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독보적 유튜버 박막례와 천재 PD 손녀 김유라의 말도 안 되게 뒤집힌 신나는 인생!
박막례.김유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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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아는 세상은 뭔 세상이여?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여?" 

 

지금까지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할머니 캐릭터는 대부분 비슷했다. 입은 험하지만 자식손주들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욕쟁이 할머니'. 박막례 할머니 또한 얼핏 그 캐릭터에 부합한다. 하지만 메이크업. 여행. 콘서트. 액티비티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젊은 소재들을 매치하고 그것을 할머니가 스스로 자신의 몸에 걸쳐보는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컨텐츠는 유일무이했다.

 

'박막례 할머니'의 영상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계기는 메이크업 영상이었다. 효과적인 뷰티 솔루션과 화장품 광고로 점철된 영상들이 대부분인 뷰티 콘텐츠 중에서 볼 터치는 빨갛다 할 때 더 발라야 한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하라는 시원한 표현은 꾸밈에 스트레스를 받는 젊은 층의 이목을 끌기에 적당했다. 이어 올라온 할머니의 자유여행기, 영어배우기, 챌린지 도전 등의 효과적인 기획은 할머니 특유의 캐릭터를 부각시켰다. 리액션 영상과 꽃보다 시리즈의 결합일까? 아니, 단순히 그렇지는 않다. 박막례 할머니의 채널에는 도전과, 감동과, 웃음과, 유머가 함께한다.

 

일흔이 넘은 할머니에게 죽는다는 개념은 현실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은 구태여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제목으로 할머니의 반전된 일생을 강조하여 보여준다. ‘일흔에도 인생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평범한 식당 할머니에서 구글 본사에 초청되기까지의 영화 같은 인생 성공기는 평범한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기에 더욱 마음을 울린다.

 

유튜브 콘텐츠를 책으로 엮으면 좋은 점이 있다. 채널 주인공의 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을 보지 않은 사람들도 할머니의 사랑스러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영상만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이야기를 덧붙인 책이다. 영상을 찍을 때의 속마음, 편집으로 잘려 담기지 못한 이야기들, 유튜브 데뷔 전의 할머니. 책은 팬들의 마음을 고려한 듯 수많은 사진들과 함께 최대한 할머니의 입말을 살린 문장을 실었다. 박막례 할머니의 과거를 툭툭 던지는 1부를 읽으며 웃다가도 눈물짓고, 2부의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달라진 인생에 함께 설레다보면 페이지가 휙휙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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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도에 잘되지 않을지라도 할머니는 물 한 모금 들이켜도 벌떡 일어나 다시 도전한다." 

 

박막례 할머니 컨텐츠의 마음을 울리는 요소 중 하나는 노인층의 목소리를 자르지 않고 담았다는 거다. 영어가 어렵다 하며 힘들어하는 모습, 키오스크가 무서워 주문을 두려워하는 모습(책 발매 후 올라온 영상이다), 액티비티에 참여하거나 놀이기구를 탈 때 자신의 나이를 마치 짐으로 여기며 입장을 주저하는 모습은 이 사회가 얼마나 노인층에게 배려가 없는지를 느끼게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던 사회를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시간이 지나 내가 늙게 된다면을 생각하게 된다.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의 재고,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도 도전을 잊지 않는 할머니를 본받는 마음. 손녀의 말을 믿고 시도해보는 할머니의 도전. 성공하면 성공하는 대로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가시는 할머니의 모습은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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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랑 나는 전생에 소꿉친구였나 보다.”

 

할머니의 여러 모습은 많은 손녀딸들의 마음을 울린다. 그리고 그 뒤에는 언제나 할머니를 온 마음으로 지지하는 손녀 김유라pd가 있다. 처음에는 주로 카메라 뒤에서 목소리로만 나오던 유라pd는 카메라 앞에 나오게 되면서 김유라pd’라는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다. 그녀 자체가 하나의 컨텐츠가 되었다. 할머니와 허물없이 소통하는 모습에서는 공감이, 할머니를 한껏 배려하는 모습에서는 애정이 전달된다. 얼마나 신경 써서 영상을 찍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시선으로 본 할머니의 모습은 책을 훨씬 풍부하게 했다. 서로의 취향과 시간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모습은 부럽기도 하면서 참 보기 좋다.

 

앞으로의 두 사람을 응원하고 싶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박막례·김유라 지음, 위즈덤하우스

 

유라랑 나는 전생에 소꿉친구였나 보다. - P287

첫 시도에 잘되지 않을지라도 할머니는 물 한 모금 들이켜도 벌떡 일어나 다시 도전한다. - P125

도대체 내가 아는 세상은 뭔 세상이여?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여?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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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최신판) - 혼내지 않아도, 혼나지 않아도 되는 반려견 교육의 모든 것
강형욱 지음 / 혜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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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웃음과 눈물이 항상 같은 이유가 아니듯 똑같아 보이는 반려견의 행동 안에도 다양한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235p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 단순히 생명을 파괴하고 죽이는 것 뿐만 아니라, 생명을 방치하고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을 사람들은 놀랄 정도로 잘한다. 특히 그 상대가 같은 인간이 아닐 경우에 그 행동은 더욱 도드라진다.

 

개와 기계는 맞아야 말을 듣는다.’ 어디서부터 나온 건지 모를 이 말은 너무나도 오래전부터 오르내렸다. 사람들은 잔인하다. 온갖 편견을 이유로 곁을 지키는 동물을 때리고 외면한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은 개를 너무나도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보며 많은 충격을 받았다. 개를 밖에 묶어 키우면서, 개를 너무나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보호자는 개가 묶여 살면 강박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따뜻한 집 안보다 살이 에이듯 추운 바깥을 더욱 좋아한다고도 말하는 보호자도 있었다. 훈련사의 설명에 미안해 눈물을 보이는 보호자들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알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멍청한 건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다. 알지 못하니 작은 행동에도 겁을 먹으며, 힘의 우위로 해결하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 알지 못하니 인간중심적인 시각으로만 모든 것을 보고, 그들만의 행동양식을 이해하지 못한다. 알지 못하니 자신과 너무나도 다른 생명체를 품 안으로 들이면서도 존중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무지에는 반려견을 공장식으로 만들어내고 진열장에 넣어 마치 장난감처럼 판매하는 애완산업에 일부 책임이 있다. 이 산업은 보이지 않는 곳에 꽁꽁 숨어있기 때문에 관심을 주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강형욱 훈련사는 강아지 공장의 실태를 꾸준히 입에 담으며 가게에서 강아지를 사지 마라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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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기른다는 것은 새로 나온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일이 아니라 섬세하고 여린 생명체와 함께 20년 가까이 살아가야함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29p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형욱을 인식하게 된 계기는 아마 ebs<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가 방영되면서부터일 것이다. <세나개>이전에도 반려견 행동교정 프로그램은 간간히 공중파에 나오곤 했지만, <세나개>의 방송 컨셉은 그야말로 센세이션이었다.

 

혼내지 않고 하는 반려견 교육. 언제나 갈색의 긴 털을 팔랑거리며 달려오는 보더콜리 '다올이'를 반기며 등장한 '반려견 행동 전문가 강형욱'은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겠다고 하면서, 반려인의 생활습관이나 행동습관을 교정하는 기이한 행동을 했고, 그 효과는 굉장했다. <세나개>와 강형욱의 혼내지 않는 교육은 한국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확실히 되었으며, 특히 개를 키우고 싶은 반려인들에게 많은 각광을 받았다.

 

강형욱은 반려인의 시점으로 반려견을 보지 않고, 반려견의 시점에서 환경을 본다. 반려인은 아무 문제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반려견이 문제행동을 일으켰다.’고 말하지만, 반려견의 입장에서는 환경, 보호자의 행동, 몸의 통증... 모든 것이 문제투성이였다. 반려견은 계속 문제제기를 해왔었고, 그것을 반려인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강형욱은 말한다. 반려견이 반려견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기본적인 욕구만 채워주어도 반려견은 최선을 다해 반려인의 곁에 있을 거라고. 그것을 잘 하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생명을 키울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강형욱은 부디 자신의 반려견에게 자신의 반려견으로서의 이상상을 주입시키지 말라고 말한다. 견종마다의 특성, 키울 때 주의해야 할 점, 심지어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어떤 성향이었는지까지 알아보고, 자신과의 캐미스트리를 확인한 후 키울 각오를 다져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것을 하지 않고 데려와서는 제가 생각한 모습이 아니에요라며 강아지를 떠나보내는 반려인들에게 강형욱은 말한다. ‘이럴 거면 애초부터 키우지 마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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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은 모두 기회를 갈망하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에게는 특히 기회를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반려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96p

 

생명을 기르기 위해서는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당연한 말을 자주 잊는다. 강형욱이 제시하는 솔루션들을 가만히 보다보면 건강한 관계를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에 대한 조언이 대부분이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급작스러운 행동은 지양하라.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말라. 거절은 단호하게 하여라. 과도한 애정은 집착을 낳는다. 관계 수정을 위해서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강요하지 마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어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체력에 기반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애초에 가족으로 들이지 말라.

 

비단 반려동물을 대할 때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이와, 연인, 친구, 가족과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한 교훈들로 가득하다. 관계의 본질은 상대가 누구인지는 상관없이 언제나 같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고, 반려견을 키울 예정이 없어도 한 번 쯤은 이 책을 손에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반려인들을 위해서만 쓰인 책이라고 보기에는 아깝다. 반려동물을 사회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위해, 사회 구성원이라면 알아두어야 하는 기본정보들로 가득하다. 혹시 모른다, 갑자기 가족 구성원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라고 말하거나, 한마디 상의 없이 강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면, 조금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강형욱 지음, 혜다

우리 자신은 모두 기회를 갈망하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에게는 특히 기회를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반려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 P96

반려견을 기른다는 것은 새로 나온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일이 아니라 섬세하고 여린 생명체와 함께 20년 가까이 살아가야함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 P29

우리의 웃음과 눈물이 항상 같은 이유가 아니듯 똑같아 보이는 반려견의 행동 안에도 다양한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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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체력 -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이영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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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몸매에 연연하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연약한 것보다 강한 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성’과 ‘운동’이 함께 있으면 나오는 주제는 마치 공식마냥 한결같았다. 다이어트, 살빼기, 심지어는 근육 빼기까지.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미의 기준에 맞추기 위한 온갖 노하우들이 도시전설처럼 떠돌고, 그나마 그렇게 논의되는 소재의 주인공은 대부분 젊은 층이었다. 운동 이야기는 흔하지만 중년 여성의 운동 이야기는 드물다. 담론장에 고개를 내미는 것조차 힘들다. 본문 첫줄에 나온 절대로 무리하지 마십시오! 다치십니다!’라는 운동회 확성기의 말처럼, 일정 나이가 지난 사람은 몸을 사려야 하는, 육체적 전성기에서 물러난 사람이라는 인식은 사회에 만연하다. 빠르고, 강하고, 거친 운동을 하는 여성(중년 여성은 더더욱)을 많이 볼 수 없는 이유는 그 편견에 눌려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체력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도 힘이 약하니까, 몸을 사려야 하는 시기니까, 다른 사람의 시선이 두려우니까, 함께 운동하는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지도 모르니까, 같은 여러 가지 핑계와 자기검열로 인해 시작의 한걸음을 떼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헬스장에 있는 여성 전용 프리 웨이트 구간인 레이디 존에 관한 담론에서도 남성 비율이 많은 운동종목인 헬스를 시도해보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용기내서 시도해봐도 작은 실패에 절대로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무력감이 들어 운동과 영영 이별해버린다. ‘역시 운동은 나에게 맞지 않아.’ 라는 흔한 핑계는 익숙하다. 그렇게 몸이 약해지니 정신도 약해지고, 다시 비실거리는 몸에 한숨을 내쉬게 된다.

 

마흔에 운동을 시작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런 생각들을 시원하게 차버린다. 많은 실패와 약점을 딛고 성장하며 꾸준히 운동을 계속하는 평범한 사람인 저자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왠지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위해서가 아닌, 오로지 자신의 행복과 삶의 질을 위해 운동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평범한 만큼 눈부시기에, 모든 여성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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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선 정신노동자로 길게 살려면 무엇보다 체력부터 키워야 한다.”

 

정신적으로 압박되는 상황에 직면하면 숨부터 차오른다. 여유가 쉽게 없어지고 두려움부터 생긴다. 체력이 약하기에 무의식적으로 습득된 도전을 회피하는 마음을 극복하는 방법은 운동이다. 저자는 급변한 현실을 이겨낸 경험을 통해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운동은 도전의 가장 안전한 예행연습이다. 마음의 기동성을 늘려준다. 기동성이 높아지면 그만큼 세계는 넓어진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을 때 하기 위해, 운동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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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40대가 지나 50대가 되면, 이제 나이 들어가면서 쪼그라드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단정 짓는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50대가 아닌 60대에도 사람의 몸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저자에게는 여러 얼굴이 있다. 중년 여성의 얼굴, 경력 13년차 에디터의 얼굴, 그리고 엄마의 얼굴.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우리 엄마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저자가 묘사하는 자신의 모습과 우리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도 닮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엄마는 중고등학교의 교사였으며, 움직이는 것보다 독서를 좋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키가 153센티미터로 작고 그것에 큰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다. 심지어는 키 때문에 일생이 불행하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몇 년 전에 50대가 된 이후로 하루가 다르게 빠져나가는 체력에 점점 작아져만 가는 엄마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운전하는 여성들을 부러워하는 엄마가 운전대를 다시 잡을 수 있게 되기를. 여행을 하고 싶지만 체력이 없어 다음에라고만 말하는 엄마가 나와 함께 낯선 거리를 걷게 되기를. 당신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참 어린 딸에게 이런 말을 듣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겠지만, 동년배인 저자의 말은 다를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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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비슷한 시기마흔에 운동을 시작한 가쿠타 미쓰요 저자의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는 삶을 조금 더 건강하고 알차게 보내기 위해 운동을 삶에 녹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부드럽게 알려주는운동을 싫어하지만 운동하는 평범한 40대 여성의 소소하고 공감 가는 건강한 운동 일지라면이 책은 운동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통해 몸과 정신이 함께 성장하여 삶의 질이 180도로 달라진 저자의 운동에 대한 사랑과 땀 냄새가 흠뻑 묻어있는 반전 성장물이다.

 

꾸준히 하면 그것만으로도 인생이 달라진다는 메시지는 아무 꾸밈없는 사실이기에 더욱 강력하다이 책은 나를 뛰게 했다이렇게 충동적으로 시작한 운동을이 책은 절대로 그만두게 하지 않을 것이다.

 

마녀체력이영미 지음, 남해의 봄날

 


마른 몸매에 연연하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연약한 것보다 강한 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날이 선 정신노동자로 길게 살려면 무엇보다 체력부터 키워야 한다.

사람들은 40대가 지나 50대가 되면, 이제 나이 들어가면서 쪼그라드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단정 짓는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50대가 아닌 60대에도 사람의 몸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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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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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독자 사이에 위계가 사라지고, 대등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다름 아닌 서평을 통해 온전히 실현됩니다.”

 

요즘 서평은 매우 흔한 글 중 하나가 되었다. 온라인 서점에만 들어가도 책 정보 아래에 나열된 것은 독자들의 짧고 긴 리뷰들이며, 북스타그램, 블로그들이 실시간으로 생성되고 있다. 특히 일부 독자들의 서평은 마케팅의 일환으로도 활용된다. 매체와 수용자의 선이 없어지다시피 한 현 사회에서, 이 쌍방향 소통은 출판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독자들은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것에 딱 알맞은 플랫폼도 손이 닿는 곳에(정확히는 손가락이지만) 산재되어있다‘100자평이라는 극단적으로 짧은 서평문화도 늘어나고 있다. 간단해보이니 자연스레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또 목소리가 늘어난다. 나 또한 그런 가벼운 계기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막상 대중 앞에 선보일 글을 쓴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졌다. 이것은 어릴 적부터 써오던 독후감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작업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서평을 쓸 수 있을까. 저자와 편집자가 힘들게 만든 책일 텐데 어디까지 말을 얹어도 될까. 애초에 나에게는 서평을 쓸 자격이 있는 걸까. 오만가지 생각 끝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간단명료한 제목에 나의 모든 고민에 대한 해결이 있을 거라 믿으며.

 

서평을 쓰는 것은 어렵다. 서평가라는 직업이 왜 있겠는가. 모든 글이 그렇든 서평도 적절한 훈련과 충분한 지식 기반이 갖춰지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서평을 쓰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서평을 쓰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서평을 쓰는 법은 학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고, 돈을 들여서 배우려는 사람도 적기 때문이다. 아쉬울 대로 평론이나 서평집, 유명 블로그를 뒤적여보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다. 전문 서평가가 적으니 자연스레 서평은 하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 책에서 저자는 서평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현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그 안타까움 조금과 서평에 대한 열정, 그리고 책에 대한 사랑이 조금씩 섞여 이 책이 나온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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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서 느낀 감동과 깨달음을 쏟아 내는 것은 서평이 아니라 독후감입니다."

 

서평은 독후감이 아니다가 맨 처음에 나온다. 그만큼 서평과 독후감을 헷갈려하는 필자들이 많기 때문이리라. 사람들은 서평 쓰는 법은 잘 몰라도 독후감 쓰는 법은 너무나도 잘 안다. 의무교육 12년간 글쓰기 수업을 한다 하면 십중팔구 한번은 쓰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후감과 서평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독후감은 개인적인 것이며, 서평은 정치적인 것이다. 독후감은 안으로 들어가지만 서평은 밖으로 퍼져나간다. 혼자 만족하고 끝나는 독후감은 지극히 사적인 감정들이 대부분이라 다른 사람이 봐도 그 감상은 표면적이다. 하지만 서평은 이성과 논리가 섞인 필자만의 해석이 들어간다. 서평을 읽은 사람의 책을 바라보는 눈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독후감을 쓸 때와는 다른 부담감에 짓눌리게 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쓴 독서기록용 글을 서평이라고도 독후감이라고도 칭하지 않는다. 서평이랍시고 쓴 글들이긴 하지만, 혹시 나의 글은 서평이 아닌 게 아닐까. 덜컥하고 두려움이 몰려와서 방어기제가 작동해버린다. ‘요즘 사람들이 쓰는 서평들은 말만 서평이지 읽어보면 다 독후감이야.’ 라고 말하던 선생님의 목소리도 글을 쓸 때마다 귓가에 어른거린다. 가끔 좋은 서평이네요!’ 라고 달리는 덧글에 뛸 듯이 기쁘다가도(아직 한두 번밖에 받아본 적 없지만), 글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 몰라 막막하다. 결국 해결법은 한가지다. 좋은 서평을 쓰게 될 때까지 읽고, 쓰고, 고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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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성에는 지적 몰입과 정서적 몰입이 모두 필요하지만, 특히 전자가 중요합니다."

 

서평이 독후감과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의 질적인 기준이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책의 맥락화를 강조한다.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하고 다른 책과 연결 지어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요구되는 것은 방대한 독서량과 지적 교양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다양한 책을, 깊이 읽어야 한다. 이 경험이 쌓이면 머릿속에 책 데이터베이스가 쌓인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말 한 줄 한 줄이 비수가 되어 심장에 꽂혔다. 독서에 게을렀던 과거의 자신의 멱살을 잡고 마구잡이로 흔들고 싶다.

 

쌓이는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기 위해 나같은 책린이(+어린이)는 자연스레 서평가는 자신의 중심을 잡는 것이 필요하며, 자신을 이입하는 서평도 서평을 쓰는 방법 중 하나라는 말에 기대게 된다. (물론 이것을 의도로 쓰인 내용은 아니었다. 자신을 이입한 서평이라고 하더라도 독후감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서평 플랫폼에 비해 요구되는 기준이 너무 높아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나 뿐일까. 그만큼 잘 쓴 서평이라는 매체를 잘 접하지 못하니 답답함은 더욱 심해질 뿐이다. 책 후반부에 나오는 고치고 또 고쳐라라는 저자의 말을 동앗줄처럼 붙잡으면 조금 마음이 나아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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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책에 대한 태도가 양가적이어야 합니다. 한 면으로 숭배자가 되고, 다른 한 면으로 비판자가 되어야 합니다.”

 

많은 출판사가 서평단을 모집하여 책을 홍보하곤 한다. 이 서평에 비판을 싣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일까? 사실적 판단보다 도덕적인 판단이 앞서 서평 참여자의 손을 막는 일은 아마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자기 책에 나쁜 말 붙는 거 좋아하는 출판사는 없어.’ 라며 서평단 서평에는 되도록 좋은 이야기만 쓰라 말했던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자신의 문체와 스타일이 확고하게 잡힌 프로 서평가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수집되는 서평에 대한 입장은 과연 어떻게 잡는 것이 정답일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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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내린 진단 : [SYSTEM : 서평을 쓰기 위해 쌓인 데이터가 없습니다]

 

갈 길이 멀다고 느꼈지만 독서 후 생각을 정리하여 기록하는 이 행위를 멈출 생각은 없다. 아직 머릿속 도서 데이터베이스가 충분하지 않으니 지금은 독서 경험을 늘이면서 글 쓰는 체력을 늘이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조금 더 질 좋은 #독서기록 을 작성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요즘의 서평문화에 완벽히 맞는 가이드는 아닐지 몰라도, 혹은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에 위축될지 몰라도,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은 확실하다.



서평 쓰는 법》 이원석 지음유유

저자와 독자 사이에 위계가 사라지고, 대등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다름 아닌 서평을 통해 온전히 실현됩니다.

읽고 나서 느낀 감동과 깨달음을 쏟아 내는 것은 서평이 아니라 독후감입니다.

서평 작성에는 지적 몰입과 정서적 몰입이 모두 필요하지만, 특히 전자가 중요합니다.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책에 대한 태도가 양가적이어야 합니다. 한 면으로 숭배자가 되고, 다른 한 면으로 비판자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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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구성하는 형식이나 주요한 논지, 이를 떠받치는 논거 등 책의 모든 것이 평가의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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