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이 자유로워졌다고 믿는 사이에 - 몸에 발목 잡힌 페미니즘
마리안느 뒤라노 지음, 김혜영 옮김 / 책밥 / 2019년 4월
평점 :
어린 나이에 임신하여 출산한 젊은 엄마인 저자가 들려주는 페미니즘 이야기.
확실히 처녀(미혼)들이 들려주는 페미니즘 이야기보다 더욱 공감 가고, 배울 점이 많았다.
결혼,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경험해보지도 않은 이들이 매일 그로 인한 부당함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를 경험해본 사람들의 한마디가 더 크게 와닿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어떠한 페미니즘 도서에서도.. 이렇게 임신과 출산에 대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풀어내는 도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도 임신과 출산을 경험했지만, 저자가 맹렬하게 지적하는 부당함 들을 애써 외면해왔었다.
이제는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고 외면해왔던 진실들을 마주하고 변화해야 할 때가 왔다.
특히 피임과 인공수정 문제와 대리모 문제에 대한 이야기들은 앞으로 나의 인생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출산 후에 바로 자신의 몸매를 회복하는 산모들은 정말 .. 비현실적이다. 극단적으로 마른 경우는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처녀시절의 몸매로 돌아가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출산 후 100일 전후로 '앉았다 일어나기'도 못 했었다. 앉는 것도 힘들지만 일어나려고 할 때 전신이 덜덜 떨렸었다. 평소 내가 약한 척하는 성향도 아닌데, 진심으로 힘들었다. 이렇게 전신에 입은 대미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갓 출산한 산모들에게 비임신 시절의 컨디션(=몸매)으로 돌아가기를 강요하고, 이미지를 씌우는 것은 폭력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