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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재미있는 물리여행 - 정식 한국어판
루이스 캐럴 엡스타인 지음, 강남화 옮김 / 꿈결 / 2017년 7월
평점 :

물리는 사물의 이치를 공부하고 이해하는 학문이다.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수학적으로 증명하여 수치로 계산이 가능한 부분이 많다. 어쩌면 그렇게 명확하기 때문에 학창시절에 좋아했던 과목이었던 것 같다. 학창시절에 읽었고 지금도 책장 어느 구석에서 바랜채 남아 있는 바로 '재미있는 물리여행'이란 두 권의 책이 개정판으로 출간 되었다. 그 당시 그렇게 인기 많은 책인 줄 몰랐는데 과학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본 책이라고 한다. 그 당시엔 보다가 어려운 부분은 그냥 넘기고 재미있는 부분만 풀어 봤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 이 책을 보니 새삼스레 학창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책의 저자는 샌프란시스코의 시티 칼리지의 물리학 교수를 역임하였고 번역은 국내 전문가들이 모여서 작업하였다. 물리의 기본인 역학부터 유체, 열, 진동, 빛, 전기와 자기, 상대성이론, 양자 등 물리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다루고 있다. 결코 가벼운 내용들이 아니다. 생각의 오류에 쉽게 빠질만한 문제를 삽화와 함께 퀴즈로 내고, 다음에 정답을 상세하게 풀어준다. 퀴즈 내용에 적절한 삽화가 흥미를 유도하고, 딱딱한 수식만 있지 않고 도표로 도식화되는 부분이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물론 당연히 어려운 문제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책의 저자가 도입에서 말했듯이 '문제를 읽고 잠시 멈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를 충분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역학의 앞부분은 정말 단순하게 풀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생각을 요하는 부분이 많다. 책 한 권을 빨리 읽는 것보다 한가지 문제를 충분히 생각하고 풀어보는 작업이 이 책을 읽는 방법으로는 더 유용하다.

(P49) 병 속의 파리 무게
다양한 재밌는 생각꺼리들이 있지만 가볍게 생각할만한 문제를 발견했다. 이 문제는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만하지 않을까 싶다. 유리병 속에 파리떼가 있는데 어떤 상황에서 무게가 제일 많이 나갈까라는 문제이다. 이런 문제를 생각했다는게 기발나다. 파리라는 대상의 무게가 워낙 미미하기 때매 개인적인 생각으로 좀 더 무게가 나가는 것으로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지 말이다.
요즈음 유행하는 시크릿류의 책에서 정신적인 힘 즉 에너지가 세상을 구성하는 양자에 영향을 주어 자신이 바라는대로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말한다. 이런 영향 덕택에 양자역학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많아졌는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물리는 전문가들만의 분야는 아닌 것이다. 비전문가들도 관심을 가지고 사물의 이치에 대해 곰곰히 생각한다면 당장 직업을 구하는 것에는 영향을 줄 수는 없겠지만 직업을 구한 뒤 당면한 과제를 풀어가는 능력에는 물리적 사고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일몰시 태양이 지는 속도가 궁금하다던지, 북반구의 북쪽에 위치한 나라에 발생하는 백야현상의 원리를 알고 싶다던지, 비탈길을 내려갈때는 속도가 빨라지지만 다시 평지로 가면 그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 것이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생각꺼리를 안겨주는 책이다. 세상의 평범하고 당연한 현상이 지나쳐지지 않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