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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구석의 채식 식당
오다 아키노부 지음, 김민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골 때리는 긍정남!
정긍정인 나와는 대조적이다.
내가 정긍정을 별명으로 밀고있는 이유는...
사실 긍정적이지 않기때문이다 :)
이 책,
유쾌하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자 자체가 유쾌하다.
읽어 본 분들, 그렇지 않아요?!
유쾌한 사람의 옆에 있다보면, 그 기운이 옮잖아요!!
울적할 때/ 이직을 생각할 때/ 경영할 때/ 직원으로 열일할 때/ 채식, 음악, 출판업에 관심있을 때 등등
여러 순간에 참 추천해주고싶은 책이다!
아아, 물론 그냥 읽어도 좋다! 몹시!!
쉽게 한 단어로 내가 저자를 정의 내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저자는 괴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죄송; 그래서 좋다는겁니다!!!)
자기만의 '고집'을 부리는 그 부분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솔직한 마음일 수도 있지만 ㅎㅎ
일잘못이라.....
일본을 잘 몰라서 책 제목에 나온
시부야가 어떤 곳인지 검색해봤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번화가다!
저자의 식당은 시부야 구석이라고 한다.
저자는 9-10년 채식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박 맛집이 아니다.(겸손일수도?!!!)
아직도 재정이 엄청난 흑자는 아니라
운영에 대한 고민이 많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위해
2호점,
다른 느낌의 채식식당을 냈다고 한다!
유쾌하고 한 없이 긍정적인 저자는
못 먹어도 GO!! 느낌이 짙다 ㅋㅋㅋㅋㅋㅋㅋ
채식엔 관심이 없지만,
샐러드 뷔페는 가보고싶긴하다.
으응?!!!
채식이랑은 다르지만, 다이어터들이 많이 가고
특히 여성들이 많이 간다고 하여. 핫하다고 하여.
ㅋㅋㅋㅋㅋㅋ삼천포였고,
이 책을 읽고나니 국내 채식식당도 찾아보고 싶은 느낌 파팍!!!
일본에 간다면 꼭 저자의 식당을 들러보고싶다!!
이거이거....
엄청난 홍보효과 아님?!!
저자가 쓴 요리 책도
기회가 된다면 찾아서 읽어볼 생각.
계량은 되어있겠죠?!!
표지의 일러스트만으로도 매력적이어서 소장가치 또한 높다!
게다가 요즘 트렌드(?)인 '퇴사(?)'와 관련이 있기도 하고,
'워라밸'에 대한 저자의 고민도 담겨 있기에..
아무튼
진짜
읽어보시라!
대책없이
유쾌하다니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가게 주인으로서의 마음이 나와있어요.
요즘 사람들
주인의식 없다고들 말하죠.
저 또한도 다르지 않은데요,
사실 까놓고 말해보면, 정말 내것이 아니지않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사심과 주인의식, 애정을 갖고 있어야
잘(?) 적응하여 잘(?) 지낼수 있겠죠.
저자의 경우엔 쿨하고 오픈 마인드의 오너입니다.
직원들의 편의를 대부분 봐주는 듯 하고,
건의사항을 잘 반영하며,
믿고 맡깁니다.
이게 참 쉽지 않을텐데 말이다죠.
그래서 저자 없이도 1호점은 잘 굴러간다고 합니다!
아아 물론 이건 오너의 일방적인 얘기도,
직원들의 얘기도 들어보긴 해야겠지만요 :)
저자의 사회운동 참여도 참 인상적인 부분인데요,
평소에 권위주의, 권위의식을 탈피한 듯 해요.
유기농만 고집하지 않으며,
건강만을 내세우지 않으며.
적절한 밸런스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게 저자의 스타일이고 매력이겠죠?!!!!
인상 깊은 구절이 정말 많은데...
꼽고 꼽아서 적으며 서평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솔직히 한 가지에만 심취할 각오나 긍지는 없었다. ..그러다 나만의 길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불혹을 코앞에 둔 10년 전의 일이다. ...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에 뛰어들었다. 잘 안될 리가 없다고 여겼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말이다. ... 그래도 불안을 가득 안은 채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내 보고자 한다. 식당을 열기를 갈망하는 이들, 인생의 갈림길에 선 이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 작은 도움과 용기를 줄 수 있다면 무척이나 행복하겠다. (13-15쪽)
'여기에 머물러 있다간 나도 저런 어른이 되겠구나'라는. 젊은이들에게 충고하기 좋아하는, 점잖은 체하는 어른이 되는 일은 단연코 씁쓸한 일이다. 그런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서 그나마 아는 사람이 없는 도쿄로 도망친 것이다. 그런데 쉰 살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의 나를 보면 영락없이 내가 그토록 씁쓸해하던 어른의 모습이 비치는 듯하다. 왜일까. 안타깝다.(37-38쪽)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거나 아예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변해보기로 결심했다. 그 시간을 경계로 '오냐, 엑스냐'로 모든 일을 판단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삼십 대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겨우 잡지 특집 정도로 위에 구멍이 뚫리다니, 마음을 좀 내려 놓는 법을 찾아봐야겠어.' ... 그리고 친구들과 술 한잔하거나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결국 회사 일이 아닌 것에서 재미를 찾게 되었다.(49쪽)
'일'이라는 명목으로 일하는 것이 싫어서 회사를 그만두었는데, 프리랜서가 되어 먹고살려니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 했다. 이게 웬 모순이란 말인가.(55쪽)
내가 좀 지나친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장벽이 높을수록 뛰어넘는 재미가 있다. 얼마나 오래 버틸지는 모르겠지만 극잔적인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나중에 여차하면 쉬운 방법으로 갈아탈 수 있고 채식에 더 빨리 적응할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가볍게 시작한 채식이 내 인생을 바꾸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95쪽)
그래서 나기식당에서 쓰는 채소가 유기농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그 이유는 검증도 없이 지나치게 유기농을 숭배하는 오늘날의 풍조에 괴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채식, 비건, 유기농이 서로 유기적 관계에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채식과 비건과 유기농을 두리뭉실 하나로 뭉쳐버리는 것은 역시나 모호하고 불편한 일이다. 유기농처럼 특별한 채소를 고르지 않아도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다. 더 자연스럽게, 더 즐겁게, 더 가볍게 얼마든지 채식을 즐길 수 있다. ... 채소를 생산해내는 농촌에서는 이런 고민 따위 하지 않을 것이다. 유기농이니 무농약이니 일반 채소니 하며 이러쿵저러쿵 해고 따지는 것은 도시 사람들의 오만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유기농이 과연 최선일까? 그 답은 나 역시 찾지 못했다.(102-103쪽)
나의 목표는 단순했다. 일본 최초로 저렴한 가격의 채식 식당을 만들자! 고매한 인사들을 위한 채식 식당에는 흥미가 없었다. 채식하는 외국 뮤지션이 낯선 땅에서 반갑게 찾아올 수 있는 곳, 또는 혈압이 높아 음식에 제한이 많은 고령자가, 고기를 소화하기 어려운 사람이, 개를 키우면서 육식에 회의를 느낀 회사원이. 유행을 따라 채식을 해보려는 사람이 찾아와 가볍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릴 적 꿈 중 하나가 식당 주인이라는 것 떠올리게 됐다.(120쪽)
무엇보다도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특성이 가장 큰 상품이 된다. 특히 가게 주인이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 다양한 사람이 편하게 오가는 가게를 지향한다.(171-172쪽)
고집스럽지는 않지만 약간의 개성이 있고, 속물적인 재미는 없지만 개인 상점만의 도전정신이 있는 곳, 이런 저렴하고 평범한 채식 식당이 늘어날수록 나기식당이 걸어온 길을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갈 만한 식당'(203쪽)
정작 직원들에게 맡기고 보니 딱히 어려울 것도 없었다. 아마추어인 내가 2년을 꾸려온 가게다. 별로 특별할 게 없다. 누구나 도전하면 할 수 있는 영역이었는지도 모른다. 남에게 가게를 맡겨보고 처음으로 그 사실을 깨달았다. 왜 그걸 조금 일찍 깨닫지 못했을까.(214쪽)
그러나 아이가 있고, 아내가 있고, 강아지가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사실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방사능이 공기 중에 떠다닐지라도 맑은 하늘 아래 가족과 함께 공원을 산택하는 날들이 마냥 행복했다. "우리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그 말이 입 밖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경제적인 풍요로움도 없었고 앞날이 어찌 될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였다고 확신한다.(260쪽)
채식주위자 하면 금욕과 자제를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채식이 얼마나 자유로운 일상인지를 알리는 계기가 된 책인 것 같다. 하지만 성격이 비뚤어진 탓인지 요리책에 들어 있는 요리를 가게에서 팔고싶지 않다. 이건 또 무슨 소고집인지 모르겠다.(284-285쪽)
당연한 일을 매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 일인지 그 아저씨를 보고 배웠다. 내가 아저씨 나이가 되었을 때 저렇게 일하고 살 수 있을까, 늘 그런 생각을 한다. 어쩌면 나에게는 무리한 일일 것 같다. 싫증을 잘 내고, 금세 다른 일을 찾고,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흔들리는 내가 지난 9년간 그래도 생각보다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 그러던 내가 이렇게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앞으로 또 나아갈 힘을 얻는다. .. 자, 이제 무엇을 할까. 아니, 그것보다 먼저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해나가야지. 바보 같은 소리는 그만두고. 2016년 11월 (306쪽)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