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그라운드 - 여자 운동선수 인터뷰집
임보미 지음, 52스튜디오 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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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운동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다니는 초등학교에 양궁부와 육상부가 있었는데
첫 운동회를 치르고 나는 50미터 육상선수로 발탁되었다.
내 운동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작은 초등학교였지만 곧잘 뛰는 여자애 한 명이 도 대회에 나가 몇 번의 상을 받아와 주목 아닌 주목을 받았더랬다.
그때는 방과후 남아서 하는 훈련이 재미있었고, 겨울방학 훈련중 학교에서 주는 밥도 맛있었다.
뭣 모르고 시작한 운동은 초등학교때 끝이났다.
여자애가 땡볕에서 매일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던 부모님, 물론 학업의 이유도 빠지지 않았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니 학교에는 어김없이 운동부가 있었다.
사격부, 농구부....
나는 훈련하는 아이들을 멍하니 자주 바라보았다.
부러움의 눈길이었다기보다 어려운 길을 선택한 그들에 대한 연민의 눈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운동을 그만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사람들...
운동 선수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임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그라운드>는 여자 운동선수들의 인터뷰집이다.
총 12명의 선수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사실...잘 아는 선수들이 몇명 되지 않았다.

상위 1%의 선수들만 기억하는 우리는
지금도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운동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인기 종목에 여자 선수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온종일 땀과 눈물을 쏟고 있으니 말이다.

열심히 한다기보다는
'버틴다는 표현이 맞겠다'는 스피드스케이팅 이나현 선수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매일 고난단 삶의 연속이지만 계속해서 반복되는 연습을 버티는 이유는 ...
그녀들에게 목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선수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노력하며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특별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삶인지 깨닫게 된다.

현장감 있는 사진과 더불어 쉽지 않은 선택을 한 그녀들의 마법같은 주문들이 책에 빼곡히 수록되어 있다.

평소 그녀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지, 운동선수의 삶을 살짝 들여다보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오늘도 어김없이 힘든 훈련을 소화해내고
중요한 경기를 치뤄내며 운동화 끈을 질끈 매는 선수들.

나도 나만의 그라운드로 나가기전
그녀들과 같은 마음으로 운동화 끈을 질끈 묶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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