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
김이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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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경 작가님의 <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은 어머니를 떠나보낸 딸이
남겨진 시간을 견디며 써 내려간 애도의 기록이다.
작가의 어머니는 82세의 나이로 스스로 삶을 마감하셨고, 그 깊은 상실을 감당하는 방식으로
작가님은 어머니의 삶 전체를 기억하고자
어머니에 대한 글을 택했다.

💬
1부의 첫 시작에는
작가님의 어머님이 리마인드 웨딩을 위해 촬영한 사진을 편집해 영정사진으로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제일 먼저 등장했다.
순간 숨이 멎는것 같았다.
이 책...왠지 나의 이야기와 많이 겹쳐질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 부모님도 지난달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하셨다. 흑백 결혼사진 한 장 갖고 계셨던 엄마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곱게 화장한 자신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며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나이 들어 호강한다~ 너무 고맙다~"

처음으로 부모님께 효도다운 효도를 해드릴것 같아
나도 기분이 좋았다. 요즘은 리마인드 웨딩 촬영하면서 영정사진도 함께 많이 찍는다고 해서 영정사진도 추가로 촬영했다.
딱딱한 영정사진 아니고 그야말로 단아한 프로필 사진이었다.

기쁜 날인데도 묘하게 마음이 저렸다.
그런데 책 속에서 작가님은 어머니의 리마인드 웨딩 사진을 편집해 영정으로 사용하셨다는 이야기를 만났다. 진짜 숨이 멎을 듯한 먹먹함이 밀려왔다.

짧은 단상과 일기 같은 글 속에는 그동안 어머니와 나눈 대화, 잊히지 않는 장면들, 그리고 다시는 닿을 수 없는 온기에 대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든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았다.
<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언젠가 다가올 이별 앞에서,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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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나는 나의 어머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돌아보니 어머니와 함께한 순간들속에선 서운했던 기억이 더 많았다.
큰딸이었기에 씩씩해야 했고, 뭐든 잘해내야 했고,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했기에 투정을 부린다거나 고집을 피워 무엇을 얻어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내가 노력한 것에 비해 내게 돌아오는 사랑은
늘 동생들과 나눠야했다.
어릴적에는 그것이 왜 그렇게 서운했는지...
어른이 되어보니 부모의 마음도 첫째 아이에 대한 마음도 이해가 된다.

이제는 연세가 드셔서 이것저것 자식의 손길을 빌려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아 조금 힘든 시간들도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부모님이 언제까지나 내 곁에 계시는 건 아니라는 단순하면서도 절실한 진리를 다시 깨달았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고,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장을 덮으며 나는 속으로 조용히 되뇌었다.
“다음 생에는 망설임 없이, 무조건 엄마편.
지금도 물론 엄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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