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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둑 성장기 ㅣ 위픽
함윤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성장문학이라는 테마로 소도둑 성장기라는 제목 아래 그냥 훔치면 되지 않을까?라는 문장을 책 표지에 품고 있는 글이다.
작고 하얀 뼛조각을 움켜쥐고 태어난 사미. 그것이 자신의 첫 도둑질임을 언급한다. 이 설화와도 같은 이야기는 엄마로 인해 사미에게 인이 박히도록 들려주며 기정사실인냥 그녀를 잠식해온다. 신생아의 손바닥 안에 있는 그것. 기형종의 흔적이거나 이탈 세포가 아닌 당신의 뼈라고 여기며 엄마. 당신의 뼈를 훔쳐 태어난 아이라 떠들어 대는 것이 자신을 더 가엾게 여기는 방식이었으리라 보여졌다. 그렇게 태어날 때 부터 도둑질 한 아이는 금귤 하나, 축구부 방석 하나, 작은 베고니아 화분 하나. 자잘한 무언가를 훔치는 것에 익숙했다. 태어날 때부터 그런 애라는 취급을 받고 자라왔으니 이정도의 손장난은 당연한 결과라 여기는 뉘앙스. 익숙하게 훔치는 것에 거리낌 없던 순간 초콜릿을 훔치려다 성준에게 발각된다. 사미의 행동을 눈치챈 유일한 사람. 당연한 것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걸 매 순간마다 언급하며 성준은 사미를 훔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피력한다.
...사미가 공공연하게 하던 도둑질은 무엇에 기반된 걸까. 엄마가 어릴적 부터 덧씌워온 도둑이라는 프레임에 갖힌 채 자라온 상태의 결말일까. 아니면 언니와 오빠보다 사랑을 덜 받고 자랐다고 여김으로서 엄마가 심심찮게 말하던 도둑질이라도 해야 시선을 받겠구나 싶어하며 하게된 관심의 구걸이라 봐야할까. 당신이 나를(=사미)를 태어날 때 부터 점지해준 도둑질이라는 재능에 능한 상태로 자라고 있으니 시선 한번 더 주고, 잘한다고 칭찬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그러한 애정의 기대치 작용일지에 대한 생각을 가진채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했다.
성준은 사미와 반대의 세상을 살아온 인물이었다. 쌍둥이지만 덜 갖고 태어났다 여기는 형과 반대로 다 갖고 태어난 존재라 스스로를 설명한다. 그러니 모자람에 대한 조바심이 없는 인물. 사미의 재능이라 하면 훔치는 것 밖에 없었고, 성준의 재능이라 하면 하면 다 이뤄지는 능력을 지닌 정말 잘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들켰으니 사미는 도둑질이 태생과 함께 이어지는 운명이라 믿었던 것들에서 완벽히 어그러짐을 느꼈을 것이다.
사미가 그간 훔쳐온 자잘한 것들, 자잘하다 하더라도 함부로 쓰거나 버리지 못한 것들을 보였고, 성준 또한 자신이 가진 것들 중 가장 귀한 것을 서로에게 털어놓는다. 자신의 세상을 이루고 있는 것들을 오픈 함으로서 이것만은 건들지 말라는 듯 서로에게 각인 시킨다.
역시나 사미는 그걸 도둑질했고, 그 찰나에 사미 또한 성구를 통해 자신의 것을 잃게된다. 이로서 사미가 가진 탄생 설화는 완벽히 깨졌고, 누군가의 귀한 것을 손에 쥔 결과는 이지경이 됨을 보여줬다. 허탈과 허무의 그 어정쩡한 외길 위에 놓여진 사미. 공항 카페에 덩그러니 놓여진 소도둑의 결말은 무엇이길 바라길래 저자는 여기서 이야기를 마친건지 골머리를 싸매는 건 결국 독자인 나의 몫이 되었다.
매번 사사로운 것에 손을 대던 사미였다. 타인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타인의 입과 눈을 통해 똑똑히 알게된 상태에서의 도둑질은 과했다는 걸 보여줬다. 진정 손대지 말아야 하는 것에까지 눈독을 들인 소도둑은 결국 자신의 것들 마저 댓가의 방식으로 잃고 난 후에 복잡한 생각에 싸인다. 자신의 품에 있던 성우의 그것을 성구가 노린다는 것. 그걸 훔친 성구의 품에 다시 손을 댄 사미. 알고있었다. 이렇게 될 줄. 그것만 손에 쥐고 있으면 되리라는 생각에 휩싸여 자신의 것에 시선을 둘 여력이 없었다. 결국 좀도둑에서 소도둑이 될 대도가 아니었고, 그냥 훔치면 되지 않을까 했던 의연한 심보도 아무짝에 쓸모 없는 짓이었다. 이로서 엄마가 태생부터 씌워놓은 설화 프레임은 운명의 선택지 따위가 없는 허상의 것이었다. 모든 현상이 소도둑이 될 재목이 되진 못한다고 알려주고있다. 그러면 사미의 다음 행동은 무엇이 되며, 사미가 이제서야 찾게될 정체성은 어디서부터 모아봐야할까.
재능의 결핍, 사물에 대한 집착, 주변인으로서 얻게되는 기대치에 대한 결여. 뺏는 동안 시선주지 못한 자신의 세상은 없는지. 이걸 성장기의 한 과정으로 보는게 맞을지. 무엇이 되든 이 성장과 극복의 서사의 끝엔 소도둑이 마침대 대도가 되었음을 알립니다! 만 아니길 바라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