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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김치 만화 클럽
허안나 지음 / 샘터사 / 2026년 6월
평점 :
정말로 축 늘어진 파김치 같은 날이 있다.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지는 날.
허안나 작가는 바로 그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
작가님은 전세 사기를 당하고, 오래 함께한 고양이를 떠나보내고,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삶이 한꺼번에 흔들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만화 덕분이었다고 고백하신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반가웠던 건
작가님이 직접 '파김치 만화 클럽'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였다.
함께 만화를 읽고, 감상을 나누고,
어떤 날은 만화에서 받은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읽는데 자연스럽게 내가 하고 있는 독서모임이 떠올랐다.
책 한 권을 읽고 같은 장면을 두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시간.
그 시간이 좋아서 오랫동안 독서모임을 이어오고 있는데, 만화도 충분히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든 만화든 결국 좋아하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참 닮아 있는 것 같다.
📔
작가님의 인생 만화는〈호텔 아프리카>라고 한다.
나는 평소 만화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이 작품은 꼭 찾아보고 싶어졌다.
누군가의 인생 만화가 된 작품이라면,
나에게도 비슷한 공감 포인트기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작가님은 또 자신의 인생에서 도려내고 싶은 시절이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생각해 보면 정말 쪽팔린 일투성이였던 시간이었다고.😄
그러면서 만약 <아무튼>시리즈에 <아무튼 쪽팔림>이 나온다면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는데, 그 부분에서 혼자 한참 웃었다.
<아무튼 쪽팔림>이 나오면 제일 먼저 사 봐야지🤭
생각해 보면 내 인생도 계획대로만 흘러온 적은 별로 없었다. 지나고 나서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흑역사도 있고, 세상이 끝난 것처럼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파김치가 되어버린 순간들이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여기까지 잘 살아왔다.
책 표지에서 만난 이 문장이 참 좋았다.
"쭈글해진 파김치들이여~~ 만화와 함께 영혼의 주름을 펴자~~"
괜히 웃음이 났다.
'나... 오늘부터 만화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
사는 게 버거울 때 우리는 무엇을 먼저 찾게 될까.
누군가는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산책을 하고, 누군가는 책을 읽는다.
허안나 작가에게는 만화가 있었고, 그 만화는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 주었다.
어쩌면 우리를 끝까지 버티게 하는 건...
내가 좋아하는 것,
그 하나를 끝까지 놓지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