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노자 - 오십부터는 인생관이 달라져야 한다
박영규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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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영화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매트릭스]였다. 몇 번이고 반복 시청할 정도로 나에게는 충격적이고 영화에 차용된 도가사상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한참 영화에 심취했을 때에는 장자의 사상이 도덕경에서 비롯되었기에 도덕경을 한 번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그 순간의 호기심과 열망은 일상에서 흐지부지되었고 어느새 마음 깊숙이만 남아있는 숙제 같았다. 그러다 박영규 저자의 [오십에 읽는 노자]를 만나게 되었다.

 


 

 

 

[오십에 읽는 노자]는 총 5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각 파트의 주제는 멈춤, 성찰, 용서, 비움, 조화다. 어떤 책은 목차 자체가 의미를 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런 책이다. 하나의 꼭지마다 주어진 부제들은 하늘하늘한 시처럼 고요히 흐르는 큰 강물처럼 할머니의 푸근한 품처럼 느껴진다.

1부 이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멈춤

‘한 걸음만 더’ 하는 순간 멈추는 지혜 |정지|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사는 삶 |순리|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성숙|

오십에는 절로 맑아지는 흙탕물처럼 |무위|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우지 못하니 |내공|

앉은 자리에서 천하를 내다보는 법 |안목|

지식은 버리고 지혜는 쌓아야 하는 이유 |통찰|

큰길 놔두고 샛길 찾을 필요는 없다 |정도|

오십부터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서행|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뽑히지 않는다 |토대|

2부 지금까지 충분히 잘살았다: 성찰

지난 일을 돌아보고 오늘 일을 살핀다 |반추|

무엇이 중요한지 곧게 내다보는 눈 |직시|

매사에 늘 놀란 듯이 해야 하는 이유 |각성|

어제가 오늘을 이루고 오늘이 내일을 이룬다 |연결|

나를 알기에 밝고 나를 이기니 강하다 |극기|

내가 볼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다 |주인|

얄팍함을 버리고 단단함을 취하는 사람 |전환|

간소한 삶의 원칙에서 나를 다잡는 법 |절제|

한 번의 행동이 백 마디 말보다 낫다 |실천|

어려울수록 근본을 돌아봐야 한다 |기본|

3부 마음의 품을 넓혀 나를 찾으려면: 용서

오십에 돌아보니 그만하면 잘살았다 |격려|

마음의 품을 넓혀 나를 찾으려면 |관대|

굽잇길 인생, 성패에 연연하지 말라 |의연|

어떤 상황이든 ‘충분해’라고 말할 때까지 |여유|

척질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하는 이유 |원만|

화목한 가정에는 효자가 없다는데 |화목|

자연을 닮으면 다툴 일이 없다 |평화|

싫은 내색 없이 그저 받아들였을 때 |덕망|

상대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라 |품격|

잘 싸우는 사람은 성을 내지 않는다 |침착|

4부 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시간: 비움

집착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 |방하|

낳았지만 소유하지 않을 때까지 |무소유|

단순함에 위대한 진리가 숨어 있다 |간결|

욕심을 내려놓고 소박하게 사는 법 |검소|

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오십 |초연|

족함을 아는 게 가장 큰 족함이리니 |만족|

말이 많으면 처지가 궁색해진다 |묵언|

관계가 편하고 돈독해지는 마법 |위임|

일 하나 이뤘다고 뽐내지 말라 |겸손|

앞서고자 하면 몸을 뒤에 둬야 한다 |양보|

5부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법: 조화

오십부터는 조화를 이루는 게 이치 |균형|

서로 보완하며 살아가야 할 때 |보완|

너무 강하면 부러질 수 있다 |유연|

모날 것인가 부드러울 것인가 |분수|

가야 할 길을 일관되게 걷는다 |중용|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지는 시간 |순수|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법 |단순|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지 말라 |내면|

한 번에 두 걸음을 걸을 수 없다 |보폭|

극단에 이르면 다시 돌아온다 |회귀|

 

책을 읽기 전에는 도덕경의 문구들을 실질적으로 풀어주는 교과서와 같은 느낌의 실용적인 책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틀렸다. 책은 하나의 주제를 정해 저자가 인생을 살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를 도덕경 속 문구들을 통해 독자에게 조언을 해주는 책이었다. 예상과 달라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읽다 보니 저자의 인생을 간접 경험하면서 나의 지나왔던 시간들을 비교해 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탁정서정]. 1부 [멈춤] 파트에서 무위에 있는 부분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꽃 피는 봄이 오듯 자연은 혹독함을 그저 견딘다. 김연아 선수에게 기자가 물었을 때 연습할 때 그냥 한다는 말을 했다. 힘들고 어려운 연습의 시간들은 실제 경기에서 꽃피우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들이 있었고 그때는 그냥 버티는 게 최선이었다. 그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고개를 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견뎌내었는데 어느새 겨울을 보내고 봄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시절의 경험은 지금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인지 [성찰] 파트 부분은 전반적으로 나를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총애를 받아도 놀란듯하라는 [각성]의 [총욕약경]은 삶의 진리와도 같다. 겸손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절제와도 결을 같이 한다. 연예인들의 삶을 보다 보면 대중의 큰 인기를 받고 절제하거나 겸손하지 못해서 무너지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로 자신을 잘 다스려 롱런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것이 나은 삶인가는 당연 후자의 롱런하는 삶이다. 인간사 새옹지마이고 화무십일홍이다. 득세할 때 뿌린 씨앗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그 사람의 행동에 달렸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나 그리고 기본이라는 것도 배웠다. 비단 골프의 자세에서도 그럴지인데 삶에서도 기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할지. 진리나 도의 원리는 어렵지 않은 거 같다. 기본만 바로잡으면 되는 것 같다. 그 기본에 중요한 원칙은 단순함이다. 쉽고 간편하게 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어느 현명한 왕이 알아냈다는 세상의 진리가 떠올랐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것만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도 반은 성공한듯하다.

 


 

 

초반에 명리학적 이야기가 있어서 이쪽으로 거부감 있는 사람이라면 책에 편견을 가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명리학적 이야기는 소수이고 단톡방 이야기, 저자의 젊은 시절 경험, 산책에서 만나 책임지게 된 고양이 등 진중한 성격의 대학 선배와 가벼운 술자리에서 듣는 조언 같은 글이라는 생각이 진하게 든다. 아직 오십이 안되었다 보니 [멈춤]까지는 한거 같은데 [성찰]도 해야 하고 [용서]도 해야 하고 [비움]도 하고 [조화]도 이룰 때까지 계속 책을 옆에 두고 종종 읽어야 할 것 같다. 조금씩 경험이 쌓일 때마다 읽으면 또 다른 곳이 내 마음을 두드릴 것 같다. 책을 읽는 사람마다 울림 있는 부분이 모두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갈림길에 서있는 것 같다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책 속 저자의 조언을 들어보라. 분명 노크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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