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노자 - 오십부터는 인생관이 달라져야 한다
박영규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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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영화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매트릭스]였다. 몇 번이고 반복 시청할 정도로 나에게는 충격적이고 영화에 차용된 도가사상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한참 영화에 심취했을 때에는 장자의 사상이 도덕경에서 비롯되었기에 도덕경을 한 번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그 순간의 호기심과 열망은 일상에서 흐지부지되었고 어느새 마음 깊숙이만 남아있는 숙제 같았다. 그러다 박영규 저자의 [오십에 읽는 노자]를 만나게 되었다.

 


 

 

 

[오십에 읽는 노자]는 총 5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각 파트의 주제는 멈춤, 성찰, 용서, 비움, 조화다. 어떤 책은 목차 자체가 의미를 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런 책이다. 하나의 꼭지마다 주어진 부제들은 하늘하늘한 시처럼 고요히 흐르는 큰 강물처럼 할머니의 푸근한 품처럼 느껴진다.

1부 이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멈춤

‘한 걸음만 더’ 하는 순간 멈추는 지혜 |정지|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사는 삶 |순리|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성숙|

오십에는 절로 맑아지는 흙탕물처럼 |무위|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우지 못하니 |내공|

앉은 자리에서 천하를 내다보는 법 |안목|

지식은 버리고 지혜는 쌓아야 하는 이유 |통찰|

큰길 놔두고 샛길 찾을 필요는 없다 |정도|

오십부터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서행|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뽑히지 않는다 |토대|

2부 지금까지 충분히 잘살았다: 성찰

지난 일을 돌아보고 오늘 일을 살핀다 |반추|

무엇이 중요한지 곧게 내다보는 눈 |직시|

매사에 늘 놀란 듯이 해야 하는 이유 |각성|

어제가 오늘을 이루고 오늘이 내일을 이룬다 |연결|

나를 알기에 밝고 나를 이기니 강하다 |극기|

내가 볼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다 |주인|

얄팍함을 버리고 단단함을 취하는 사람 |전환|

간소한 삶의 원칙에서 나를 다잡는 법 |절제|

한 번의 행동이 백 마디 말보다 낫다 |실천|

어려울수록 근본을 돌아봐야 한다 |기본|

3부 마음의 품을 넓혀 나를 찾으려면: 용서

오십에 돌아보니 그만하면 잘살았다 |격려|

마음의 품을 넓혀 나를 찾으려면 |관대|

굽잇길 인생, 성패에 연연하지 말라 |의연|

어떤 상황이든 ‘충분해’라고 말할 때까지 |여유|

척질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하는 이유 |원만|

화목한 가정에는 효자가 없다는데 |화목|

자연을 닮으면 다툴 일이 없다 |평화|

싫은 내색 없이 그저 받아들였을 때 |덕망|

상대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라 |품격|

잘 싸우는 사람은 성을 내지 않는다 |침착|

4부 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시간: 비움

집착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 |방하|

낳았지만 소유하지 않을 때까지 |무소유|

단순함에 위대한 진리가 숨어 있다 |간결|

욕심을 내려놓고 소박하게 사는 법 |검소|

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오십 |초연|

족함을 아는 게 가장 큰 족함이리니 |만족|

말이 많으면 처지가 궁색해진다 |묵언|

관계가 편하고 돈독해지는 마법 |위임|

일 하나 이뤘다고 뽐내지 말라 |겸손|

앞서고자 하면 몸을 뒤에 둬야 한다 |양보|

5부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법: 조화

오십부터는 조화를 이루는 게 이치 |균형|

서로 보완하며 살아가야 할 때 |보완|

너무 강하면 부러질 수 있다 |유연|

모날 것인가 부드러울 것인가 |분수|

가야 할 길을 일관되게 걷는다 |중용|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지는 시간 |순수|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법 |단순|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지 말라 |내면|

한 번에 두 걸음을 걸을 수 없다 |보폭|

극단에 이르면 다시 돌아온다 |회귀|

 

책을 읽기 전에는 도덕경의 문구들을 실질적으로 풀어주는 교과서와 같은 느낌의 실용적인 책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틀렸다. 책은 하나의 주제를 정해 저자가 인생을 살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를 도덕경 속 문구들을 통해 독자에게 조언을 해주는 책이었다. 예상과 달라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읽다 보니 저자의 인생을 간접 경험하면서 나의 지나왔던 시간들을 비교해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탁정서정]. 1부 [멈춤] 파트에서 무위에 있는 부분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꽃 피는 봄이 오듯 자연은 혹독함을 그저 견딘다. 김연아 선수에게 기자가 물었을 때 연습할 때 그냥 한다는 말을 했다. 힘들고 어려운 연습의 시간들은 실제 경기에서 꽃피우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들이 있었고 그때는 그냥 버티는 게 최선이었다. 그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고개를 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견뎌내었는데 어느새 겨울을 보내고 봄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시절의 경험은 지금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인지 [성찰] 파트 부분은 전반적으로 나를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총애를 받아도 놀란듯하라는 [각성]의 [총욕약경]은 삶의 진리와도 같다. 겸손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절제와도 결을 같이 한다. 연예인들의 삶을 보다 보면 대중의 큰 인기를 받고 절제하거나 겸손하지 못해서 무너지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로 자신을 잘 다스려 롱런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것이 나은 삶인가는 당연 후자의 롱런하는 삶이다. 인간사 새옹지마이고 화무십일홍이다. 득세할 때 뿌린 씨앗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그 사람의 행동에 달렸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나 그리고 기본이라는 것도 배웠다. 비단 골프의 자세에서도 그럴지인데 삶에서도 기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할지. 진리나 도의 원리는 어렵지 않은 거 같다. 기본만 바로잡으면 되는 것 같다. 그 기본에 중요한 원칙은 단순함이다. 쉽고 간편하게 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어느 현명한 왕이 알아냈다는 세상의 진리가 떠올랐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것만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도 반은 성공한듯하다.

 


 

 

초반에 명리학적 이야기가 있어서 이쪽으로 거부감 있는 사람이라면 책에 편견을 가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명리학적 이야기는 소수이고 단톡방 이야기, 저자의 젊은 시절 경험, 산책에서 만나 책임지게 된 고양이 등 진중한 성격의 대학 선배와 가벼운 술자리에서 듣는 조언 같은 글이라는 생각이 진하게 든다. 아직 오십이 안되었다 보니 [멈춤]까지는 한거 같은데 [성찰]도 해야 하고 [용서]도 해야 하고 [비움]도 하고 [조화]도 이룰 때까지 계속 책을 옆에 두고 종종 읽어야 할 것 같다. 조금씩 경험이 쌓일 때마다 읽으면 또 다른 곳이 내 마음을 두드릴 것 같다. 책을 읽는 사람마다 울림 있는 부분이 모두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갈림길에 서있는 것 같다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책 속 저자의 조언을 들어보라. 분명 노크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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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써먹는 최강의 반도체 투자 - 한발 앞서 읽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모든 것
이형수 지음 / 헤리티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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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을 큰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었고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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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써먹는 최강의 반도체 투자 - 한발 앞서 읽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모든 것
이형수 지음 / 헤리티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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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석유가 나지 않지만 반도체가 생산된다. 대한민국을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풍월을 읊을 수 있을 정도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연 매출이 어떻고 연내 투자금이 얼마고 등등 경제기사를 보다 보면 내가 마치 반도체 전문가가 된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는 알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은 그저 전문가의 리포트를 보고 되풀이하는 피상적인 내용일 뿐, 실제 반도체가 무엇이고 어떠한 기술적 해자가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 다툼에서 우리나라는 어떠한 영향을 받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등 내 스스로가 반도체를 투자함에 있어 명확하게 설명하고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반도체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끌리는 작가 소개를 보게 되었다. 'IT의 신'이라는 유치하면서도 재야의 고수티가 팍팍 나는 별명을 가진 이형수 대표님이었다. 그는 IT 전문기자로 업계에서 잔뼈가 굵으신 분이었다. 다수의 방송에서 고정 패널로 출연을 해 반도체, 2차 전지, 디스플레이 등의 분야의 기술적, 산업적 이슈를 설명해 주기도 하고, 정부기관과 대학들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저자의 이력과 방송에서 이야기하셨던 내용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의 저서 [바로 써먹는 최강의 반도체 투자]를 바로 받아서 읽었다.

 

 

 

책은 총 3개의 PART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PART1. 반도체 투자, 지금 바로 시작하라

이 파트에서는 반도체의 가치와 사이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재의 반도체 시장은 미국과 중국 양강의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형국이다. 반도체야말로 앞으로 미래를 이끌 4차 산업의 기본이기 때문에 양국은 첨예한 대립 중이고 우리나라는 양쪽으로 압박을 받는 중이다. 거기에 현재 반도체 산업은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칭으로 재고율이 증가하는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저자는 이 보릿고개만 잘 넘긴다면 DDR5와 시스템 반도체 분야가 가져올 상승 사이클은 추세가 길고 오래갈 것이라고 한다. 투자 아이디어 측면에서도 변동성이 큰 장비를 시작으로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인 소재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힌트도 주고 있다.

 

PART2. 다가올 슈퍼사이클을 위해 반드시 알야야 할 것들

이 파트는 한마디로 반도체 제작 기술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반도체는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공정 과정에서 기술의 발전 흐름과 생산제품에 따라 적용되는 기술과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모든 공정에서 상장된 주요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어 투자자에게 산업과 기업의 기초를 쌓는 데 도움을 준다. 여러 도표와 각주로 저자가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있지만 너무 전문적이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없다면 기술적 내용을 모두 이해하기는 어렵다.

 

 

PART3. 한발 앞서 읽는 반도체 시장의 미래

마지막 파트에서는 세계 빅 테크-애플, 테슬라, 구글, ARM, TSMC, 퀄컴, ASML과 NXP, 삼성 등 세계적 기업들의 미래를 정조준하고 있는 전략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인류의 미래를 바꿀 확률이 가장 높다. 그들의 향방을 예의 주시함으로써 반도체 산업이 어떻게 흘러갈지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덧붙이자면 파운드리에 투자하고 있는 삼성이 제발 크게 일어나길 바란다.

 

 

 

 

 

왠만하면 한번에 책을 쭉 읽는 스타일인데 이 책은 읽다가 힘들어서 멈출 정도로 나에게는 어려운 책이었다. 특히 PART2의 기술쪽 파트가 너무 어려웠다. 마치 더하기 빼기 막 배운 학생인 나에게 선생님이신 저자가 미적분을 설명하시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통용되는 용어도 모르는 단어가 많았고 설명하신 기술 내용도 기초를 간신히 이해했다 싶으면 바로 심화 내용이어서 읽다가 쉬어야 했다. 나처럼 반도체 산업 전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던 독자에게는 반도체 기술발전에 따른 순차적인 흐름을 먼저 가볍게라도 설명해주었다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있는 중급자에게 맞는 수준의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어렵기만 한건 아니다. 챕터 중간중간 [반도체 투자전략 체크포인트]가 있는데 바로 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 기업이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어 상당히 유용했다. 공정별로 기술력을 가진 주요 기업을 소개하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이것만 공부해도 당장은 반도체 산업의 큰 흐름이 정리되는 것 같았다. 이 부분들만 정리해도 반도체 산업을 이야기하는데 빠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고 기업별 기술적 해자에 대해 심도 있는 이해를 하고 싶다면 추가 공부가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흐르고 싶지 않지만 책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답답했었다.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대만도 범국가적으로 자국의 반도체 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 기업들이 맨몸으로 태풍을 맞고 있는 거 같아 안타까웠다.

 

PART1과 3은 현재 반도체 산업과 미래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 서술 많다. 때문에 기술 자체의 내용보다는 기술의 흐름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빠르게 저자의 의견을 취합할 수 있다. PART2는 공정흐름에 따른 기술적 내용이기 때문에 기술적 해자에 관심많은 투자자에게 흥미를 유발할수 있어 시간이 없는 독자의 발췌독 하기에 유리해 보인다.

 

반도체 산업에 있어 CPU에서 GPU로 중요도가 변했듯이 시대가 변한다. 빅 테크가 보는 미래에 따라 앞으로도 기술의 발전방향과 요구되는 기술에 따라 지금과 다르게 바뀔 수 있다. 미래의 근간은 반도체이다. 이 책을 통해 전문가인 저자의 시각을 공유한다면 올바른 방향으로의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반도체 산업에 투자를 원한다면 한 번은 읽기를 권한다. 기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책 속 산업의 흐름과 수많은 기업들의 이야기만으로도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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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종말은 없다 - 세계 부와 권력의 지형을 뒤바꾼 석유 160년 역사와 미래
로버트 맥널리 지음, 김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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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의 시대에서 살다가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내 주변과 세계가 혼란스럽다고 느끼고 있었다. 딱 변화의 한 가운데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어떤 선택이 나에게 유리한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부족함을 알기에 여기저기 지혜를 구하던 도중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세계 부와 권력의 지형을 뒤바꾼 석유 160년 역사와 미래"

"이 책 한 권이면 유가 변동성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원유의 시대가 끝났다는데 과연 그럴까?"

"지금의 에너지 지형의 기원과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양서"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석유 시장을 바라본 책"

 

책 표지의 월스트리트 저널, 강남규 기자, 오건영 부부장 외 상품 및 에너지 전문가들의 추천사는 나에게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했다. 그 책은 바로 로버트 맥널리의 [석유의 종말은 없다]이다.

 

 

 

 

책은 프롤로그와 본문 2부 10장,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문은 석유의 역사를 시대순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1차 변동기 : 석유 시대의 시작인 시점이다. 검은 황금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광기로 폭락과 폭등의 극심한 가격 변화의 시대이기도 하다.

 

록펠러 시대 : 수요 폭발로 급격히 팽창한 석유 시장을 록펠러를 주축으로 한 카르텔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공급을 통제하기 시작했던 시대. 안정기이기도 하다.

 

2차 변동기 : 스탠더드오일의 해체 이후 다시 도래한 급변기. 전쟁으로 석유산업은 호황과 불황을 겪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있던 시대이기도 하다. 할당제가 시행되었고 유전 확보를 위한 계엄령 발동으로 군대가 출동하던 시대이다. 쿼터제가 시행되면서

 

텍사스 시대 : 텍사스에서 발견된 대형 유정과 여러 요인들로 미국 내 공급이 안정되고 전 세계적으로도 유정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7대 석유사의 국제 카르텔이 형성되어 중동 석유를 개발하는 시대이다.

 

OPEC 시대 : 중동의 개화기. 국제 카르텔이 가지고 있던 석유의 공급 주도권이 중동의 여러 나라의 연합인 OPEC으로 넘어간 시대이다. 이를 위해 금수조치 등 석유를 무기로 한 오일쇼크 사건들이 있었다. 이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적정 공급량을 맞추기 위한 스윙프로듀서(감산과 증산)의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사우디의 절대적 희생과 손실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2000년 이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는 더 이상의 스윙프로듀서 역할을 거절했다.

 

3차 변동기 : 세일가스가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시대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석유의 특징

석유는 수요와 공급에 무감각하다 혹은 가격 변동에 느리게 반응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심한 가격 불균형과 급등락이 발생한다.

석유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수요가 비탄력적이고 대체상품도 없다고 할 수 있다.

공급도 비탄력적이다. 자본집약적 산업이기에 선행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 비용도 높다. 투자가 되었다면 수요가 둔화되었다고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다. 동시에 업스트림(시추 및 생산), 미드스트림(운송), 다운스트림(제품생산 및 판매)의 각 과정마다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다. 동시에 보관이라는 버퍼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결국 통합(=카르텔)을 통한 공급의 조절은 석유산업의 생존 방식이었다.

 

 

 

 

 

 

나는 OPEC의 시대부터 살아오던 사람이어서 그런지 초창기의 석유의 개발부터 록펠러의 시대, 이후 혼돈의 시대 등 역사적 사건들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특히 록펠러는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고 그의 석유 제국을 세우기 위해 어떠한 일을 했는지도 상당히 궁금해지기도 했다. 동시에 책을 계속 읽어가면서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확대되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급과잉은 공급자 스스로를 죽이게 되니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가격을 통제하는 누군가가 나타난다. 그리고 동시에 기술의 발전을 트리거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시 되풀이된다.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도래한 혼란기이다. 아마 가격은 극심하게 변동될듯하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모르지만 결국 역사의 발자취처럼 적정가격을 형성하지 않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카르텔의 순기능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학창 시절에 배운 독과점은 폐해가 많다. 그러나 석유의 특징 때문에 석유산업에서는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카르텔은 당연하고 오히려 선한 조절자이라고 저자가 석유의 역사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나는 석유가 현대 건설업계와 상당히 비슷하다고 느꼈다. 수요와 공급에 시차가 존재하고 필수품이고 동시에 공급자의 카르텔이 잘 형성되었다는 특징들에서 그렇게 느낀 것 같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부분은 후반부 세일 가스의 발전과 에필로그 부분이었다. 기초적인 세일 가스의 생산방식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일반적인 유정의 생산량보다 세일가스의 생산량의 급증 속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비축유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특징은 큰 시사점이라고 생각되었다. 다만 나처럼 환경 부분에 무던한 이도 환경 부분에서 조금은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미래에는 지금과 다른 환경 이슈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미래 전망에 대해 자신의 여러 의견을 이야기했는데 이 부분도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미괄식 방식의 책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는 시간의 흐름 순으로 글이 서술되지만 중간중간 비교를 위해 앞뒤 시대를 넘나들면서 이야기가 진행한다. 여기서 잠깐 흐름을 놓치면 저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면 앞부터 다시 읽어야 해서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 거기에다가 번역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중간중간 저자의 이야기 흐름과 다른 번역이 있어 이해하지 못하고 앞으로 돌아가서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여러 번 해야 했다.

 

 

번역의 아쉬움이 있지만 책 내용 자체는 상당히 유익했다. 석유라는 상품에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경제 전반에 관심이 있는 독서가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그대로 반복되지 않고 변형된다는 말에 딱 맞는 석유의 역사서이고 미래를 보게 해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정말 능력만 된다면 원서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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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종말은 없다 - 세계 부와 권력의 지형을 뒤바꾼 석유 160년 역사와 미래
로버트 맥널리 지음, 김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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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본질과 역사를 반추해 봄으로서 미래를 예측하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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