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파라파냐무냐무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유아 그림책 부문 대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이지은 지음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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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디저트 마시멜로! 마시멜로의 주성분은 젤라틴과 계란 흰자, 그리고 설탕이라고 해요. 하지만 마시멜로를 먹으면 그때 쌓인 지방은 지구 한바퀴 반을 돌아도 빠지지 않는다는 괴소문도 있었어요. 실제로 마시멜로 안에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은 Zero인데 말이죠.

달콤하지만 칼로리 폭탄이라 오해를 샀던 마시멜로가 이번에는 그림책 전면에 등장합니다. 전작에서 팥빙수의 유래를 유쾌하게 풀어냈던 이지은 작가의 손을 거쳐서 말이죠. <팥빙수의 전설>, <빨간 열매>, <할머니 엄마>와 <종이 아빠>까지... 이지은 작가님의 전작을 사랑했던 독자로서, 과연 이번 신작에는 ‘어떤 유쾌한 상상과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정말 궁금했답니다.

하지만 제목을 듣고 아무리 추측을 해봐도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짐작조차 힘들었어요. ‘이파라파냐무냐무’. 암호명 같기도 하고, 식물의 학명은 아닐까, 아니면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의 언어는 아닐까...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봐도 어떤 힌트도 나오지 않더라구요. (스포방지 차원에서 저 역시도 알려드릴 수 없어요.)

 

그렇게 받아든 <이파라파냐무냐무> 가제본판. 표지만 보고서는 내용 예측이 불가능했습니다. 검은 생명체(괴물?)는 갈색 음료가 든 찻잔을 들고 있고, 찻잔 속에는 하얀 생명체들이 빠져 있어요. 까만 고깔모자를 쓴 하얀 생명체는 암벽 등반을 하는 것 마냥 빨간실에 매달려 있는 것도 있고, 몇몇은 검은 생명체 머리 위에서 힘겹게 빨간줄을 당기고 있습니다. 게슴츠레 뜬 노란 눈에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검은 생명체는 뭔가 공포물을 연상시키지만, 반전미 돋는 강아지처럼 귀는 얌전하게 접혀 있어요.

‘아~ 궁금하다 궁금해!!!’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앞표지를 넘기면 속표지까지 장장 4장에 걸쳐 이야기의 배경이 펼쳐집니다.

 

사건의 배경은 마시멜롱 마을입니다. 까만 고깔 모자(종 모양의 초콜렛!!!)를 쓰고, 그들의 모습과 닮은 버섯 모양의 집에서 단체 생활을 이어가던 마시멜롱들. 함께 먹을거리를 찾고, 같이 나눠 먹으며, 배부르면 잠드는...그런 평화로운 날들을 누리던 마시멜롱들은 어느날, 숲속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소리를 듣습니다. 속표지에 드디어 궁금증을 자아냈던 제목인 “이파라파냐무냐무!"가 가 등장해요. 그 소리는 검은 생명체 털숭숭이가 내는 소리였는데요, 마시멜롱 마을의 평화를 뒤흔든 “이파라파냐무냐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요? 

 

 

 

 

<이파라파냐무냐무>의 서포터즈로서 이 그림책을 어떻게 소개해드려야하나 고심을 해봤는데, 이 책은 이런 분들이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약간의 스포 포함!!!>

먼저, 소신 있는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분들!

무리에서 혼자 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듭니다.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그런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마시멜롱 친구들 중에도 그런 용기 있는 친구가 있답니다.

두번째로는, '선입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분들!

겉모습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나보다 크고 험악하게 생겼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한쪽면만 보고 쉽게 단정해버리는 '선입견'이라는 단어에 대해 아이들에게 짚어줄 수 있는 책이었답니다.

마지막으로 정확하고 바른 언어 습관에 대해서도 관심 있으신 분들!

최근에 줄임말, 외계어, 유튜버들이 사용하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말들이 어린 초등학생들 사이에까지 파고 들었는데요, 바르고 정확한 언어 사용과 표현은 옳바른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죠. 울먹이거나 짜증내며 자신의 의사를 얼버무려 표현하는 어린 친구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대화의 기본이 무너지면 어떤 결과가 펼쳐지는지 눈으로 보여줄 수 있어요.

 

 

 

믿고 보는 이지은 작가의 신작 <이파라파냐무냐무>를 서포터즈로 먼저 만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아이와 소리내어 대사를 주고 받으며 읽으면 더 실감나고, 작은 캐릭터들의 표정과 행동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는 책이었어요. 마지막 페이지의 변화된 마을 표지판까지, 이지은 작가의 디테일함과 위트가 넘치는 이 책! 고민하지 마시고, 아이들과 '책읽는 즐거움' 함께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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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그림책 - 제3회 보림창작스튜디오 수상작, 2023 북스타트 선정도서 보림 창작 그림책
이은경 지음 / 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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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0G20회의 폐막 연설 후 오바마는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은 정적만 흘렀죠. 침묵한 우리 기자들을 보며 국제적 망신이라 비난했지만 질의응답 시간에 흐르는 정적은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익숙한 모습입니다. '정답은 하나'라고 교육받은 우리에게 질문은 무의미 했고,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고 눈총을 받거나 창피당하기 일쑤였거든요. 그렇게 질문이 불편한 우리가 2020년 끝없이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을 만나게 됩니다

 

 

 

'작가주의 그림책 출간'을 목표로 한 '보림그림책 창작 스튜디오'의 제3회 수상작인 <질문의 그림책>"상상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로!"라는 공모전의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기존 그림책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독보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선보입니다.

     

'그림의 마술사'라 불리는 에셔의 <올라가기와 내려가기>를 보는 것처럼 무한의 늪에 빠지게 하는 타이틀 글자 나열부터, 띠지에 그려진 그림까지- 책을 받아든 순간부터 <질문의 그림책>이란 제목답게 자연스레 질문을 떠올리게 만들죠.

    

 

 

표지를 감싼 띠지 그림에는 잔잔한 물결 속에 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평화로운 배경 위로 새들, 아니 새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날고 있습니다. 껍질이 반쯤 벗겨진 과일인것 같은데 아주 평온히 날고 있습니다. 표지를 감싼 띠지를 벗기면 그 과일이 무화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무화를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뒷 표지는 친절하게 접시 위에 무화과와 새를 함께 담아 놓았습니다. 작가의 친절함이 엿보이죠.

    

 

 

작가는 몸속에 꽃을 품는 무화과를 하늘을 나는 새로 변신시켜 그려놓았고, 우리는 머릿속에 수십 가지 질문을 품고 책을 펼치게 됩니다. 첫 페이지부터 '질문은 어디에서 오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수많은 질문은 어디로 사라질까?'로 마무리 되며 그 사이에 엉뚱하며, 시적인 질문들을 작가의 환상적인 그림으로 채워놓았습니다.

 

판권면 상단에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통해 쉴 새 없이 엉뚱한 질문을 하는 자기 안의 아이를 만났고 그 아이와 함께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라는 작가의 말이 남겨져 있습니다. 칠레의 민중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는 20세기 가장 대표적인 시인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죠. 죽는 순간까지 '철들지 않는 소년'이었던 그는 평생 대자연에, 육체적 사랑에, 고통 받는 이웃의 순수함과 아름다운 사회에 대한 꿈에 매혹돼 그 감상을 시로 옮겼습니다. 이은경 작가는 아마도 그의 초현실적인 시들에 주목한 것 같습니다. 네루다의 시어처럼 이은정 작가의 그림에도 생동감과 열대성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림 중간 중간 칠레의 전통모자 츄바야를 쓴 등장인물들이 보이는 것이나 영화 '일 포스티노'의 배경을 떠올리게 하는 바다 풍경 등도 네루다에게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은정 작가의 전작들인 <악어가 쿵, 작은 새가 포르르><아기만 좋아해>와 비교해 보면, 이번 작품은 이국적이며, 그림의 깊이가 더 깊어졌음을 느낄 수 있어요.

    

 

 

팝콘이 꽃망울로 표현되고, 개구리와 빨간 딸기의 경계는 점차 사라집니다. 수박이 쪼개진 모습은 화산 폭발을 연상시키고, 줄 맞춰 늘어선 가로수에는 아이스크림도 언뜻 보입니다.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공간에 기묘한 요소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자리하고 있어요. 평범한 사물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 받으며 미술관에 걸려있을 법한 초현실주의 작품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시적 상상의 세계로 이끄는 <질문의 그림책>.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을 읽으며 정답 없는 질문들을 마음껏 펼치고, 시인처럼 노래할 수 있게 되기를... 그래서 세상이 조금 더 다채로워지길 함께 바라봅니다.

질문은 어디에서 오지?

수많은 질문은 어디로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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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빠진 아이 마음별 그림책 11
미겔 탕코 지음, 김세실 옮김 / 나는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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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학부모의 눈길을 확 잡아끄는 그림책 <수학에 빠진 아이>. 학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님이라면 아니! 수학에 빠진 아이라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 싫다는 수학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지?’ 하며 책을 집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빠르면 초등학교 5학년부터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생긴다는 우리나라에서 스스로 수학에 빠졌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건 분명 TV속 영재라고 소개되는 아이일 테니까요.

   

책 표지를 보면 빨간 곱슬머리 아이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습니다. 비행기는 궤적을 남기며 어디론가 날고 있고 그 종이비행기를 아이와 고양이가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지요. 아이 주변엔 뭔가 수학과 관련된 소품들이 펼쳐져있습니다. 삼각자, 각도기, 종이에 적힌 수학 공식들과 그래프. 제목에도 수학 코드가 숨어있는데, ·거짓 명제를 나타내듯 XO가 수학이란 글자에 빨간 색으로 녹아 들어가 있습니다. 판권 정보가 있는 페이지에서 찾은 원제목은 <Count on me>(해석하자면 나를 믿어). 한국 독자들이 이 책의 의미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원제를 초월한 번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뒷면 표지 전체를 펼치면 하나의 풍경이 담겨져 있습니다. 같은 실내공간에 빨간 곱슬머리를 한 두 아이가 있지요. 치마를 입은 아이는 신나게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고, 또 한명의 아이는 자기 몸보다 더 큰 금관악기(튜바)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서로 등지고 서 있으면서 서로를 신경 쓰거나 눈치 보지 않고 본인이 빠져 몰두하고 있는 두 아이. 뭔가 느낌이 옵니다.

 

7,80년대 벽지무늬마냥 같은 모양이 끝없이 반복되는 프랙털 면지가 보이고, 속표지에는 우리나라 전통놀이인 사방치기와 비슷한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 속표지를 넘기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빨간 머리 소녀의 가족은 저마다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일이 있습니다. 아빠도, 엄마도, 오빠까지도 말이지요. 주인공인 나도 자신이 푹 빠질 만큼 좋아하는 걸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찾아냅니다.

   

기적의 연산을 통해 빠르고 실수 없는 셈을 하며 수학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는 생활 주변에 살아 있는 수학을 발견하는 데에 빠집니다. 거리에서, 놀이터에서, 호수나 거실 창밖 풍경에서 아이는 날마다 수학을 찾고 수학을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 페이지는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벼룩시장에서 보인 빨간 머리 소녀 가족의 모습입니다.

작가는 세상을 보는 방법은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무한하다고 말하고 있고, 그림 속 아빠와 엄마, 오빠, 그리고 빨간 머리 소녀 모두 자신이 빠진 분야에 몰입하는 모습입니다. 서로가 빠진 분야에 대해 우위를 정한다던가, 비교하지 않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열정적인 모습으로 빠져 들고 있지요.

 

부록처럼 보이는 <나의 수학 노트>는 학부모 입장에서 무척 매력적입니다. 어려운 수학 개념들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거든요. 작가 미겔 탕코는 <나의 수학 노트> 마지막 페이지에 자신의 열정을 따라서 꿈의 별에 다다른 모든 친구에게라며 이 책을 마무리 합니다.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 라는 말이 있지요. 한 가지 일에 열정적으로 빠져들어야 그 분야에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습니다. 하나에 무조건 빠져들 수 있는 힘, 그 열정이 한없이 간절한 20201월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수학을 좋아하는 내 열정을 이해하기 어려울 거야. 하지만 세상을 보는 방법은... 이루 다 셀 수 없을 만큼 무한하니까. 수학도 그중 하나야. 넌 무엇에 푹 빠져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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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만의 집 꿈꾸다 짓다 살다 - 설계부터 완공까지 1억 집짓기 도전기
김병만.박정진 지음, Dreamday 편집부 엮음 / 드림데이(Dreamday)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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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넓은 정원이 있는 4층집을 짓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3남매와 부모님이 각각 한층씩 쓰며 같이 모여살면 어떨까 생각했던 때였다. 하지만 머리가 커지면서 그 꿈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이루기 힘든 것인지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그 꿈을 포기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집이란 것은 가족이 함께 사는 생활 공간이면서도 투자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집없는 설움" 이건 비단 드라마 속 주인공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에 내가 아는 지인 역시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재계약을 하려고 했지만 주인에게 돌아온 대답은 월세를 100만원씩 주던가 전세금을 1억 올려달라는 것이었단다. 어쩔 수 없이 목돈을 들여 2년만에 또 이사를 하게된 지인은 스스로를 '철새'에 비유하며 자신에게 집은 '가깝지만 너무나 먼 당신'이라 농담을 했다.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삶의 공간이자 애증의 대상이 된 '집'. 국민달인이자 정글의 법칙에서 병만족장으로 나오는 개그맨 김병만씨가 설계부터 완공까지 주택을 짓는 과정을 이 책<집 꿈꾸다 짓다 살다>에서 속 시원하게 밝히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1억'에 주택을 짓는다는 것이다. 톰소여의 모험을 좋아했다는 김병만씨는 목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시절부터 건축에 대한 많은 경험이 있었고, 건축학을 공부하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단다.

1억 주택 프로젝트가 주목하는 것은 집을 짓고자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맞게 '싸고 좋은집'을 누구나 지을 수 있도록, '저렴한 표준 비용'이 될만한 과정을 만들고 '고단열의 효육적인 주택'을 짓는 것이다. 최신식 공법이 도입된 104일간의 모든 과정이 이 책에 담겨 있고, 맞춤형 집짓기에 도전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하나의 가이드북인 셈이다.
 
토지 대금을 제외한 건축물 비용 1억으로 정말 가능할까? 걱정반 기대반으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1억 주택' 프로젝트가 어떻게 가능한지 전문가들의 깨알 정보들과 함께 국민주택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 책은 좋은 집의 조건으로 화려한 인테리어를 권하기 보다는 난방비가 적게 들면서 따뜻하고, 비가 새지 않는 방수와 방습이 잘 되는 것이라며 전문가적 입장에서 독자들에게 직언한다. 구조와 공법, 어떤 재료로 집을 짓는 것이 효율적인지, 각각 공법의 장 단점도 자세히 비교해준다. 또한 난방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 골조공사의 큰 비용을 차지하는 지붕 형태에 대한 고찰이나 단층집과 이층집의 비교 역시 실제로 집을 짓고자 하는 이에게 현실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준다.

내가 직접 기초 설계를 스스로 진행하고 확정할 수 있는 모듈러 설계는 건축주가 직접 설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김병만씨의 제안으로 1억 주택 프로젝트에서 지은 그의 집은 '한글주택' 1호로 정해졌다.
   
전문가가 알려주는 알짜배기 정보는 '짓기 part' 곳곳에 숨어있다. 첫삽을 뜨는 착공식에서부터 기초파기나 공사 허가 등의 기초 공사 단계에 관한 설명, 사진으로 보는 현장일지는 이해되지 않던 가려운 부분을 잘 짚어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하나 얻은 알짜배기 정보는 초보자가 땅을 살 때 땅 고르는 비법이다. 내가 살 땅에 자장면 배달이 오나 안오나 알아보면 된다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를 들어보니 무릎을 탁 칠만했다. 간단하지만 유용한 이런 팁도 놓치지 말아야할 부분이다.

 

집 짓기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했다는 김병만씨. 생활을 변화시키는 삶의 공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한글 주택 1호는 멋지게 완공되었다. 마지막 '살다part'를 찬찬히 넘겨보다보면 내집 집들이를 한것 마냥 뿌듯해진다. 그의 집 벽면을 장식한 '가화 만사성, 소문만복래, 마부위침, 무병장수, 만사형통'. 김병만씨가 1억주택 안에서 이루고 싶은 것들을 새겨놓은것 처럼 나도 언젠가는 내 집을 내 손으로 짓고 저리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1억원으로 꿈같은 집짓기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이 책, 허황된 꿈이 아니다. 반신반의 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집 한채가 완성되어 있다. 한글 주택 1호를 시작으로 현재 6개가 진행되고 있고 건축주가 모두 모듈러로 직접 기초 설계를 하여 시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국에 세워지고 있는 한글주택... 나도 언젠가 한글 주택의 주인이되길 바라며 이 책을 다시 펼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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