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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마리나 칸타쿠지노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용서해주세여... 날짜를 착각했어여.....
지각생 여깄습니다;;ㅠㅠ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책 소개에 나왔던
어느 인용문때문이었습니다.
'용서는 실용적이다. 그것은 실제적이고 오래가는 복수가 된다.'
...
..
..
띵 -
충격을 먹었습니다.
용서를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어떤 상황이기에.... 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 내용이 궁금해졌습니다.
이것이었습니다. 저자가 의도했던 것.
다양한 시선으로 '용서'를 바라보고
다양하게 '용서' 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의 마음, 시각이 유연해지는 것!!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는....
세계적인 자선단체
'용서 프로젝트'를 통해
용서 경험을 공유한
46명의 사례가 담겨있는 책입니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책 내용의 구성은 용서 사례 나열 후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앞 사례의 인용입니다.
처음엔 사례만 나오니,
사례만 주야장천 읽다가.....
다 그 내용이 그 내용인 것 같고,
다 용서하다보니
용서가 쉽고 무감각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뒷 부분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읽고나니,
다시 찬찬하게 앞 사례들을 읽고싶은 기분이 듭니다.
감사의 마음, 용서의 마음,
사랑의 마음을 잊었을 때....
이따금씩
앞 사례들을 몇 편씩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처럼 한 꺼번에 욕심내서 읽지 마세요 :)
어쨌든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용서'의 다양성을 보았고,
저자가 의도했던대로
제 생각이
이전보다
유연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누구든 그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그렇게 아니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거잖아요?!
다 나약한 인간이니 말이죠.
(이건 제 종교적 관점입니닷)
46명의 사례 중
마음이 저릿한 사례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사례는....
본문 137쪽의
용서하지 못하는 고통 -주드 화이트, 북아일랜드 입니다.
내용을 조금 인용하면..
우리 집에서 처음으로 폭탄이 터진 것은 1983년이었다. 집에서 약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살던 젊은 얼스터 의용군이 터뜨린 폭탄이었다. 폭탄을 터뜨리고 자신마저 부상을 입은 그를 도와준 것은 바로 우리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내게 그 사람 머리에 받칠 베개를 가져오라고 했다. 인생에서 지금껏 만난 사람 가운데 진정한 피해자를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는 혼자였고 추위에 떨었으며 우리 어머니 말고는 그를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 한편으로 나는 우리가 그 사람의 생명을 구해 줬으니 다시는 얼스터 의용군이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돌아왔고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았다. 거실 바깥쪽 창문턱에서 폭탄을 발견한 어머니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 불행하게도 폭탄은 어머니가 문을 열면서 폭발했고, 어머니는 물론이고 조사를 하러 온 젊은 경찰관 마이클 도슨도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적이었지만 어머니는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우라고 가르쳤기 때문에 사건 이후 내가 처음 한 일 중 하나는 그 젊은 경찰관의 집에 찾아가 애도의 뜻을 전한 것이었다. 그 일은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 어머니를 살해한 자를 용서하는 것이 내 나름의 복수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용서를 통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 그를 용서하라고 어머니가 허락한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는 우리 집을 폭파하려고 했던 얼스터 의용대원의 머리에 받칠 베개를 내게 가져오라고 한 분이다.
어떻게 이런 비극이 벌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저자의 어머니는 어떻게 가해자를 불쌍히 여기고
돌볼 수 있는지..
하늘도 무심하시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례의 저자는 어쨌든 어머니의 뜻대로 잘 자랐다.
그래서 다행이다. 이렇게 얘기를 전해줘서.
나도 그 뜻을 기릴 수 있길..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소개하며 서평 마치겠습니다.
용서란 그 행동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내재한 불완전성을
용서하는 것이다.
... 이 책은 보다 현실적인 토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끈질기게 묻는다. (본문6쪽)
... 용서는 일반화가 가능하지 않고, 또 그래야만 한다. 변화는 복잡한 현실을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 피해란 원래 복잡하고 다양하고 모순적인 환경에 놓여있다는 인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우리의 굳은 몸을 다른 세계로 이동, 변환시킬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본문8쪽)
.. 결국 진정한 용서는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이자, 자신의 상처를 통해 성숙해지는 과정일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용서 이야기를 통해 결국 진정한 용서란 상처와 맞서 싸운 치유의 여정이고, 내면의 변화를 통해 치유의 힘이 발휘되는 과정임을 잘 보여 준다.(본문9쪽)
... 나는 누구나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살아가며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 길을 찾아갈 뿐이다.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도 길을 찾아가는 여정의 일부이다. 용서란 그 행동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 내재한 불완전성을 용서하는 것이다.(본문35쪽)
... 또 내가 아무리 그들을 증오해도 그들은 그 사실을 알 수가 없고, 결국 고통받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 그들이 내게 무슨 짓을 했든 내 본질과 존재 자체를 건드릴 수는 없다.(본문47쪽)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도 많지만 우리는 그 의문들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본문54쪽)
하지만 적이 가장 훌륭하고 좋은 스승이 된다는 말은 사실이다.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본문63쪽)
용서는 가해자가 죄를 지었음에도 호의와 동정,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인간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행위이다. ...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삶으로 다시 돌아갈 순 없지만, 그렇다고 더 나빠질 필요는 없다는 것도 배웠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였다. 내게 주어진 선택 말이다. 그리고 나는 또 살인이 희망과 믿음, 사랑을 파괴할 수 없다는 것도 배웠다.(본문81-82쪽)
용서라는 것은 자신을 치유하고 스스로에게 힘을 부여하는 과정이다. 나는 그것을 기적의 치유제라고 부른다. 공짜이고, 효과 만점에 부작용도 없다. 나는 모듬 인간이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 고통 없이 살 권리가 있다고 온 마음을 다 바쳐 굳게 믿는다. ... 그것은 모두 나 스스로를 위해서 한 일이었다.(본문88-89쪽)
나는 고통을 인정하지만, 결국 이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용서란 바로 그런 것이다. 우리가 겪은 일에서 모종의 지혜를 발견해 내고 다시는 폭력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 말이다.(본문117쪽)
내가 좋은 사람이어서 미워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 아니다. 증오는 그들이 시작한 일을 성공적으로 완성시켜 주는 것이기 때문에 미워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본문152쪽)
인종차별주의자가 되라고 교육받은 적이 없는 나도 이런데 내 아이들은 나중에 얼마나 더 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순간 번뜩 깨달음이 머릿속을 스쳤다. 내 아이들이 자라서 나처럼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내 인생의 전제와 목표가 뭔가 잘못된 것이라는 깨달음 말이다.(본문187쪽)
그러니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던 증오로부터 나를 해방시킨 것은 용서였다.(본문223쪽)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