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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 공감 - 나답게 살기 위한 관계 연습
이민호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5년 7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한 사람을 떠올렸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아니, 애써 잊고 지내던 누군가.
그 사람과 나 사이엔 추억이 많다.
그런만큼 많은 말이 있었고,
많은 침묵도 있었다.
그땐 몰랐다.
내가 건넨 말이
어쩌면 너무 무거웠을 수도 있다는 걸.
혹은, 그 사람의 마음 깊이에
내가 너무 무심했을 수도 있다는 걸.
<적정한 공감>은
공감을 ‘가까이 가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머무는 것’이라 말한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려는 노력도
서로 너무 가까워지면 상처가 되기도 한다고.
그 말이
참 슬프게 다가왔다.
내가 그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해주었더라면,
조금만 더 기다려주었더라면
달라졌을까?
하지만 이 책은 또 이렇게 말해준다.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 위해 애썼지만,
마음이 부족했다기보단 아직 배우는 중이었을 뿐이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나는 조금 울컥했다.
이해하려고 애썼던 나도공감을 배우는 중이었고,
그 사람이 나에게말하지 못한 마음도
어쩌면 그 나름의 방식으로
나를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공감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고 했다.
이제는 나도 누군가의 곁에
조용히 앉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을 해주지 않아도,
그저 그 마음 곁에 머물 수 있는 사람.
공감이라는 주제를 따라가다보니
결국 마주하게 되는건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주는것.
그것이 공감이라 생각했었는데
상대가 스스로 지혜로운 답을 찾게 도와주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공감이라는 것을 <적정한 공감>을 통해 또 배워간다.
내가 떠올린 그 사람
그리고 스스로 돌아보며 느끼는 아픔은
미련과 후회가 아니다.
그것이 공감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조금은 슬픈 감정을 안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읽고 나니 마음이 더 따뜻해지고 단단해지는 느낌.
그 마음이 나에게 ‘적정한 공감’의 첫걸음이 되어
다시 누군가의 마음으로 걸어가게 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