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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 뉴질랜드, 만년설 그리고 빙하에 빠지다 ㅣ 중독 시리즈 6
송준영 지음 / 렛츠북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숨쉬는 것이 편하지 않을 정도로 공기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정말 이민가야하지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그 덕택에 이민가고 싶은 나라로 급부상되고 있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뉴질랜드이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상대적으로 환율이 아주 높지 않고, 자연환경이 좋고,오염이 덜 되어 사람살기 좋은 나라로 우리나라의 이민자들이 선호한다. 15년 전, 한참 이민가고 싶어 여러 나라를 알아보던 중 호주와 뉴질랜드에 대해 관심가졌던 적이 있었다. 그랬던 까닭인지 여행의 목적은 아니었지만, 뉴질랜드에 가보게 되었고, 그 나라의 매력에 빠졌었다. 조금은 한적하지만 드넓은 대자연이 온통 나를 압도하는 그 곳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맑은 공기며, 넓은 땅과 자연에서 여유롭게 생활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하지만 두 번이나 갔음에도 제대로된 여행 한 번 해보지 못한게 못내 아쉬워 언젠가는 제대로 여행해보리라 결심했었다. 패키지로 할지 자유여행으로 할지 아직 마음의 결정은 하지 못했지만 그 넓은 뉴질랜드 섬을 어떻게 여행할까 고민을 하던 중 '중독시리즈'에서 뉴질랜드편을 만났다.
저자의 이력이 재미있다. 음악, 유럽지역학, 호텔경영학,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친 후 현재는 호주에서 음악을 가르치며 글을 쓰고 있다. 중독 시리즈로 다섯편의 책을 출간하였고, 뉴질랜드 여행기는 여섯번째 책이었다. 저자는 뉴질랜드를 여러번 여행했지만, 이 책은 특별히 아는 형님가족과 함께 2주간 뉴질랜드를 여행한 내용을 담았다. 책에서 저자는 여행 가이드이기도 하고 여행을 집필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때로는 가족 구성원 같기도 하다. 무척 이상적인 조합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폴 부르제의 말이다. 부탁입니다. 꼭 기억해두십시오. 당신이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결국 당신은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서문 중)
뉴질랜드는 북섬과 남섬으로 크게 나뉜다. 한반도 전체의 1.2배, 남한의 2.7배 정도의 크기이며, 총 인구는 450만명 정도라 하니, 우리나라 부산의 인구정도로 비교가 가능하다. 대신 양이 4천만 마리가 산다는 그 곳은 자연 보존을 상당히 중요시 한다. 도로를 만들기 위해 함부로 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만들지 않아 오래 걸리더라도 우회하는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넓은 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편도 1차선인 도로가 무지하게 많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기이하다. 사람의 편의를 위해 좁은 땅에도 편도 2차선하는 도로가 더 많고 산 깎아서 도로 만들고 터널 만드는 일을 뚝딱해치워 버리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법으로 엄격히 막고 있는 듯 하다. 왕복 1차선 하는 교량이 많다는 것이 좋은 예일 것이다. 아서스 패스 휴게소에 있는 케아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방문자들에게 당부하는 글은 이 나라의 자연을 사랑는 의식 수준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뉴질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엄청난 자연환경이 있기 때문도 있지만 그들의 자연에 대한 의식수준이 우리와 다름에 있었다. 자연을 훼손하는 일은 최대한 하지 않았고 대지의 열을 전력으로 이용하는 나라, 사람보다 양이 더 많은 나라, 그리고 빙하와 만년설을 볼 수 있는 나라 등등
책에는 2주간 여행일정 순서대로 유익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다. 입국시 입국 신고서 작성하는 것 부터 렌트카 반납하는 방법, 북섬과 남섬 이동 시 페리 이용방법, 숙박의 종류 등 꼼꼼히 따져서 정리 되어 있었다. 그 중 렌트를 해서 직접 운전하는 경우 꼭 반드시 확인해야할 부분이 있으니 바로 '안전 운전 요령'이다. 그 어디에서 본 내용보다 상세하게 잘 정리되어 있고 중요한 내용이다. 지난번 두번째 뉴질랜드 방문시에 렌트를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운전 좌석이 반대라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정보를 확인하고 연습을 했음에도 여러번 아슬아슬한 경험을 했으니, 렌트를 계획하는 여행자들은 꼭 숙지하고 머릿속으로 여러번 반복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자유여행자에게 좋은 정보는 여행지마다 주소를 알려 준 부분인데 구글맵에 주소만 입력하면 훌륭한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여행시 꼭 필요한 정보라 할 수 있다.
여행 기간이 길면 길수록 더 여유롭고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바쁘게 사는 우리에게 단 2주간의 여유도 어떨땐 호사이다. 짧은 여행일지라도 미리 잘 계획하고 떠날 수 있다면 일상을 벗어나 큰 쉼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뉴질랜드라는 대자연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당장 이번 여름에 뉴질랜드로 떠날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그 계획이 무산이 되어 아쉽지만, 책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할 수 있었다. 언젠가는 남섬의 빙하와 만년설을 보러 갈때 이 책이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