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독보적 유튜버 박막례와 천재 PD 손녀 김유라의 말도 안 되게 뒤집힌 신나는 인생!
박막례.김유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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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아는 세상은 뭔 세상이여?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여?" 

 

지금까지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할머니 캐릭터는 대부분 비슷했다. 입은 험하지만 자식손주들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욕쟁이 할머니'. 박막례 할머니 또한 얼핏 그 캐릭터에 부합한다. 하지만 메이크업. 여행. 콘서트. 액티비티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젊은 소재들을 매치하고 그것을 할머니가 스스로 자신의 몸에 걸쳐보는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컨텐츠는 유일무이했다.

 

'박막례 할머니'의 영상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계기는 메이크업 영상이었다. 효과적인 뷰티 솔루션과 화장품 광고로 점철된 영상들이 대부분인 뷰티 콘텐츠 중에서 볼 터치는 빨갛다 할 때 더 발라야 한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하라는 시원한 표현은 꾸밈에 스트레스를 받는 젊은 층의 이목을 끌기에 적당했다. 이어 올라온 할머니의 자유여행기, 영어배우기, 챌린지 도전 등의 효과적인 기획은 할머니 특유의 캐릭터를 부각시켰다. 리액션 영상과 꽃보다 시리즈의 결합일까? 아니, 단순히 그렇지는 않다. 박막례 할머니의 채널에는 도전과, 감동과, 웃음과, 유머가 함께한다.

 

일흔이 넘은 할머니에게 죽는다는 개념은 현실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은 구태여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제목으로 할머니의 반전된 일생을 강조하여 보여준다. ‘일흔에도 인생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평범한 식당 할머니에서 구글 본사에 초청되기까지의 영화 같은 인생 성공기는 평범한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기에 더욱 마음을 울린다.

 

유튜브 콘텐츠를 책으로 엮으면 좋은 점이 있다. 채널 주인공의 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을 보지 않은 사람들도 할머니의 사랑스러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영상만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이야기를 덧붙인 책이다. 영상을 찍을 때의 속마음, 편집으로 잘려 담기지 못한 이야기들, 유튜브 데뷔 전의 할머니. 책은 팬들의 마음을 고려한 듯 수많은 사진들과 함께 최대한 할머니의 입말을 살린 문장을 실었다. 박막례 할머니의 과거를 툭툭 던지는 1부를 읽으며 웃다가도 눈물짓고, 2부의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달라진 인생에 함께 설레다보면 페이지가 휙휙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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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도에 잘되지 않을지라도 할머니는 물 한 모금 들이켜도 벌떡 일어나 다시 도전한다." 

 

박막례 할머니 컨텐츠의 마음을 울리는 요소 중 하나는 노인층의 목소리를 자르지 않고 담았다는 거다. 영어가 어렵다 하며 힘들어하는 모습, 키오스크가 무서워 주문을 두려워하는 모습(책 발매 후 올라온 영상이다), 액티비티에 참여하거나 놀이기구를 탈 때 자신의 나이를 마치 짐으로 여기며 입장을 주저하는 모습은 이 사회가 얼마나 노인층에게 배려가 없는지를 느끼게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던 사회를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시간이 지나 내가 늙게 된다면을 생각하게 된다.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의 재고,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도 도전을 잊지 않는 할머니를 본받는 마음. 손녀의 말을 믿고 시도해보는 할머니의 도전. 성공하면 성공하는 대로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가시는 할머니의 모습은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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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랑 나는 전생에 소꿉친구였나 보다.”

 

할머니의 여러 모습은 많은 손녀딸들의 마음을 울린다. 그리고 그 뒤에는 언제나 할머니를 온 마음으로 지지하는 손녀 김유라pd가 있다. 처음에는 주로 카메라 뒤에서 목소리로만 나오던 유라pd는 카메라 앞에 나오게 되면서 김유라pd’라는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다. 그녀 자체가 하나의 컨텐츠가 되었다. 할머니와 허물없이 소통하는 모습에서는 공감이, 할머니를 한껏 배려하는 모습에서는 애정이 전달된다. 얼마나 신경 써서 영상을 찍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시선으로 본 할머니의 모습은 책을 훨씬 풍부하게 했다. 서로의 취향과 시간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모습은 부럽기도 하면서 참 보기 좋다.

 

앞으로의 두 사람을 응원하고 싶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박막례·김유라 지음, 위즈덤하우스

 

유라랑 나는 전생에 소꿉친구였나 보다. - P287

첫 시도에 잘되지 않을지라도 할머니는 물 한 모금 들이켜도 벌떡 일어나 다시 도전한다. - P125

도대체 내가 아는 세상은 뭔 세상이여?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여?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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