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충 사육 준수 사항 안전가옥 오리지널 48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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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와 크리처물의 대가 답게 여름을 아주 정확히 겨냥한 소재. 그 덕에 내 여름 휴가도 이 빵충에게 맡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리즈를 재미나게 본 독자로서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했다는 점. 더 새로운 소재가 나올까 싶지만 신기하게도 재미난 이야기는 여전히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기대 할 만 했다.

이미 저자의 이야기는 오피스 괴담 이라는 안전가옥의 또 다른 시리즈로 맛본 상태. 단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찍먹은 해 본 독자이니 이번 이야기도 씹어삼킬 맛이 나지 않을까 싶어 골랐다.

청소년기를 트럼펫에 쏟아부었지만 그게 밥줄이 되진 못한 청년 정한. 무언가 원대한 꿈을 가진게 아니라 할 줄 아는게 없어서 청년 농부로 국가 지원받아 새 삶을 살고싶어한 뭣모르는 샌님. 딸기 재배 실패? 그건 뭐 또 다른 사육으로 공백을 메꾸면 되지 싶어 고른 빵충 사육. 소금빵의 형상을 한 식용 애벌레 사육.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빵충 사육 준수 사항. 저자는 제목으로 미리 일러두었다. 사육 준수 사항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어길 시 무엇이 어떻게 될 지는 장담하지 못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허나 주인공은 곧이곧대로 살진 않지. 어딘가 모를 꼼수를, 남들보다 더 쉬운 길을 가고자 하지 않아야 될 곳을 밟게된다. 그 선을 넘을 때 오는 짜릿함? 은 죽고 사느냐의 고단함까지 가져온다는걸 매번 겪어봐야 안다는 걸 마주하게된다. 역시나 이 세상은 사람이 제일 어리석고, 돈이든 욕심이든 눈먼 놈이 제일 무섭고 빨리 죽는다는걸 또 한번 실감하며 정한을 따라다니게 만든다.


📖P191_ 위험은 언제나 매뉴얼로 만들어 관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안전한 범주에 모든 것을 가두고는 스스로 안도한다. 우리가 길들이지 못할 것은 없다는 환상, 우리가 만든 것은 반드시 우리편일 것이라는 기만, 그리고 그 모든 착각이 아무런 경고도 없이 무너지는 순간을 나는 보고 말았다.

다 안다고 생각 했지만 완벽한 건 없었다. 정한이 오래 사귀었던 유진에게 미래를 확신 할 수 없었던 것 처럼, 청소년기를 트럼펫에게 모두 맡겼고 트럼펫도 정한의 일생을 맡아줄거라 했지만 그가 손을 떼는 순간부터 모든건 개별적인 카테고리의 항목이었던 것. 타바콬의 일원이라 생각했지만 그놈의 대마가 아니었다면 같이 손 잡고 갈 이유가 없었던 그들과 정한. 청년 농부로서 새로 온 이방인이지만 같은 땅을 밟고 살기에 한 마을의 이웃이 될 거라 기대하는 착각이 더욱 이방인스러웠던 시작. 빵충으로 인해 이른바 와인패밀리로도 함께 운명 공동체를 이루지만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는 철저하게 숨길 건 숨기게되는 동상이몽의 조합. 언제나 완벽한 믿음은 없다. 이 과정은 상황을 달리하여 찾아오지만 결론만은 동일했다. 각자도생.


📖P208_ 위험성이 이미 확인되었는데도 돈 벌어서 빚 갚고 싶으면, 제대로 살고 싶으면, 그냥 모른 척하고 일하라는 그 말이 마치 자기들의 잘못은 하나도 책임지지 않으면서 모든 부담을 믿고 따라온 사람들의 탓으로 돌리는 것처럼 들렸다.

거저 주는 사람의 선의는 매번 의심하게된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을테니까. 그래서 나 또한 저런 청년 농부 창업지원이 이상했다. 진짜 농업이라곤 1도 모르는 이들을 모아두고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고 지원해준다? 세상을 못미덥게 살아와서 그런지 몰라도 이 시작부터가 의심이었고 불안으로 바라보게했다. 없던 것을 새로 내어 놓으며 그 불안함까지 잠식 시켜 성공을 보장한다는 것. 정부가 아무리 미래 식량으로 사육 사업을 보장한다 했으나 그게 왜 하필 이 조합인가 하며 계속 물음표를 갖게 했다. 설마는 역시를 낳았다. 탐욕은 볼온한 현실을 훨씬 당겨두었고 그 틈새 마다 각각의 인물들이 여기까지 올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변명처럼 담아놓았다. 혹, 저자는 이런 생각을 제일 상위에 올려두고 적은게 아닐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벌레같은 인간이 벌레이지만 아닌척 하는 음식을 만들어 팔아제끼는 세상. 그러니까 벌레가 판을 치는 시대.

기괴한데, 또 그렇다고 낯설지는 않았다. 소설같은 인생, 영화같은 세상이 아니라 정말 사람 사는 세상에 크리처물 한방울 떨어뜨려놓은 느낌이었다. 모두가 합의한 사항을 개인의 이득을 위해 거리낌없이 불이행 하는 면, 자신을 기준으로하여 사람을 줄세우기하여 어떤 이는 낮춰보거나 함부로 해도 된다고 인식하며 하대하는 점은 지금 문 밖에서 모든걸 먹어치우는 빵충이나 자신을 제외하곤 모든걸 나몰라라 하며 규율을 어기는 인간들이나 외형만 다를 뿐 그게 그거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48시간 이전을 알리는 문장부터 살짝 김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한 청년의 인생 굴곡사? 청년 농부의 눈물나는 농업일지? 대마도 키워보고 딸기도 키워보고 빵충도 키워봤지만 다 헛수고다? 생육하는 것들의 잘못은 다 내탓이요, 사람이 저리 삐뚤어지는 건 누굴 탓하리오? 모든 것들의 사육에는 준수사항을 지킬 것. 인간도 예외없음을 명시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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