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전화
셰리 도밍고 지음, 추영롱 옮김 / 문화온도 씨도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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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 집에는 가끔 밤늦게
전화가 와요.
할머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

산뜻한 표지와는 다른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내용의 그래픽 노블.
만화형식이지만 책을 덮고 나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책📚

필리핀에서 온 이주민으로 돌봄 노동자로 일하는 엄마,
엄마를 따라 요양원에 다니는게 싫은 딸의 이야기.
엄마는 독일에서 노인들을 돌보지만,
정작 자신의 엄마는 직접 돌보지 못하고,
필리핀에 사는 다른 가족들에게
엄마의 소식을 전화로 전해들을 수 밖에 없는 현실.

늙어감에 따라 모두 변한다.
아이가 보는 시점, 엄마가 보는 시점,
그리고 노인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늙음이 다르게 표현된다.

훗날 내가 늙었을 때,
나는 어떤 느낌일까😌
늙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할까?
누구나 늙는게 즐거운 사람은 없을거다.
죽음에 가까워지는 일이니까.
그래도 자연스럽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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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추는 찻집 - 휴고와 조각난 영혼들
TJ 클룬 지음, 이은선 옮김 / 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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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 너는 네 인생을 살았어.
할 일을 하면서. 이제 그게 끝난거야.
적어도 살아 있던 삶의 부분만큼은.
네가 여길 떠날 준비가 되면
내가 휴고한테 데려다줄 거야.
나머지 부분은 그에게 설명을 들으면 돼."

"웃고 싶지 않을 때라도 웃으면 도움이 되거든.
웃는데 슬퍼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대개는."

우리는 일어나고 넘어지고 다시 한번 일어나죠.
우리는 각자 다른 길을 걷지만
죽음은 공평하게 모든 이를 찾아가요.
차이를 만드는 건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죠.

죽음은 최종 마침표가 아니야, 월리스.
한 시기가 끝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침표지.

뒤늦은 깨달음은 강렬하다네.
우리는 우리 눈앞에 놓인 것들의 진가를 알아차리기는커녕
그걸 전혀 보지 못할 때도 있지.
돌이켜보고 나서야 처음에 놓쳤던 걸 뒤늦게 알아차리고.

우리는 살아가요. 숨을 쉬면서.
죽어서도 숨을 쉬고 싶어하죠.
항상 내가 발 딛은 세상에서 더이상
숨 쉬지 못하는 죽음만 겪는 건 아니에요.
상심 같은 자그마한 죽음도 있어요.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게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존재해요.
삶에는 여러 부분이 있고, 죽은 뒤에도 계속 이어져요.
아플 때도 아름답고요.

찻잎을 돌리면 딸깍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그러면···.
그러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생각해도 물음표였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알 수 없는 것이다.

이건 너무하죠. 세상은 항상 너무해요.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을 나무라진 않을게요.

그럼 무슨 소용이야? 이 모든게. 뭐 하나라도.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하지 않다면
아무것도 노력할 필요가 없잖아?

생사 앞에서는 맹세가 무의미해졌다.
그는 살아생전에도 '만약'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 이제는 '만약'이 아닌 다른 단어를 생각하기가
점점 어려워졌고 그래서 위험했다.

그가 원하는 건 많고 많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시시하게 느껴졌다.
그게 핵심이었다.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진 삶이 의미심장해지는
이유는 오로지 그가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었다.

우주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고
진실은 이해의 한계를 넘어서는데,
아는게 분노와 상처뿐이라니.
고통과 괴로움뿐이라니.

"여기 있어." 그는 들릴 듯 말 듯 속삭였다.
"나는 아직 여기 있어."

월리스도 알다시피 상심에는 파괴하는 힘,
속이 텅 빈 뼈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모조리 갉아먹는 힘이 있다.
.. 속이 텅 비고 껍질이 다 벗겨질지언정
인간의 형체는 유지됐다.
상심은 여러 단계로 찾아왔다.

고함치고, 소리 지르고, 길길이 날뛰어요.
목이 찢어져라. 그러면 좀 괜찮아질 거예요.
내 말 믿어요. 오래 담아놓을수록 더 심하게 오염돼요.
할 수 있을 때 끄집어 내는게 상책이에요.

그게 묘미지 않나?
산다는 건 끔짝한 동시에 근사하지.

무엇이 좋든, 나쁘든, 아름답든, 추하든
사는 동안 최대한 누리는 것.
그게 인생이라는 수수께끼의 정답이었고,
가장 중요했다.

심장이 멈춰도 삶은 계속 이어진다는 걸,
삶의 고통이 죽은 이후까지 우리를 따라올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건 엄청난 일이죠.

"처음으로 차를 같이 마신 사람은 모르는 사람."
.."두 번 차를 같이 마신 사림은 귀한 손님."
.."세 번 차를 같이 마신 사람은 가족이 된다.
.. 서로 다른 풍미가 한데 어우러지고
그 향은 강렬하게 남고.

•••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임에도
순식간에 읽혔다! 너무 재미있어서🤭

겉으로 보면 완벽한 성공을 한 변호사 월리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는데..
인간관계에서는 꽝이었기에 조문객은 다섯명에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장례식을 치른다.
그리고 사신이 와서 그를 다른 세상으로 보내기 위해
휴고의 찻집으로 데려가는데...!

죽고 나서의 삶이 더 의미 있어지고
다른 세상으로 가지 않고 머물면서
생전의 월리스와는 전혀 다른 월리스가 된다.

막판에 반전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이라서
마지막 장까지 재밌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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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눈이다! ㅣ 올리 그림책 36
김리라 지음 / 올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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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눈이다! ❄️

12마리의 귀여운 생쥐들이 모여
눈사람 만드나? 했는데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눈싸움 하나? 했는데
구슬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음식 준비해서 뭐하나 했는데
생일파티를 하는거였다🎉

깨알같은 그림이 너무 귀엽다!
그림을 들여다보면
스노우보드타기, 썰매타기, 눈싸움 하기,
스노우 엔젤 만들기 등등
12마리 생쥐들이 겨울에 할 수 있는
다양한 바깥활동들이 하고 있다🩵
그림 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책📚

가족 모두 겨울이 생일이라서
앞으로 두고두고 매년 겨울에 꺼내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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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수사
연여름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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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코 알지 못할 무언가를 가져오는 힘.
그것은 다르게 말하면 내가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을
마음만 먹으면 아무 때나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이기도 했다.

사이가 틀어진 친구를 찾고 싶은 이유가 사과라고 했다.
고작 그런 일로 자신을 난처하게 한다고만 생각했지,
사과라는게 제법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사실은 간과했다.
고작이 아닌 것이다.

잠잠한 호수의 수면이 얼마나 아름답게 반짝이든
물 아래 깊은 곳의 사정과는 무관하다.
누구나 수면 아래에는 각자의 침전물은
품은 채 사는 법이다.
그 무게를 잊다가 자각하기를 이따금 반복하면서.

재은을 좋아했다. 그러나 두려웠다.
저 밑바닥을 읽히기라도 할까 봐.
어쩌면 벌써 읽혔을까 봐.

다른 절반은 마음의 재판을 읽게 될까 봐 두려워서다.
..그래서 재은은 인간관계의 휴정 상채를 가장 선호해 왔다.
사랑도 증오도 없는 그런 상태를.

방금 전 읽었던 재은을 향한 감정 그대로였다.
뜨겁지는 않지만 차가웠던 적 또한 없는,
재은도 알고 있는 보통의 포근한 온도,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익숙해진
베개의 편안한 촉감을 닮은 그런 감정이었다.
.. 재은에게는 현서만이 그럴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이제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면서도
가끔 현서의 이름을 들으면 과속방지턱을 넘어가듯
마음이 한번 출렁거리곤 했다.
아무리 무심하게 말한다 해도
그를 언급할 때 재은은 결국 쓸쓸한 얼굴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왜 정작 가장 가까운 존재에게
다정하지 못한 걸까."
.. "글쎄, 잔혹해지는 것보가 다정해지는 데
더 큰 용기가 필요해서겠지."

순간순간 살아가기 위한
공존의 방법을 터득해 왔을 뿐,
누구에게도 제 마음의 바닥까지
깊이 내어 준 적은 없었다.
.. 어쩌면 재은에게는 그래도 되지 않을까 하고.

두 사람 분량의 느릿한 발소리가
두근거리는 심장의 진동과 나란히 울리기 시작했다.
재은은 그 손을 계속 잡은 채오 오래 걷고 싶었다.
제 비밀을 고백한 이후에도 변함없이.

괜히 골몰하지 말고 조금만 더 차가워지자고
재은은 다짐했다.
그 겨울, 버스 차창 너머의 선우가 소실점으로
가만히 멀어져 가게 두었던 것처럼.
보통의 타인으로.

언제든지.
시작도 끝도 정해져 있지 않은 영원에 가까운 단어가.
그 느슨한 시간을 감당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선언할 수 있는.
자신을 위한, 이보다 더 상냥하고도
담대한 변호는 없을 것 같았다.

•••

푹 빠져서 순식간에 읽었다!🤭
한 편의 영화, 혹은 드라마를 보듯이
빠른 전개로 흡인력 있어서 읽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친구를 찾아달라는 고등학생의 의뢰를 받은
남자 주인공이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여주인공과
재회하면서 다시 사건을 풀어가는데!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이 적당히 섞여있어
소설책이 진짜 술술 읽힌다.

재은처럼 사람, 사물을 읽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진짜 존재할까? 궁금해진다.
읽다보면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감성 추리 로맨스이지만 한편으론 성장소설 같은 느낌!
두 사람 다 어린 시절의 아픔이 있지만
친절한 타인(어른)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고,
아픔이 있는 10대들에게 비슷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친절한 어른이 되었다.

핑크빛 표지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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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퓨테이션: 명예 1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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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만이 몰락을 부른다.

다만 일에 지나치게 열정적이라 여유가 없어 보였다.
플로라의 두려움은 주변부로 밀려나야 했고,
잘게 쪼갠 시간의 틈 사이에만 자리해야 했다.

10대 시절 내내 아버지는 이 질문으로
나를 도발했었다.
.. "네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마흔이 가까워지자 아버지의 도발이 떠올랐고,
마침내 뜻을 펼칠 자신감을 찾았다.

엄마는 명성을 얻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였다.
유명해지는 일을 굳히 피하려 들지 않았고
자신의 대의에 도움이 된다면
어떠한 위험도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신념의 정치인, 이것이 그녀의 정체성이었고
이를 더욱 환기시킬 기회였다.
요즘 시대엔 보기 드문 종류의 정치인이었다.

실제로는 입 밖으로 낼 용기가 없는
말들을 메시지로는 할 수 있었다.
엄마라면 이것이 바로 소셜 미디어의
위험이라고 말했을 터였다.

흥분과 대담함에 취한 찰나의 순간에,
무모한 일을 저질러버렸다.
물론 몇 초만에 한심한 짓이었음을 깨달았지만.

잘 이겨낼 거야. 괜찮을거야.
훗날 나는, 아이가 다른 여자아이의 명예를 훼손한 일이,
그리하여 자신의 명예까지 위험하게 만든 일이
내 명예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불러온 또 하나의
결정적인 사건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마이크와의 하룻밤처럼, 모두 연결된 사슬 속 한 고리였다.

게다가 이런 거래는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내 원칙을 지켜야 했다.
품격을 잃으면 도대체 내게 무엇이 남겠는가?

그럼 네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버지의 이 도발적인 말은,
나 혼자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

소설의 1부가 끝났다...
가제본으로 받아본 책이라 2부는 아직 못읽었다.🥹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 미칠 것 같다!!
외국 소설이 가진 특유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분위기에 매료되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여자이자, 엄마이자, 정치인으로서
지켜오던 커리어가 점차 무너져 가는데..
리벤지 포르노, sns 악플, 스냅챗 등 소셜 미디어가
어떻게 주인공을 몰아세우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자신이 지지하던 것들에 반하는 사건이
플로라에게 일어나면서 악플에 협박까지 더해져
한마디로 패닉에 빠진 엠마.
그로 인한 뒷파장들이 어떤건지,
그리고 뭔가 제보를 받고 새로운 사건을 건진듯한
마이크의 행동을 시작으로...
꼬일대로 꼬인 상황에 몰린 엠마에게
무언가가 막 일어나려는 찰나에 1부가 끝난다..

남은 페이지가 얇아질수록 어찌나 애가 타던지..
책을 덮으며 탄식했다.
꼭 중요한 순간에 다음편을 예고하듯...
너무 아쉬워서 뒷표지를 몇번이나 더 읽었는지 모른다🤣
2부가 미친듯이 궁금하다!!
출간됐으니 서점으로 달려가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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