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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 날의 요리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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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없이 전세계를 여행하는 법. 바로 이 책이다.
예나 선정이 딸이예요 급으로 파격적인 전개에 ‘미친 스토리‘라는 말을 입 밖으로 절로 나온다.
캐릭터들의 개성이 강하고 지루할 틈이 없는 전개에 한번쯤 재밌게 읽어볼만한 소설이다.
다시 읽어볼거냐 하면, 그건 아니다.


(스포일러)
한가지 배운 점이 있다면 삶에 대한 태도다.
지구 종말에 대한 정보를 갖고있던 페트라는 죽음을 택한다. 요한에 의해 죽는데 실패하고, 어차피 얼마 남지않은 삶을 요한의 방식에 맞춰 살아간다. 그 하나의 선택만으로 그녀의 인생은 매일마다 180도씩 뒤바뀌는 재미로 채워졌다. 남은 시간이 11일이든 50년이든 요한의 방식이 더 재밌을 것이다.

+ 요한이 워낙 철자를 틀려가며 말해서 번역하실 때 곤욕이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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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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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안진진..또 생각하는 안진진.

주인공이 빌런이긴 한데, 매력적이다.
남을 쉽게 옳다,그르다 판단하지 않고 지켜보는 성격.
이모의 편지에 내가 다 상처를 받았지만, 나라도 그런 일엔 안진진을 선택했을 것 같다고 납득하게 된다.
제목만 보고 내가 예상한 내용과 달랐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몰입해서 읽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결국 남편이 누구일까 흥미진진하게 추리하는 맛이 있다.
계절감이 가득한 문장들도 읽는 즐거움을 완성했다.
내년쯤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면 다시 읽어보며 안진진의 쉴새없는 생각들을 뒤따라보고싶다.



-----스포일러-------

마지막 페이지에서 육성으로 ‘띠용??‘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사실 김장우의 첫 등장때부터 ‘모순‘이라는 제목은 이 남자를 선택함으로써 완성되겠군. 싶었는데 보기좋게 뒤통수를 맞았다.
갑자기 나영규와 결혼이라니!
한동안 이해가 가지 않아 내가 놓친 힌트들이 있나 앞장을 뒤적였다. 분명히 큰 힌트를 마지막 쯤에 두고 왔을텐데. 언젠가 2회독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아쉽게 책장을 덮고 침대에 드러누워 천장을 바라보다가 내가 모은 퍼즐 조각들은 이렇다.
1.
사랑이 넘쳐버리자 안진진은 결국 술에 손을 댔고 사랑하는 사람의 몸에도 손을 대버렸다. 너무 특별한 사랑을 감당할 수 없어 달아난 아버지를 자신에게서 발견했다. 끝이 보이는 결정 대신 안진진은 늘 넘치지 않을 사랑을 선택한 것 같다.
2.
두번째 조각. ‘세상의 숨겨진 비밀들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몹시 불행한 것이다.‘ 그리고 이걸 평생 같은 식단을 먹어야 하는 식이요법 환자의 절망에 비유했다.
평탄하던 어린 시절을 지나 고속도로처럼 직선으로 쭉 뻗은 이모부와 결혼한 이모. 오랫동안 잔잔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그와 한몸이 돼버렸다. 불행을 과장해서라도 맞서 싸운 엄마가 현명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다만 안진진이 이모와 다른 결정을 한 것은, 안진진의 평생은 덜컹이는 지프차로 달리는 산길이었기 때문이다. 김장우를 선택한다면 본인이 평생 달려온 길을 계속해서 간다는 점에서 이모와 다를 것이 없다. 고속도로는 안진진이 밝혀내야 할 삶의 비밀이다.
3.
아버지의 마지막 복귀가 가장 큰 역할을 했지 않을까 싶다. 이건 두번째 조각과 맞물려있는데,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낭만적이고 애틋한 삶의 비밀을 원치않게 들춰버렸다. 특별한 사랑을 감당치 못해 폐인이 됐지만 완결 없이 퇴장해버렸기 때문에 그 사랑의 결말은 비밀스럽고 로맨틱했다. 하지만 떠난 뒤 박수치는 관객에게 아버지는 굳이 돌아와 스포일러 해버렸다. 더이상 비밀이 없기에 특별한 사랑은 불행한 선택이 되는 것이다.
이모의 죽음이 김장우를 선택하도록 했다면 클리셰가 됐겠지만 이를 비틂으로써 생각할 거리가 더 생겼다.
4.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영규는 좋은 남자다. 공포의 주둥아리가 로맨스를 자꾸 죽이지만, 사랑도 성실하고 아량도 넓다. 엄마가 이모부에게 받은 큰 호의는 잊고 싸늘한 시선만 기억하는 것처럼, 강박적이고 쓸데없이 계획을 줄줄 늘어놓는 지루한 단점 뒤에는 어떤 얼룩덜룩한 배경이 있든 안진진 그 자체를 사랑하는 초월적인 장점이 있다. 알코올중독 가정폭행범 아버지, 전과자 동생. 이걸 이겨내는건 참사랑이 맞다.

.

책을 읽으며 가장 애정이 갔던 건 이모라는 캐릭터였다. 디즈니 공주처럼 늘 꽃향기를 풍기는 순수한 사람. 그래서 첫눈과 진진을 찾으러 온 날, 이모가 죽음으로 걸어가겠다는 직감이 들었을 때 너무 슬펐다. 그리고 이모의 편지를 읽고 난 뒤 안진진을 대신해 크게 상처받았다. 자신의 마지막 모습과 그 이유는 끝내 가족들에게 보이지 못해 조카에게 부탁하는 이모. 아마 이모가 전화로 진진이보다 자기 자식들을 더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날, 죽음을 계획하지 않았을까. 안진진에 따르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절대로 본모습을 보일 수 없고 좋은 모습을 연기해야 할테니까. 그런 점에서 이모가 기꺼이 안진진을 고른 것이 마음이 아팠다. 그렇지만 안진진의 성격이 그 일에 제격이긴 하다.

.

죽은 이모, 진진의 저울 위에서 1년간 상처받았을 두 남자, 진진의 엄마 그리고 안진진이 행복하길 바란다. 나머지는 알아서 잘 사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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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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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과 달리 문학에는 작가의 공감이 있다.

그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한 표현들이 나에게 박혔다.

마음 속에 납 총알이 든 것 처럼 한 켠이 묵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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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 양장본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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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지 땡기는 대로 사는 나르시스트들을 다움이 엄마라고 부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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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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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인간적이도 따뜻한 면이 매력적인 소설.
좋은 부모와 자식관계에서 필요한 건 완벽하게 갖추어진 환경이 아니라 물처럼 유연하고 서로가 흘러가는 방향을 존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관 설명이 완전히 와닿지 않았지만 그후엔 물 흐르듯 읽혔고 페이지가 줄어가는게 아쉬웠다. 내심 가디들이 제누의 부모님이 되어주길 바랐는데 작가는 만만하지 않았다. 아쉽!
하지만 차별을 받지 않기위해 꼬리표를 떼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제누의 말과 선택은 정말 어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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