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곳에서는 기차를 심심치 않게 볼수 있답니다. 그런데도 기차만 보면 뭐가 그리 반가운지 연신 손을 흔들어 대는 아이들이랍니다. 아마도 기차에 타고 있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반가운 손님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기찬 딸’ 이라는 제목과 터널을 빠져나가는 기차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겉표지를 보니 따뜻한 이야기가 들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귀가 얼어 툭 건들면 쨍그랑 깨져 버릴 듯한 겨울 어느날이었습니다(본문발췌) 하얀 눈발을 뚫고 달리는 기차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은 피곤하고 지친 모습인데요. 하나같이 상냥하고 친절해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만삭의 임산부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 나오니 이를 어쩔까요. 뱃속의 아이는 엄마의 사정이 어떻든지 간에 지금 밖으로 나와야 겠다니 어쩌겠어요. 아이 아빠도 기차에 탄 사람들도 모두 당황하긴 마찬가지지만 서둘러 출산 준비를 돕습니다. ’으앙 으아앙’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건강한 공주님이 태어나고 모두들 제 일 같이 기뻐해주었답니다. 첫딸은 살림밑천이라는 말이 있지요. 기차안 사람들은 너도 나도 돈을 모아 아이 아빠를 축하해줍니다. 바로 이웃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요즈음. 남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 남의 기쁨을 내 기쁨처럼 여기며 살았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의 모습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넉넉해서 나눈것이 아닌데도 말이에요. 아이들을 옆에 앉혀 놓고 읽어주니 엄마가 느끼는 대로 아이들도 느끼는지 눈이 반짝 거립니다. 중간 중간 나오는 사투리가 재미있는지 키득 거리기도 하구요. 내 아이가 바른 성품으로 자라길 모두가 바랄꺼에요. 그렇지만 바른 성품의 아이로 키우기 위해 부모로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는다면 부끄러워 지네요. 앉아서 가르치는 것보다 부모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것이 가장 크고 좋은 교육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 남의 기쁨을 함께 기뻐하는 마음. 남의 슬픔을 위로할수 있는 마음, 아주 작은 일인것 같지만 나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킬 소중한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가난과 함께 한 삶이었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왔던 우리 윗세대의 정서가 그대로 느껴져 좋았답니다. ’몸만 건강하모 희망은 있다’(본문발췌) 기찬 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