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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추는 찻집 - 휴고와 조각난 영혼들
TJ 클룬 지음, 이은선 옮김 / 든 / 2023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 너는 네 인생을 살았어.
할 일을 하면서. 이제 그게 끝난거야.
적어도 살아 있던 삶의 부분만큼은.
네가 여길 떠날 준비가 되면
내가 휴고한테 데려다줄 거야.
나머지 부분은 그에게 설명을 들으면 돼."
"웃고 싶지 않을 때라도 웃으면 도움이 되거든.
웃는데 슬퍼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대개는."
우리는 일어나고 넘어지고 다시 한번 일어나죠.
우리는 각자 다른 길을 걷지만
죽음은 공평하게 모든 이를 찾아가요.
차이를 만드는 건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죠.
죽음은 최종 마침표가 아니야, 월리스.
한 시기가 끝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침표지.
뒤늦은 깨달음은 강렬하다네.
우리는 우리 눈앞에 놓인 것들의 진가를 알아차리기는커녕
그걸 전혀 보지 못할 때도 있지.
돌이켜보고 나서야 처음에 놓쳤던 걸 뒤늦게 알아차리고.
우리는 살아가요. 숨을 쉬면서.
죽어서도 숨을 쉬고 싶어하죠.
항상 내가 발 딛은 세상에서 더이상
숨 쉬지 못하는 죽음만 겪는 건 아니에요.
상심 같은 자그마한 죽음도 있어요.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게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존재해요.
삶에는 여러 부분이 있고, 죽은 뒤에도 계속 이어져요.
아플 때도 아름답고요.
찻잎을 돌리면 딸깍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그러면···.
그러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생각해도 물음표였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알 수 없는 것이다.
이건 너무하죠. 세상은 항상 너무해요.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을 나무라진 않을게요.
그럼 무슨 소용이야? 이 모든게. 뭐 하나라도.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하지 않다면
아무것도 노력할 필요가 없잖아?
생사 앞에서는 맹세가 무의미해졌다.
그는 살아생전에도 '만약'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 이제는 '만약'이 아닌 다른 단어를 생각하기가
점점 어려워졌고 그래서 위험했다.
그가 원하는 건 많고 많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시시하게 느껴졌다.
그게 핵심이었다.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진 삶이 의미심장해지는
이유는 오로지 그가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었다.
우주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고
진실은 이해의 한계를 넘어서는데,
아는게 분노와 상처뿐이라니.
고통과 괴로움뿐이라니.
"여기 있어." 그는 들릴 듯 말 듯 속삭였다.
"나는 아직 여기 있어."
월리스도 알다시피 상심에는 파괴하는 힘,
속이 텅 빈 뼈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모조리 갉아먹는 힘이 있다.
.. 속이 텅 비고 껍질이 다 벗겨질지언정
인간의 형체는 유지됐다.
상심은 여러 단계로 찾아왔다.
고함치고, 소리 지르고, 길길이 날뛰어요.
목이 찢어져라. 그러면 좀 괜찮아질 거예요.
내 말 믿어요. 오래 담아놓을수록 더 심하게 오염돼요.
할 수 있을 때 끄집어 내는게 상책이에요.
그게 묘미지 않나?
산다는 건 끔짝한 동시에 근사하지.
무엇이 좋든, 나쁘든, 아름답든, 추하든
사는 동안 최대한 누리는 것.
그게 인생이라는 수수께끼의 정답이었고,
가장 중요했다.
심장이 멈춰도 삶은 계속 이어진다는 걸,
삶의 고통이 죽은 이후까지 우리를 따라올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건 엄청난 일이죠.
"처음으로 차를 같이 마신 사람은 모르는 사람."
.."두 번 차를 같이 마신 사림은 귀한 손님."
.."세 번 차를 같이 마신 사람은 가족이 된다.
.. 서로 다른 풍미가 한데 어우러지고
그 향은 강렬하게 남고.
•••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임에도
순식간에 읽혔다! 너무 재미있어서🤭
겉으로 보면 완벽한 성공을 한 변호사 월리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는데..
인간관계에서는 꽝이었기에 조문객은 다섯명에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장례식을 치른다.
그리고 사신이 와서 그를 다른 세상으로 보내기 위해
휴고의 찻집으로 데려가는데...!
죽고 나서의 삶이 더 의미 있어지고
다른 세상으로 가지 않고 머물면서
생전의 월리스와는 전혀 다른 월리스가 된다.
막판에 반전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이라서
마지막 장까지 재밌게 읽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