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에 빚을 져서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4
예소연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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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이해하는 일, 어떤 관계를 돌아보는 일,
참사를 기억하는 일...
이 모든 관계는 연결되어 있었다.

작품속 나(동이)와 혜란과 석이는 친구였다.
엄마의 장례를 막 마친 나는 혜란에게 전화를 받았다.
나의 안부를 물어봐주겠지...괜찮냐고..
그러나 혜란이 전한 소식은 석이의 실종이었다.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난 석이가 갑자기 실종되었다고 한다.

동이와 혜란이는 석이의 흔적을 찾아 캄보디아로 떠난다.
아마 '삐섯'을 만나지 않았을까?
'삐섯'은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이 작품은 석이를 찾으러 캄보디아로 가면서
그 동안 그들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 작품에는 규모가 컸던 사건사고가 많이 등장한다.
세월호 참사사건이나 이태원 압사사고.
삐섯이 들려주는 꺼삑섬 사건과 프놈펜 압사사건..

동이와 혜란이는 대참사로 기록된 이 사건들을 통해 서로 슬픔을 대하는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사건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죽음의 종류가 다르다고?
모두 이렇게 슬픈데?

작가님은 동이와 혜란이를 통해 우리들의 기억을 돌이켜보고 , 어긋남과 실수가 있었는지, 주고 받은 상처와 오해는 없었는지 되짚어 보게 한다.

석이가 머물렀던 곳을 찾아보며 서로의 관계를 돌아보았던 동이와 혜란의 모습을 보니 내 모습이 자연스레 투영이 되었다.

오해였었다.
그러나 그 오해로 인해 우리의 어긋남이 시작되었다.
더이상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음은
내 기억이 너의 기억보다 더 선명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배려도 예의도 없었던 행동에 대한 서운함이 미움이 되었고 관계를 내려놓기로 마음 먹기까지 마음고생을 했다.

이해나 공감은 없었다.
주고 받은 상처와 오해가 계속 되풀이 될 뿐이었다.
이것이 우리의 실수였을까?
상대가 보였던 행동이, 말들이, 시선이 나를 찔렀다고 생각했다.

실종된 친구를 찾아 헤매는 동이와 혜란의 모습을 보며 내 마음속 슬픔을 조금씩 들여다 본다.

분명 우리들만의 추억이 있었고
좋았던 기억이었다.

그러나 도덕적인 선을 넘었다 생각했을 때 '미운 마음'이 싹텄다.
조금더 의연한 마음을 가졌으면 어땠을지 ...

동이와 혜란이가 변화되는 모습을 보니
내 모습이 조금은 부끄러웠다.

함부로 판단하며 날을 세우기보다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연루되어 있는 존재임을
알고 조금더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동이와 혜란이 그랬던것 처럼.
나도 용기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슬픔은 우리를 괴롭고 힘들게 하지만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다가가게해주는
씨앗과 같은 역할을 해주는게 아닐까?

누군가를 떠나보낸 상실감이, 슬픔이
오래가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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