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물이 떨어졌어요!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79
테리 펜.에릭 펜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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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펜과 에릭 펜은 형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일리노이에서 태어난 형 테리 펜과 하와이에서 태어난 동생 에릭 펜은 토론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온타리오 예술디자인 학교에서 테리는 미술을, 에릭은 일러스트레이션과 조소, 영화를 전공합니다. 예술가의 피가 흐르는 형제들인 거죠. 각자의 따로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2016년 <한밤의 정원사>를 시작으로 두 형제는 의기투합해 함께 그림책을 만듭니다. 올해 북극곰 출판사에서 출간된 따끈따끈한 그림책 <하늘에서 보물이 떨어졌어요!>도 형제들의 합작품이죠. 



무성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흑백톤 그림 속에 컬러로 반짝이는 유리구슬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죠? 은박이 입혀진 제목 <하늘에서 보물이 떨어졌어요!> 아래에는 구슬 주위로 곤충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림책 앞뒤면을 펼쳐보면 조금 떨어진 수풀 속 번뜩이는 눈이 보입니다. 선뜻 다가가지 못해 먼발치에서 구슬을 보고 있지만 한 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듯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에요.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에메랄드빛 앞면지를 넘기면 하늘에서 떨어진 보물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속표지를 마주하게 됩니다. 네, 맞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보물'은 우리에겐 그저 평범하고 흔한 장난감인 유리구슬이었어요.



독자인 우리는 이미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뭔가가 떨어졌어요.’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하늘에서 떨어진 구슬에 제각기 반응하는 곤충들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자연 속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낯선 ‘유리구슬’을 마주한 곤충들은 그들이 그동안 살면서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들을 배경으로 구슬을 대하고 설명합니다.


곤충들의 다양한 반응에 사로잡혀 수풀 속에서 유리구슬을 주시하는 존재를 놓치셨다면 책장을 다시 앞으로 넘겨보세요. 주인공인 거미가 전면에 등장하기 전 어떤 식으로 그림 속에 녹아 있었는지, 얼마나 집요하게 유리구슬에 관심을 보였는지 확인할 수 있답니다.



찰스 디킨스의 고전 <크리스마스 캐럴> 속 주인공인 욕심많은 고리대금업자 스크루지를 떠올리게 하는 톱 햇(Top Hat)과 격식을 갖춰 차려입은듯 나비넥타이를 한 거미는 유리구슬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합니다. 자신의 거미줄 위에 떨어졌기 때문에 자기 것이라는 거죠. 그리고 이때부터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더 큰 욕심을 부리는 거미의 모습은 한 편의 우화처럼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 엿보였고, 스크루지 같던 거미의 드라마틱한 변화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어요. 다리 다섯 달린 괴물의 등장에선 웃음이 빵 터지기도 했구요. 이후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한 <하늘에사 보물이 떨어졌어요!>는 여러분이 직접 그림책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전부 얘기해드리면 그림책에서 누릴 즐거움을 제가 앗아가게 될테니까요. ^^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거미가 어두운 밤에 무엇을 해야 할지 별을 보며 깨닫는 장면입니다. 목동들은 가축을 지키며 별들 속에서 동물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 뱃사람들이 망망대해에서 별을 통해 나아갈 길을 찾았던 것처럼 거미 역시 반짝이는 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고 나아가야할 길을 찾습니다.


펜 형제가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저 말 같았어요.


에릭 펜이 자신의 SNS에 올린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언급이 되어 있었는데요,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주위에 만연한 물질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동시에 아름다움을 나누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답니다. 관대한 행동이 어떻게 공동체를 묶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요.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우리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것이라면서 말이죠.


공유하는 세상, 함께 누리는 공동체가 어떤 식으로 변화되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고, 세밀하면서도 디테일한 펜 형제의 그림이 흑백에서 컬러로 변화되는 부분에서는 영화 <플레전트빌(Pleasantville)>이 떠오르면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데, 정말 멋진데 글로 다 설명할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럴 땐???!!! 여러분이 직접 그림책을 펼치고 꼭 두 눈과 마음으로 이야기를 담으시면 됩니다. 펜 형제의 놀랍도록 디테일한 그림과 놀라운 색상들, 위트 넘치는 이야기가 담긴 <하늘에서 보물이 떨어졌어요!>. 곤충들의 시선으로 풀어낸 보석같은 우화를 여러분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본 서평글은 네이버카페 '책이 있는 마을, 북촌'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를 통해,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별은 누구에게나 빛을 비추고 있었지요. 욕심쟁이 거미에게도 말입니다. 거미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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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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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라고 단어의 뜻을 설명합니다.


‘동화 같은 풍경,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이란 표현은 현실에선 보기 힘든 아름답고 환상적이라는 뜻을 포함하죠. 그런데 최근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찾아 읽기 시작한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화 읽는 어른’이란 책모임이나 관련 강연들도 자주 보이고,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들의 리커버판이 출판사별로 다양하게 출간되기도 해요. 동화 속 등장인물들에게 매력을 느끼고, 새롭게 재해석하며 동화의 내용을 더 깊이 파고드는 어른들, 꼬꼬마 시절에 읽었던 이야기를 20년, 30년이 지나 다시 읽으며 새로운 즐거움을 누리는 어른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거겠죠. 이 책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역시 그런 ‘어른 독자층’을 위해 탄생한 책입니다.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 속 명언 320가지’라는 부제와 ‘유독 지친 날, 한줄기 위로가 되어주는 동화 속 이야기’라는 문구가 앞표지를 장식하고 있고, 뒤표지에는 목차를 펼쳐보지 않아도 친절하게 책 안에 담긴 내용을 5가지 파트로 나눠 선보이고 있어요. ‘잃어버린 가치를 찾아, 불안한 시간을 위하여, 모험과 불확실함 속에서, 특별한 세상을 마주하여, 그리고 마지막 소중한 이들을 떠올리며...’ 까지, 5가지 주제로 각기 5편의 동화가 선별되었고, 그 동화 속 주옥같은 명언들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동화가 어떤 식으로 담겼을지, 과연 내가 떠올린 그 동화가 이 책 안에 담겨 있을지 궁금증을 일으키는데요, 급하게 표지를 넘깁니다.


책날개에 담긴 작가 소개글에서 이 책의 시작점을 찾을 수 있었어요,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의 이서희 작가는 어른이 된 후, 우연히 동화 <파랑새>를 다시 읽은 후, 이 책 속 한 줄의 명언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해요. 그리고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동화 속 명언을 펼쳐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길 바라며"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히고 있어요.



프롤로그를 지나 작가가 위안을 받았다는 파랑새 이미지를 넘기면, 어떤 동화가 담겨 있는지 차례가 펼쳐지고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첫 번째 파트는 “잃어버린 가치를 찾아....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함”이에요.

무기력한 일상과 익숙함 속에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가치를 되새기는 동화들! 작가는 그 첫 번째 동화로 <샬롯의 거미줄>을 꼽았네요.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샬롯의 거미줄>은 새끼돼지 윌버와 거미 샬롯‘의 우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윌버와 샬롯의 우정이 윌버를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돼지로 만들어주었고, 생명을 지켜내기도 합니다.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고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우정‘이라는 가치를 첫번째 파트인 "잃어버린 가치를 찾아서"에서 첫번째로 언급하고 있는데요, <샬롯의 거미줄>의 스토리, 책 속에 담긴 명언들, 저자 E.B화이트에 대한 정보와 독자들이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는 사색의 페이지까지 담겨 있답니다.


책을 차례대로 읽어도 좋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동화책들 파트를 먼저 찾아보았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는 세 번째 파트인 “모험과 불확실함 속에서... 긴 여정을 이겨낼 힘” 속에 있었습니다. 부제가 '행복이 기다리는 목적지'라 붙여져 있는 <오즈의 마법사> 속에서 작가는 긴 여정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장 진실 되게 원하는지, 무엇을 위해 그 길 위에 서 있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짚어줍니다. 동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내가 가진 것을 착각하기도 하고, 갖고 있는 것을 잃어버렸다 여기기도 하니까요.




우리 삶을 통찰하게 하고 그 안에서 감동 찾을 수 있는 동화. 어쩌면 우리가 영원히 동화를 놓지 못하는 것은 내 안의 저 아이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어른인 우리 모두는 처음엔 다 어린 아이였으니까요. 지친 당신에게 전하는 힐링서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책을 펼치는 순간 위로와 휴식이 당신 곁을 찾아들겁니다.


*본 서평글은 리텍콘텐츠 출판사가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바아 작성하였습니다.

우리 안엔는 여전히 어린 아이가 머물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화는 우리 모두의 책이기도 합니다. 동화를 읽으며 어린 시절 배웠던 따듯한 가치를 되새겨보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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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회 노란상상 그림책 86
한라경 지음, 김유진 그림 / 노란상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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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회>는 노란상상에서 출간된 ‘노란상상 그림책’ 86번째 책입니다. ‘노랑’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는데요, 노란상상 출판사는 봄날의 개나리, 샛노란 병아리와 같이 시작과 성장을 상징하는 ‘노랑’에, 아이들의 '상상'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주제를 책 속에 담아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읽고 감상할 수 있는 책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그림책 <오늘 상회> 역시 결코 가볍지 않은 ‘오늘’의 의미와 가치를 그림책 속에 녹여냈어요.

‘아침마다 저를 오늘로 이끄는 작은 존재들을 생각하며 썼다’는 한라경 작가의 글과 ‘한 점 한 점, 오늘이라는 붓질이 모여 우리 삶의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작업했다’는 김유진 작가의 그림으로 <오늘 상회>가 완성됐습니다.



아침 해가 아스라이 비춰질 무렵, 오늘 상회에 전등이 켜지고 그 불빛의 색을 담은 <오늘 상회>라는 제목이 책 표지를 밝힙니다.

표지를 넘기면 앞면지부터 그림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파란빛이 감도는 방에 바람이 불어 커튼은 흩날리고 있고, 창가에는 뚜껑이 닫힌 병 하나가 보입니다. 핑크빛 액체가 담겨져 있고, 창밖으로는 해가 뜰 때의 하늘빛이 펼쳐지고 있어요. 어떠한 글도 쓰여 있지 않지만 앞면지는 마지막 장면과 비교해서 보시고 무엇을 의미할까 생각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닫힌 병과 열린 병, 가득 찼던 병과 비워진 병, 빈 병 속에 꽂혀져 있는 활짝 핀 꽃 한송이... 저는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게 되더군요.



속표지에는 창가에 병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어요. 그리고 이야기는 오늘 상회에 불이 켜지며 시작됩니다. 어스름한 새벽, ‘오늘’이라는 병을 실은 트럭이 들어오면 주인은 오늘 상회의 문을 엽니다. 주인은 손님들이 오기 전에 매일 작은 병을 반짝이게 닦고 병에 적힌 사람들의 이름을 확인한대요.

어제는 있었지만 오늘은 없는 이름도 있고 오늘부터 시작되는 이름도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각양각색의 병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하루를 의미하는 것 같아요.



어떤 병은 아주 작고 어떤 병은 아주 크고 깁니다. 화려하게 생긴 병도 있고, 단순하게 생긴 병도 있어요. 하루 24시간이라는 하루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똑같이 주어지지만, 그 하루를 채우는 방식은 각양각색이잖아요. 오늘을 의미 있고 알차게 보내는 이들도 있고, 쳇바퀴 돌리듯 무미건조한 일상을 반복하는 이들도 있고요. 작가는 각기 다른 병들을 통해 각기 다른 우리들의 오늘를 그려낸것 같습니다.

오늘 상회 주인과 함께 고양이의 뒷모습도 보이는데, 고대 이집트인들이 목숨이 9개라며 신격화 할 정도로 좋아했다는 고양이가 오늘 상회에 있는게 이 가게의 신비롭고 묘한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죠?



해가 뜨자 '오늘 상회'에 손님들이 밀려옵니다. 바쁜 현대인의 대명사인 회사원부터 교복을 입은 학생들, 뒤이어 노인과 아저씨, 소녀와 소년들이 오늘 상회를 찾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이야기를 이끄는 머리카락이 새하얀 할머니도 오늘 상회를 찾습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서 더 미스터리하고 신비롭게 다가오는 오늘 상회 주인은 할머니에게 오늘을 건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할머니가 아주 작은 꼬마였을 때부터, 소녀가 됐을 때, 사랑하는 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는 할머니의 지나온 삶을 되짚어줍니다. 피할 수 없는 일들도 할머니의 오늘에 드리웁니다. 비어버린 병에 꽃힌 하얀 꽃, 떨어지는 꽃잎... 할머니 인생의 굴곡을 글과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할머니의 인생은 계절로도 느끼실 수 있어요. 꽃이 피는 봄, 담쟁이 덩굴이 싱그럽게 벽을 감싸는 여름, 낙엽 지는 가을을 지나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까지... 할머니의 삶이 사계절로 나열되죠.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나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책등 제목 위에도 호랑나비가 있어요!)

백발이 된 할머니 곁을 맴도는 호랑나비. 무기력해진 할머니에게 지나가던 아이의 인사, 오랜 친구의 연락 등 작은 관심이 찾아들고 할머니는 다시 오늘을 맞이합니다. 그때 할머니는 나비를 쫓아 오늘 상회로 발걸음을 내딛어요.

나비는 여러 문화권에서 환생한 영혼으로 여겨지고 즐거움과 행복을 의미하는데, 우리 선조들 역시 책 속에 등장한 호랑나비를 보면 좋은 일을 점쳤다고 하더라구요. 한편으로는 아름답지만 얇은 날개를 가진 약한 나비가 꼭 우리 사람들의 모습과 닮아 있는듯 해요. 지구라는 행성 위에 존재하는 우리 인간들은 한없이 약하고 유한한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한 번의 날갯짓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나비효과처럼 하루를 대하는 우리 일상의 태도가 우리의 삶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고, 세계의 미래도 변화시킬 수도 있지요.


오늘 상회의 주인이 할머니에게 오늘을 내밀며 전한 이 말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건내고 싶었던 말이겠지요?

여전히 소중한 '오늘'이 여러분 앞에 아무런 대가 없이 내어졌습니다. 그러니 책 속의 할머니처럼,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고 오늘 피어난 꽃과 오늘 더 자란 풀 향기를 맡으며 여러분들도 새로운 '오늘'을 느끼고 누리시길 바랍니다.



*본 서평글은 네이버카페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통해, 노란상상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오늘은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가지만 소중하게 보내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져 버린답니다.

웃고 떠드는 사이, 오늘은 금방 어제가 됐고 소중하게 보내지 않은 오늘은 금방 잊히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소중한 오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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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7 - 제5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2022 천보추이아동문학상 본선, 2021 한국출판문화상 본선 글로연 그림책 24
이기훈 지음 / 글로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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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이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뼈를 갈아넣었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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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악당 바람 과일 채소 히어로즈 시리즈
사토 메구미 지음, 황진희 옮김 / 올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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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이죠. 백설 공주가 좋아한 사과는 미녀를 위한 과일로 꼽기도 하고,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사과’로 불리며 건강을 지키는 대명사로 떠올립니다. 세상을 바꾼 사과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호기심과 욕망, 그리고 인간의 원죄를 상징하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선악과 사과라던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했다는 뉴턴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애플사 로고도 한입 베어 문 사과인데, 이것은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킨 사과로 꼽기도 하죠.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과일 ‘사과’가 그림책 속 캐릭터로 새로이 태어났습니다. [과일 채소 히어로즈 시리즈] 네 번째 작품, 사토 메구미의 <사과와 악당 바람>에서 말입니다.





빨갛게 잘 익은 사과가 사과모양 가방을 메고 맛있는 숲에 등장하는 모습이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망고스틴 꽃과 방울토마토 꽃, 애플망고 새와 오이 나비가 맛있는 숲을 채우고 있네요.

잘 익은 사과의 속 살색 같은 앞면지를 넘기면 이 책의 주인공들이 속표지에 등장해요. 노랑사과, 빨강사과, 그리고 초록사과입니다. 사과 삼총사는 맛있는 숲에 놀러왔는데요, 맛있는 숲 속 과일 채소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었던 사과 삼총사는 친구들에게 기마전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빨강 사과의 가방 속에는 기마전을 위한 색색깔의 머리띠가 들어 있었어요. 뭔가 ‘도장깨기’ 느낌이 들죠?? 자신만만한 초록 사과, 여유 가득한 노랑 사과, 승리에 대한 단호한 의지가 엿보이는 빨강 사과의 표정만 봐도 이미 결과는 보이는 듯합니다.


크기가 같은 사과 팀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삼총사의 합은 잘 맞아보이죠. 이 부분을 통해 아이들은 '협동과 균형'에 대해 배울 수 있어요. 여럿이 모여 하나가 되기 위해 필요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흔들리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크기가 비슷해야 한다.’ 같은 것들이요.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팀을 이기며 사과팀은 무패신화를 써내려갑니다. ‘이기는 편이 우리 편’이 되듯 독자들도 사과팀을 응원하고 그들의 행보를 쫓아가게 되죠.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했던가요? 이어지는 승리로 너무나 자신만만해 하던 사과팀 앞에 ‘이상한 갈색 바람’이 나타납니다. 촉이 좋은 레몬은 갈색 바람을 수상하게 여기게 되는데요, 사과들을 쫓아온 갈색바람은 무엇이었을까요? 자신만만하던 사과 삼총사는 무사할까요? 과일채소 히어로즈는 ‘맛있는 숲’의 평화를 어떻게 지켜낼까요??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채로운 캐릭터의 매력을 누릴 수 있는 시리즈 그림책의 정석! [과일 채소 히어로즈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 <사과와 악당 바람>.


전작과 동일하게 ‘맛있는 숲’을 배경으로 ‘과일 채소 히어로즈’들의 정의감 넘치는 활약은 흥미진진하고, 매 시리즈마다 바뀌는 주인공 캐릭터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대입해서 보게 됩니다. 아름다운 외모와 뽐낼 만한 실력을 가진 사과들도 약점은 있었고, 위기의 상황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습니다. 늘 이길 것 같은 사과팀도 패배를 경험해요. 그 이유는 그들을 뛰어넘기 위해 더 나은 방법을 찾고 고심한 다른 과일 채소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어요.


우리 주변 어디선가 마주했을 법한 과일 채소 캐릭터들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는데, 번역자 황진희 선생님께서 저자 사토 메구미와의 인터뷰 내용 중에 ‘그림책 속 과일 주인공들의 성격은 어떻게 설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어요. 과일과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주인공들의 성격!! 저도 정말 궁금했었는데, 우리 아이와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이들의 성격을 캐릭터화해서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고 답하셨네요.

전작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의 깨알 등장과 케미 뿐만 아니라 과학적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배울 수 있어요. 아주 자세하게 적고 싶지만 ‘갈색 바람’ 존재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이렇게 살짝 언급만 해드립니다. 책을 구입하시면 함께 동봉되어 오는 “독후활동 자료”로 아이와 집에서 재미난 실험을 해보실 수 있어요. 물론 그 실험 역시 '갈색 바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과와 악당 바람>을 읽고 나서 아이와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한 부모님들께는 큰 도움이 될거예요.




아이와 함께 [과일 채소 히어로즈] 시리즈를 읽으며 나는 어떤 캐릭터와 닮았나, 내 아이와 내 주변 사람들의 캐릭터들을 그림책 속에서 찾아보세요. 아이와 더 많이 대화하고, 아이가 그림책과 친해지는 계기가 될테니까요.


*본 서평글은 올리출판사 서포터즈 '올리올리 2기'로 선저오디어,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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