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와 동물 친구들
매트 헤이그 지음, 에밀리 그래빗 그림,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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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비와 동물친구들은 참 유쾌한 책이다. 다른 사람과 달리 동물과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에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능력을 사용해야 하는지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하고, 동물과 이야기하는 능력을 사람들에게 들켜 살고 있던 곳에서 떠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한다. 결국 에비는 자신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 결과 에비는 자신의 능력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 동물과 이야기 할 수 있는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된다. 동물과 이야기 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하고 나다움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다른 사람과 다른 능력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인생은 바뀌게 된다. 다른 사람과 다른 능력을 받아들이면 재미있고 즐거운 인생을 살게 되고, 다른 사람과 다른 능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늘 나를 숨기며 살아야 한다. 정작 나다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았기에 깊은 인간관계를 맺기 어렵고 그저 알고 지내는 사이에 그치게 된다.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과는 다른 나다움이 있다. 그 나다움을 인정하느냐 안하느냐는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

 

  이 책을 읽은 모든 아이들이 나다움을 찾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어른들은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나다움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어른들에게는 별 볼 일 없는 일이라고 여겨지지만 아이에게는 무척 중요하고 나다움을 찾는 일 일 수 있다. 나는 어른들에게는 별 볼 일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이들에게는 중요해 보이는 일들을 아이들이 많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닫이문을 열어보고 닫아보며 문을 연구하는 시간이라든지, 개미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시간 등 말이다. 아이들에게 세상을 탐구할 시간을 주고 스스로 탐구하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탐구를 통해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고 이는 향후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내가 만약 에비처럼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다면 나는 수의사, 동물 조련사 등의 직업을 가질 것 같다. 다른 누구보다 탁월한 분야이고, 동물의 문제를 알아맞힐 수 있기에 즐겁게 일 할 것 같다. 나다움을 찾기 위해 아이들은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 자연 속에서 꽃향기도 맡아보고 나무 그늘에 앉아 더위를 피하며 나무의 소중함도 느껴보는 것이 좋다. 넓은 잔디밭에서 뛰놀기도 하고 자연이 주는 것들을 누리는 즐거움도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캠핑장, 박물관, 놀이터, 공원 등 아이들이 탐구할 수 있는 장소는 많다.

 

  나는 20살이 넘어서야 나다움을 발견했기에 확실히 안다. 재미있는 일, 이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느낌이 있는 일이 나에게 찾아왔을 때 무미건조한 내 삶에 눈이 번쩍 뜨일만한 재미가 찾아왔다. 나다움을 발견하고 내가 가야할 길을 가게 되면 재미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일하는 즐거움도 덩달아 찾아온다. 매일 무겁게 발걸음을 옮기며 가는 직장이 아니라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 나를 기다리는 직장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동물과 이야기 할 수 있는 능력을 받아들인 에비는 행복할 것 같다. 더 이상 자신을 사람들에게서 숨길 필요가 없으니 자유로울 것 같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결국 행복해지는 길이다. 형제나 자매가 있는 사람이나 두 명 이상의 아이를 키워본 부모는 안다. 사람은 같은 뱃속에서 태어난 형제나 자매라도 다르다. 어떤 형제, 자매는 생김새, 성격, 선호하는 음식 등 모든 분야에서 다르기도 하다. 그런 각자의 개성이 담긴 아이들이 모인 학교는 어떠할까? 그곳에 모인 아이들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획일화된 자를 가지고 어떤 특성이 발견될 때마다 아이들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더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이 사회가 각자의 개성이 담긴 멋진 빛깔의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자신의 능력을 알고 자신을 인정하고 나다움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모여 사회가 되었을 때 사회는 자유롭고 평등하며 개성 넘치는 멋진 사회가 될 것 같다. 그 사회에 친절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모두가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감싸며 사는 사회는 참 아름다울 것 같다. 아무 대가 없이 베푸는 친절은 사회를 이루는 아름다운 연결선이 되어 더욱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다. 나다움이 있다면 너다움도 있다. 나다움을 인정하고 산다면 너다움도 인정해야 한다. 그럴 때 사회는 진정 자유로울 수 있다. 너다움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어본다.

 

  나는 에비와 동물 친구들을 읽어보며 나다움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나다움을 생각해보고 알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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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가장 힘들어지는 것 가운데 하나가 너무 늦어서 바로 잡을 수 없는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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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도하라 - 조지 뮬러의 5가지 기도 원리 Echo Book 5
조지 뮬러 지음, 유재덕 옮김 / 샘솟는기쁨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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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책을 소유하지 않는다. 책을 읽은 후 작은 도서관이나 작은 교회에 기부한다. 하지만, ‘먼저 기도하라를 읽은 후 내 책장에 꼽아두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기독인들이 이 책을 책장에 꼽기를 바란다. 그리고 조지 뮬러가 만났던 하나님을 만나기를 바란다.

  조지 뮬러는 1805년에 태어난 분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1805년에는 순조가 조선 왕이었다. 안동김씨의 세도정치가 시작되었으며 후에 홍경래의 난이 일어날 정도로 백성의 삶이 피폐해지기도 했다. 후손으로 태어난 나는 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영적으로 피폐한 삶을 살았다. 반면 조지 뮬러 자손이나 조지 뮬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들은 어떠할까? 이것이 지금 내가 기도해야할 이유다. 내가 기도하지 않으면 내 자녀는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알지 못한 채 나처럼 헤맬 수밖에 없다. 내가 먼저 기도하고 말씀 보며 예수님과 함께 사는 삶을 보여준다면 내 자녀에게 도움이 된다. 과거에 대한 원망은 필요 없다. 원망은 결코 예수님께로부터 오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기도를 하는 부분에서 말씀이 나온다. 말씀과 기도는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말씀을 묵상할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진정한 위로와 용기, 경계와 책망을 받을 수 있다.(p 133) 속사람에게 필요한 음식은 하나님 말씀이다.(p 140) 하나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하나님 성품과 인격을 알게 된다.(p 151)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정의, 자비와 사랑, 은혜와 전능한 힘, 지혜와 신의가 얼마나 큰 지도 깨닫게 된다.(p 151) 하나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은 믿음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이다.(p 151) 나에게 하나님 말씀은 하나님을 아는 길이며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통로다. 조지 뮬러는 하나님 생각과 자기 구상이 일치하도록 노력했다. 하나님 생각과 내 뜻이 일치하려면 말씀을 통해 하나님 생각을 알아야 한다. , 말씀을 읽을 때 우리는 영적인 힘을 얻게 된다. 조지 뮬러와 같은 기도의 왕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말씀을 읽어야 한다.

  기도로 하나님과 더 친밀해진다. 기도로 짊어진 짐을 하나님 은총에 힘입어 하나님께 맡길 수 있고,(p 27) 모든 행사, 염려를 맡길 수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몇 시간씩 기도합니다. 기도의 영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걸으면서 기도하고, 앉고 일어설 때 기도합니다. 그리고 늘 기도의 응답을 받고 있습니다. 수만 번 기도를 응답받았습니다. 옳은 일이라고 확신하면 응답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기도합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p 203)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수천 명의 영혼들이 구원을 받았습니다. 나는 무수한 영혼들을 천국에서 만날 것입니다.”(p 203)

 

  이 기도의 왕자를 따라가고 싶다. 말씀으로 무장하며 기도할 때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리라 믿는다.

  조지 뮬러는 한 차원 앞으로 나가 기도하고 나서 일하라고 말했다.(p 31) 기도로 아뢴 후 응답을 받았다면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때론 하기 싫거나 회피하고 싶더라도 순종하는 마음으로 따라야 한다. 조지 뮬러는 우리가 하나님을 멀리하면서 불순종할 때마다 그만큼 영적으로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p 82) 그렇기에 반드시 기도는 말씀 읽기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기도와 말씀 읽기로 무장한 내가 살아야 할 삶은 무엇인가? 청지기 삶이다. ‘먼저 기도하라에서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맡겨주신 것에 청지기로서 충성을 다한다면, 이 세상과 다가오는 다음 세상에서 놀라운 복을 한껏 누릴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p 167) 나는 이 글을 읽으며 달란트 비유를 떠올렸다. 두 달란트 받은 자와 다섯 달란트 받은 자가 배로 달란트를 남겼던 비유를 떠올리며 청지기 사명을 붙잡았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강권함 때문에 하나님의 청지기 삶을 살고 있다면, 우리가 이생에서와 장차 임할 세상에서 받을 영적인 복은 얼마나 더 크겠는가!(p 173)

 

  내 힘으로 지는 것이 아니었다. 내 힘으로 청지기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의 강권함으로 살 수 있는 것이었다. 청지기 삶이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영적인 깊이가 있는 조지 뮬러의 말에 무릎 꿇고 저절로 경청하게 된다. 조지 뮬러는 많은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늘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 뜻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셨다. 그 결과는 놀랍다. 9,500명의 고아들을 말씀과 사랑으로 길렀으며 그들이 하나님을 만났다. 또한 5만 번 기도 응답을 받을 수 있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한 명이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회개하며 살았을 때의 유익은 놀랍다. 신앙의 모범을 보이신 조지 뮬러의 삶을 먼저 기도하라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이제는 조지 뮬러의 삶을 본받고 싶다. 더 많이 말씀 읽으며 기도하고 순종해야겠다. 그래서 나도 청지기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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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결별 - 뉴 노멀 시대, 40대와 언더독의 생존 전략
김용섭 지음 / 원더박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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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학 합격을 목표로 공부한 학생들에게 알랭 드 보통이 세운 인생학교는 낯설게 느껴진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고민하도록 하기 때문이다.(p 261) 나는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나는 누구인가?’, ‘내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고민을 시작했다. 그렇기에 대학을 다닌 시기는 또 다른 청소년기처럼 느껴졌다. 이유 없이 수업에 빠지고 여유로운 점심을 먹기도 했고, 대학 등록금이라는 산을 넘지 못해 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하면서 학기 중보다 더 바쁜 방학을 보내며 삶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 삶에 대한 철학적 고민은 직장 생활 중에도 그치지 않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러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나는 당당한 결별을 읽으며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우선 현실에 적절히 타협하며 안주하고 싶은 내 모습과 결별했다.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이 그러하듯 나도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로망이 있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곧바로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로망과 결별했다. 아쉬웠다. 난 아직 살 날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좋아하고 오래 탐닉하면 생긴 재능, 바로 취향이 전문성이 된 테이스테셔널을 통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p 196) 저자는 이 방법이 언더 독이 경쟁력을 갖추는 주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p 198) 가끔 TV를 보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알고 그것에 매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K팝스타도 그러하고 생활의 달인도 그러하다.

  과연 난 무엇을 좋아할까? 무엇을 잘할까?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방향을 바꿔 무엇과 결별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바램, 이유 없이 보낸 의미 없는 시간들, 내가 사랑하고 놓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의미 없는 것들을 흘려보내야 진짜 의미 있는 것을 잡을 수 있다. 빈손이 되어야 무엇을 잡을 수 있음을 안다면 이제는 놓아야 한다. 익숙하지만 낡고 나를 옥조이는 것들을 놓을 때 새롭고 신선하며 의미 있는 것을 잡을 수 있다. 그 의미 있는 것이 나를 낡고 오래된 가치관으로부터 구원할 것임을 믿는다. 당당히 결별해야 한다. 결별이라는 단어가 낯설고 힘들지만 담대하게 받아들일 때 희망이 있다. 미래는 당당한 결별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이어진다. 두렵고 떨리지만 당당히 결별해야 한다. 멀리 보이는 미래에 눈을 고정한 채 말이다. 아직 나에게는 과제가 남아있다. 인생을 걸만큼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다. 지난 내 인생을 돌아보니 하고 싶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그 중 가장 나에게 적합하고 몰두하고 싶은 일에 인생을 걸고 싶다. 어쩌면 몰두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 자체가 복이다. 당당하게 현재와 결별하지 않으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 이상 내 인생을 의미 없이 낭비하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해 붙잡고 싶다. 당당하게 말이다.

  저자는 세상의 경험을 쌓아 노련해진 40대와 투박하지만 패기로 무장한 20대의 결합은 흥미로운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p 239) 우리 사회가 가진 낡은 관성과 문제점으로부터 결별하기 위해서도 40대와 2030의 결합은 필수적이라고 소개한다.(p 245) 언젠가 20대 초인 젊은 청년을 만난 적이 있다. 짧은 대화 후 돌아서며 대한민국에 사는 20대 청년들에게 미안했다. 세상을 바꾸지 못해 내가 겪은 아픔을 겪게 했기에, 좀 더 나은 세상에 살도록 돕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고등학교 3학년들을 포함한 응시자들을 순위대로 평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기존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학들, 조직적인 기업 문화 등을 물려주었음에 가슴 아팠다. 눈을 떠 내가 속한 사회가 가진 문제를 제대로 보고 통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이 안타까웠다. 좀 더 관심 가지고 문제들을 묶어 베지 않으면 내 자녀들까지 답습하게 된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다.

  이제는 당당히 결별할 때다. 세상은 새로운 꿈을 꾸는 자들에 의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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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10
김성은 지음, 장준영 그림 / 책고래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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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어머니 고향인 시골 외갓집은 조용하고 심심했다. ‘덤벼!’에서 나오는 외갓집처럼 말이다. 흔들리는 바람소리와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저녁이면 꽃잎을 오므리며 땅바닥으로 떨어지지만 아침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꽃을 피우는 무궁화, 쏟아질 듯 밤하늘에 붙어있는 별들이 주는 아름다움을 알기에 나는 너무 어렸다. 코스모스에서 꿀을 모으는 벌을 잡으며 놀다가 벌침에 쏘이기도 했고, 언제쯤 집에 갈 수 있는지 궁금했으며 자연과 함께 하는 놀이는 쉽게 흥미를 잃었다. 그래도 사과나무에서 갓 딴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 맛은 기억난다. 시원하고 달콤한 사과 맛에 반해 한 아름 사과를 안고 가던 행복도 떠오른다.

 

  ‘덤벼!’를 읽으며 나도 내 아이도 소리 내어 웃었다. 웃음이 저절로 나오는 유쾌, 상쾌, 통쾌한 책이다. 사마귀가 긴 다리를 휘두르며 결투 신청을 하는 장면이 가장 재미있었다. 아이도 깔깔대며 웃는다. 사마귀야 말로 주인공을 심심하지 않게 해준 좋은 친구였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자연이 주는 친구를 만날 수 있는데 시간을 주지 못해 내 아이에게 미안했다.

 

  ‘덤벼!’를 읽은 내 아이와 자연을 만끽하러 가고 싶다.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밭이나 국화향이 넘실거리는 국화꽃 사이에서 아이가 자연을 온전히 즐겼으면 한다. ‘덤벼!’를 외치는 사마귀를 찾을 수도 있고, 방아깨비나 나비를 잡느라 뛰어다닐 수도 있다. 으슥한 곳에서 울려 퍼지는 귀뚜라미 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부지런한 개미 뒤꽁무니를 찾아 땅바닥을 헤맬 수도 있다. 당랑권을 선보이는 사마귀를 만났을 때 손을 휘두르며 기뻐할 아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자연과 함께 노는 아이가 되었으면 한다. 온 힘과 마음을 다해 자연을 느끼고 누렸으면 한다. 바람이 흩날리는 소리, 이 꽃 저 꽃 꿀과 꽃가루를 모으느라 분주한 벌 날갯짓 소리, 파랗고 높은 가을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잠자리, 나비와 벌이 지나간 자리에 맺힌 아름다운 열매 등을 아이가 온전히 즐겼으면 한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말이다.

 

  어디에 가보았다는 자랑이 아닌 무엇을 보고 무엇을 했는지, 얼마나 누렸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온전히 즐기는 아이로 성장했으면 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한 선물임을 알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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