아주머니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간신히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때였다. 아주머니에 머리에 있던 커다란 눈이 머리에서 툭 하고 떨어져 내려온 것이다. 한결이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자세히 보니 한결이가 처음에 눈이라고 생각한 것은 사실 커다란 눈에 아메바 같이 촉수가 달려 있는 괴상한 모양의 괴물이었다.  게다가 그 촉수는 합쳐졌다가 다시 나눠지기도 하고 어떨 땐 다리모양처럼 보이다가 손이나 발처럼 변하기도 했다.

‘저, 저건 또 뭐야.’

 괴물은 이리저리 제멋대로 모양을 바꾸면서 땅바닥 기거나 걷기도 하고 공처럼 튀어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길을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은 이 이상하게 생긴 괴물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상한 괴물 대신 눈물범벅인 한결이를 힐끗 힐끗 바라 볼 뿐이었다.

 괴물은 사람들이 자기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지 모양을 길게 엿가락처럼 늘어져서 지나가는 사람 앞을 떡 하니 가로막기도 하고 사람들의 다리에 엉겨 붙다가 다시 떨어지기도 했다. 그 때마다 커다란 눈이 깜박거렸다.

 용이며 이상한 눈알 괴물 때문에 한결이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지만 이대로 그냥 있다간 더 무서운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한결이는 이를 곽 물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다행이 이 괴물은 한결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눈치 채지 못하게 조용히 빠져나가면 될 거야. 문제없어. 어?’

  그 때 한결이의 눈앞에 일곱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 아이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눈알 괴물도 아이를 발견했는지 그 길 앞에서 통통 자신의 몸을 튀기기 시작했다.

‘이런 건 정말 싫어. 집에 가고 싶어 .’

 한결이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괴물에게 자신이 들키면 큰일이 날 것만 같아서 울음을 꾹 참았다. 다시 힘을 내서  괴물이 눈치 채지 못하게 조금씩 발을 움직였지만 떨리는 몸 때문에 쉽게 발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한결이가 그러고 있는 사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점점 이 괴물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몸을 통통 튕기던 괴물도 그에 맞춰 몸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아이가 괴물과 한 발자국만큼이나 가까워졌을 때였다. 어느새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괴물이 마치 아가리를 벌리듯 아이를 향해 촉수를 크게 벌렸다.

“안 돼!”

 한결이는 모습에 놀라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 순간 아이는 잠시 한결이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괴물을 쑥 통과하며 지나가 버렸다. 그러나 커다랗게 변한 눈알 괴물은 이제 한결이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아이가 나를 봤어.”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갑자기 사방에서 수많은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어떡하지?"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한결이는 그 소리에 놀라 뒷걸음을 치며 귀를 막았다. 하지만, 그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이 아이……. 그냥, 확 잡아먹을까?”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래!”

 그 순간 마치 소나기가 내리는 것처럼 사방에서 눈알 괴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주변의 건물들 벽 속에서, 땅 속에서 수 만 마리의 눈알 괴물들이 한결이를 향해 쏟아졌다. 한결이는 고함을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우와! 살려줘 제발. 누가 좀 살려 줘!”

 한결이는 울고 싶었지만 울 겨를조차 없었다.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리느라 자신이 어디쯤 왔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골목골목을 헤매며 수많은 괴물들을 피해 달리고 또 달릴 뿐이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괴물들의 숫자는 점점 더 불어나고 있었다.

‘흑흑, 이제 더 이상 못 뛰겠어. 끝장이야.’

 다리에 힘이 빠졌다. 숨이 차올라 달리는 속도도 점점 늦어졌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뒤를 돌아보니 하늘을 가릴 듯 새까맣게 달려오는 눈알 괴물들이 보였다. 그때였다. 무엇인가 커다란 울음소리가 하늘에서부터 들려왔다. 반사적으로 위를 쳐다본 한결이는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한결이가 달려가는 하늘 쪽에 커다란 푸른 용 한 마리가 입을 떠억 벌리며 한결이에게 달려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결이는 그 모습에 놀라 그만 발을 헛디뎠다. 그러자 몸이 중심을 잃고 그대로 골목길에서 내팽개쳐져서 데굴데굴 굴러버렸다. 한결이는 발목을 삐어서 너무나 아팠지만 지금은 그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뒤에서 알 수 없는 괴물들이 새카맣게 쫓아오고 앞에는 푸른색의 거대한 용이 한결이를 향해 입을 벌리며 달려들었으니까 말이다.

 한결이는 이제 무언가 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몸을 잔뜩 웅크린 채 훌쩍일 수밖에 없었다.

“엄마…….”

 한결이는 덜덜 떨면서 눈을 꼭 감았다. 순간 귀를 찢을 듯 한 용 울음소리와 함께 얼음같이 차가운 냉기가 한결이를 와락 덮쳐왔다.

“꿀꺽!”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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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다음날, 한결이는 학교에 오자마자 찬이와 석우에게 달려갔다. 어젯밤 겪은 일을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찬이와 석우는 한결이의 말에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사실 아이들은 한결이의 이야기보다 갑자기 달라진 한결이의 태도가 더욱 신기하기만 했다. 아무것도 관심 없던 한결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용 튀김 이야기를 하다니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너 개꿈 꿨냐? 어제 저녁에 비가 언제 내렸냐? 밤늦게까지 별이 총총하던데. 게다가 "용 분식집"은 어제 문도 닫혀 있었어.”

 찬이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팔짱을 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맞아, 어제 비가 안 온 건 만은 분명해. 그리고 바윗덩어리처럼 무거운 튀김 조각이라니 그게 말이 되냐? 그런 건 맛도 별로일거 같은데?”

석우도 어이없다는 듯이 이야기 했다.

“그리고 용 분식집 할아버지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몰라? 그런데 너에게 공짜로 용 튀김을 주었다고? 말도 안 돼!”

“정말이라니까. 아휴 답답해!”

한결이는 자기 가슴을 주먹으로 팡팡 치다가 교실 창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봐봐, 어제도 분명히 오늘처럼 날이 어두웠다니까 비가 올 것처럼 말이야. 그리고 봐. 오늘은 용도 날아다니고 있잖아. 잠깐, 요…….용? 용이 진짜 있어!”

 한결이는 놀란 눈으로 창문을 뚫어져다 처다 보았다. 하지만,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용이 그것도 거대한 푸른 색 용이 오색찬란한 비늘을 번쩍 거리며 하늘을 나는 게 보였다.

“용? 무슨 용이 있다는 거야”

 석우와 찬이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창문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두 친구 눈에는 먹구름 낀 하늘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용! 용이라니까!”

 다른 아이들도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손가락을 가리키고 발을 동동 구르는 한결이를 보며 웅성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장 크게 놀란 것은 바로 한결이 자신이었다. 하늘을 유유히 날고 있던 용이 갑자기 머리를 돌려 한결이를 바라보았기 때문이었다.

“저, 저 녀석이 날 봤어!”

그와 동시에 거대한 용은 한결이가 있는 교실 창문을 향하여 순식간에 날아왔다. 그리고 어느새 교실 창문을 다 합한 것보다도 열 배는 더 큰 용의 머리가 무섭게 한결이를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크르르…….  크르르.”

“오 맙소사!”

한결이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은 것처럼 꼼짝 할 수 없었다. 쿵쾅쿵쾅 심장 박동소리만 한결이의 귓가에 들려오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크아아앙!”

용의 입을 떠억 벌리고 크게 울부짖었다. 그 순간 한결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한결아, 정신 차려. 한결아!”

 담임선생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한결이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한결이는 너무 무섭고 놀라 몸을 잔뜩 웅크리고 덜덜 떨고 있었다. 마치 다시는 눈을 뜨지 않을 사람처럼 눈도 꼭 감고 있었다.  눈을 뜨면 그 커다란 용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한결아 정신 차려 눈 떠봐 한결아!”

담임선생님의 목소리가 빼고 용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도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한결이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천천히 눈을 떴다. 다행이 자동차 바퀴보다 커다란 눈으로 노려보던 푸른 용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한결이 주변에 모여 있는 아이들의 놀란 얼굴들이 보일 뿐이었다.

 “휴, 이제 정신이 들었구나, 먼저 보건실에 가보는 게 좋겠다.”

“ 아, 아니에요 선생님.”

 한결이는 괜히 창피한 생각이 들어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구경거리가 된 것 같아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정말 괜찮겠니?”

“네, 네."

한결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옷을 탁탁 털고 자기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한결이의 심장은 터질 것 같았다. 다른 친구에게 보이지도 않는 용이 보이는 것도, 아이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도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그 용 튀김을 먹고 혹시 몸에 이상한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그게 더 두려웠다. 한 시간 두 시간 수업 시간이 흘렀지만 한결이의 귀에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점점 무서운 생각만 들고 머릿속에는 용 울음소리만 들려오는 것 같았다.

 “어떡해,  어제 용 튀김을 먹어서 벌 받는 건가봐.  난 이제 어떡하지? 이러다 죽는 거 아니냐?”

 한결이는 갑자기 눈물이 났다. 막상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다리에 힘도 풀리고 부모님과 만날 일등만 하는 보기 싫은 잘난 동생의 얼굴도 떠올랐다. 급기야 한결이는 울음을 터드리고 말았다.

“우왕!”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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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그냥 몰래 달아날까? 안 돼. 비 오는 걸 봐 저 속을 뚫고 갈 순 없어. 어쩌지? 어쩌지?’

 한결이가 이렇게 안절부절 하는 동안 주방에서는 조금씩 향기롭고 먹음직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그 냄새는 맛있게 구운 갈비 냄새보다도 향긋한 아이스크림보다도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한결이는 자신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흐음……. 냄새는 정말 좋다! 너무 맛있는 냄새야.’

 한결이는 자기도 모르게 코를 벌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불안한 마음이 차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한결이는 색색의 은은한 조명들 사이로 보이는 "용 분식집" 내부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이윽고 한결이에게 어제 이곳에 왔을 때는 관심 있게 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식탁과 의자의 다리는 용의 발 모양을 닮았고 물 컵이나 그릇 바닥에도 푸른 용과 붉은 용이 그려져 있었다. 심지어 식탁 한 쪽에 있는 이쑤시개 끝도 용머리처럼 보였다.

 ‘주인 할아버지가 정말 용을 좋아하나봐 그나저나 먹을 건 언제 나오는 거야? 킁킁 냄새는 정말 좋다.’

 한결이가 향기로운 냄새를 들이마시려고 심호흡을 힘껏 할 때 마침 접시를 들고 오는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한결이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다.

“하하, 냄새가 좋죠. 용 튀김 요리는 맛도 좋답니다.”

 드디어 한결이 앞에 용 튀김을 담은 접시가 놓였다.

“이, 이게 다 인가요?”

 그런데 분식집 안을 가득 채우던 냄새와 달리 접시 위에는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주사위 크기 정도의 작은 조각 하나만 덜렁 있을 뿐이었다. 물론 색깔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몹시 배가 고픈 한결이는 너무 작은 양 때문에 실망 했다.

“하하, 너무 작아서 실망했나요? 걱정 말아요 용 튀김은 한 조각만 먹어도 배가 부르답니다. 게다가 이  용 튀김은 한 조각, 한 조각 먹는 사람에 따라 맛도 모양도 다 다르게 느낀답니다. 그래서 한 조각 먹으면 더 먹고 싶어지죠. 자, 한번 먹어보세요.”

 주인 할아버지의 재촉에 한결이는 조심스레 젓가락으로 용 튀김 조각을 콕 찍었다. 그러자 젓가락이 그만 용 튀김 속으로 쑤욱 들어가 버렸다. 주사위 크기 밖에 안 되는 용 튀김 조각에 젓가락이 절반이나 들어가다니! 한결이는 깜짝 놀랐다.

“뭐, 뭐야 이거?”

 하지만, 주인 할아버지는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

“하하 용 튀김은 매우 부드러워서 살짝 들어 올려야 해요. 젓가락 대신 그냥 손가락으로 집어보세요.”

 한결이는 주인 할아버지의 말에 따라 용 튀김 조각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손가락 끝에 묵직하고 따뜻한 느낌이 전해졌다. 한결이는 한껏 기대에 차서 손끝에 힘을 주었다. 그런데,

“어? 이거 굉, 굉장히 무거운데?”

 조그만 용 튀김 조각은 마치 무거운 바위라도 되는 것처럼 꼼짝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하, 한손으로 못 들 걸요. 들어 올리려면 두 손으로 사용해서 힘을 줘요. 그렇지, 그렇지!”

 주인 할아버지의 응원소리에 맞춰 한결이는 두 손으로 간신히 용 튀김 조각을 들어 올렸다. 아까까지 젓가락이 푹 들어갈 만큼 부드러운 튀김 조각이었는데 이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느새 딱딱해져서 무거운 바위처럼 변하다니! 용 튀김을 두 손으로 힘겹게 들어 올리는 동안 한결이의 이마엔 벌써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하, 자, 이제 다 됐어요. 입 속에 넣기만 해도 사르르 녹을 거니까 힘내요!”

 주인 할아버지의 웃음소리와 함께 한결이는 힘들게 들어 올린 용 튀김 조각을 입에 넣었다.

“.....?”

 그 순간 놀랄만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용 튀김 조각이 솜사탕처럼 스르르 입속에서 녹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와 동시에 입 안 가득 달콤한 향이 가득 찼다. 그 맛은 한결이가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고 달콤했다. 한결이는 너무 맛이어서 숨이 막힐  뻔했다.

“우와! 정, 정말 맛있어요.”

“그렇죠? 용 튀김은 한 번 먹으면 그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했잖아요.”

 주인 할아버지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거 한 조각 더 없어요?”

 한결이는 주인 할아버지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세상 모든 것에 관심 없는 한결이었지만 용 튀김의 맛은 한결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아쉽게도 오늘은 이 한 조각 밖에 없네요. 나중에 저희 집에 오시면 다시 드셔보세요”

 한결이는 아쉬운 듯이 입맛을 쩍쩍 다셨지만 별수 없는 일이었다.

“오, 이제 비가 그쳤군요.”

 주인 할아버지가 수염을 쓰다듬으며 창밖을 가리켰다. 어느새 비는 이미 그쳐, 밖에는 풀벌레 소리만 들여왔다.

‘몇 시지?’

 한결이는 무심하게 분식집 시계를 올려보다 깜작 놀랐다. 시계가 벌써 밤 10시를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결이가 한 일이라고는 용 튀김 한 조각을 먹은 것 밖에 없는데 벌써 4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리다니!

 “와, 늦었다 늦었어!”

 한결이는 허둥지둥 책가방과 신주머니를 챙겼다. 한 번도 밤 10시까지 밖에서 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결이는 살짝 겁도 났다.

“이런, 시간이 벌써 10시 군요. 부모님들이 걱정하시겠어요. 빨리 집에 가세요.  그리고 앞으로 우리 분식집 많이 이용해 주시고요.”

 주인아저씨가  허허 웃었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한결이는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정신없이 집으로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밖은 어두컴컴하고 겁도 났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풍선처럼 날아 갈 것 같았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관심이 전혀 없던 한결이었지만 오늘 사건은 정말 특이하고 특별한 경험이었기 때문이었다.

‘내일 아침에 석우와 찬이에게 자랑해야지!’

 한결이는 도움닫기를 하며 정말 풍선처럼 하늘을 향해 뛰어올랐다.

“야호!”

 오랜만에 한결이의 목소리도 덩달아 하늘 높이 떠올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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