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 (5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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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책이다.
하지만 제목 속 ‘이기적’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도무지 책의 내용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유전자라니. 과학에 약한 나에게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기도 했다.

그러다 얼마 전 <총, 균, 쇠>를 완독했다.
어렵고 두꺼운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어냈다는 기세가 아직 남아 있을 때였다. 그 페이스를 그대로 이어 이번에는 <이기적 유전자>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마침 감사하게도 을유문화사의 <이기적 유전자>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귀한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그것도 출간 50주년과 국내 100만 부 돌파를 기념해 새롭게 선보인 특별한 에디션이었다.
오래도록 미뤄두었던 책을 이제는 정말 읽어볼 때가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알았다.

아, <총, 균, 쇠>보다 어렵다.🫢

DNA와 유전자, 복제자와 생존 기계, 자연선택과 게임 이론까지. 익숙하지 않은 과학 개념 앞에서 몇 번이나 문장을 되돌아가 읽었고 앞장을 다시 펼쳐보기도 했다. 완독했다고 해서 책의 모든 내용을 이해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없다.

그래도 한 장씩 따라가다 보니 처음에는 따로 흩어져 있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연결되기 시작했다.

생명은 자신을 복제하는 ‘복제자’에서 시작되고,
개체는 사라져도 유전자는 세대를 건너 이어진다. 도킨스는 생물의 몸을 유전자가 살아남기 위한 ‘생존 기계’라는 독특한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이기적인 유전자라면서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혈연이 아닌 개체끼리 서로 돕고, 때로는 먼저 협력하는 전략이 살아남는다.
유전자 수준의 이기성과 개체의 이타적인 행동이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따라가면서 처음에는 낯설었던 제목도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후반부에 등장한 ‘밈’도 흥미로웠다.
유전자가 몸을 통해 복제된다면 생각과 문화는 사람의 머리에서 다른 사람의 머리로 전달되고 복제될 수 있다는 것.
지금은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밈(meme)’이라는 말이 이 책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런게 비문학을 읽는 묘미^^

1976년 처음 세상에 나온 책이 50년 동안 살아남아 지금까지 읽히고 있다는 것. 그리고 국내에서도 100만 부의 독자를 만났다는 사실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솔직히 쉽지는 않았다.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어려운 부분도 많았고 몇 번을 읽어도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그래서 오히려 말하고 싶다.

나도 읽었잖아요.😉

과학을 잘해야만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니고, 모든 문장을 완벽하게 이해해야만 완독할 수 있는 책도 아니다. 이해되는 만큼 따라가고, 어려운 부분에서는 잠시 멈추고, 때로는 앞장을 다시 넘겨보면서 끝까지 가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 책을 단순히 ‘어려운 과학책’이라고만 생각해 오래 미뤄두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유전자를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는 가족과 희생이 있고, 경쟁과 협력이 있고, 인간의 행동과 문화가 있다. 생명은 왜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게 되었는지, 우리는 왜 협력하고 다른 존재를 돕는지, 생각과 문화는 또 어떻게 이어지는지까지 질문은 점점 넓어진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번쯤 읽고 생각해보면 좋을 책.

50년 동안 수많은 독자가 읽었다면
이제 나도 그 긴 독자의 행렬에 한 사람쯤 끼어도 되지 않을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용기 내어 도전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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