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사요코

여섯 번째 사요코 ㅣ 모노클 시리즈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8월

"사요코가 나왔어."

일본의 남녀공학인 어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 학교에는 전설같은 전통이 있는데 '사요코'라는 역할을 맡는 학생이 3년에 한번 등장한다. 매년이 아니라 3년이란 시간의 간격이 있는데,  1년 간격으로 역할을 전달해주는 중간자를 하는 학생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역할은 사요코에게 중요한 물건을 전달해주는 것. 이렇게 전설같은 전통은 15년을 이어왔고, 드디어 여섯번째 사요코가 나오는 중요한 해를 맞이 했다. 사요코의 첫번째 미션은 그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사물함에서 꽃병을 꺼내와 신학기 첫날 빨간 꽃을 꽂아 자신의 반 교탁에 올려 두는 것이다. 바로 사요코의 존재를 학교에 알리는 것이다. 여섯번째 사요코는 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이른 아침 학교에 도착했고, 그 곳에서 예상치 못한 다른 학생을 만나게 된다. 붉은 장미 꽃다발을 들고 있는 한소녀를.

"쓰무라 사요코"

현내에서 1,2위를 다투는 명문고등학교에 3학년으로 편,입학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그런데 올해는 극히 드문 일이 생겼다. 고베의 N고등학교에서 전학왔고, 편입시험을 거의 만점받을 정도로 성적이 뛰어나고 외모도 출중한 쓰무라 사요코. 여섯번째 사요코가 나오는 그 해에 공교롭게도 동일한 이름을 가진 여학생이 전학을 온 것이다. 사요코는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야만 한다. 만약 들키거나 스스로 말하는 등으로 자신의 존재가 알려지면 그 해 대학입시 성적이 안좋아진다는 것. 반대로 사요코의 임무를 무사히 잘 마쳤을때는 입시 성적이 어느 때 보다 좋았다고 하니 사요코의 임무를 맡는 학생은 무척이나 긴장되며 조심스럽다. 하지만 전학온 쓰무라 사요코에게 자신의 존재가 들통나버린  여섯번째 사요코는 열쇠를 잃어버리고 결국 쓰무라 사요코와의 대면을 시도한다. 쓰무라 사요코는 자신이 여섯번째 사요코라고 통보한다.

쓰무라 사요코가 등장할때부터 첫 눈에 반해 그녀를 동성의 친구로 좋아하게 되는 히나미야 마사코, 동물적인 감각이 예리해 그녀를 보자말자 부터 불길한 느낌을 받은 가라사와 유키오, 사요코의 전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그녀의 등장을 예사롭지 않게 관찰하고 있는 세키네 슈, 사요코의 전통 중 교내 축제때 연극을 진행했던 축제진행위원인 시다라, 슈를 좋아했고 쓰무라 사요코의 조정을 당했던 미카코. 이들의 학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때로는 평범하기도 했지만 숨막히고 긴장이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운동장 가운데 있는 벚나무와 과거에 사고로 죽은 사요코 이야기 등. 알면 알수록 얽혀 있는 이야기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 배후엔 전체를 지휘하고 있는 사람의 존재도.

누가 여섯번째 사요코인지 부터 시작해서 쓰무라 사요코의 존재, 이 전설을 전통으로 만들고 있는 존재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점들이 하나씩 드러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딘지 명확히 무엇에 의해 왜 라는 부분이 명쾌하진 않지만 그것 또한 미스터리 장르의 재미가 아닐까. 귀신이 유난히 많다는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학교괴담이라는 점에서 으스스한 기분이 최고조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보는 내내 서늘하게 봤지만 그것에 비하면 결말은 훈훈한 듯. 계절의 아름다움과 분위기가 잘 묘사되었으며 그러면서도 조금은 긴장하면 보게 되었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