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때문에
한때는 어학연수를 갈까 이민을 갈까 고민했던 적이 있다. 그것도 성인이 되어서 말이다. 나의 학창시절에는 입시 준비할만큼만
공부하고
대학 입학 후엔 정말 앞으로 영어를 안할 줄 알았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공부니 피해 다니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 하고 싶은 공부만 하고 살아야지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 무렵 입사시험에는 의례히 영어시험이 기본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어찌 어찌 요령껏 잘
넘어 갔지만 직장인이 되고 나서야 그동안 영어를 멀리한 걸 몹시 후회했다. 왜냐하면 영어를 잘하면 연봉이 달라지고, 외국의 영어권
나라에서 일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싶은 것만 하다가 한참이 지난뒤에야 얻은 깨달음이다. 그런데 더 큰 일은 내가 영어에 관심이
그다지 없으니 우리집 두 아들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유학 10년, 대기업
해외근무 7년 등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책의 저자 심진섭은 현재 학원의 유명한 영어강사이다. 이 책은 그가 가르친 제자들 중
12명의 이야기를 엮어 그들의 상황에 맞는 영어문장을 수다보따리와 술술보따리에서 다루고 있다. 12명이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동일하지만 각자가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르다. 면접을 잘보기 위해서, 유학 다녀온 자녀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 외국어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회사에서 회의나 미팅시 영어로
말해야 해서, 영어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위해, 해외를 가게 되는 등 우리 생활에서 많이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사람의
상황이 소개될때마다 신상공개, 그와 만나서 겪게 된 에피소드,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 등 작가 특유의 입담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서
영어책을
읽는지 일반책을 읽는지 분간이 안갈 정도이다. 여기서 끝난다면 정체성이 불분명한 영어 책이겠지만 '황당 사건
재연' 코너를 읽게 되면 완전 공감가는 장면이 펼쳐진다.
읽다보면 과거의 내 상황같은 장면도 떠올라 혼자서 창피해지기도 한다. 발음을 네이티브가 알아듣지 못해서 혹은 잘못된 어휘를 선택해서 대화가 되지
못하는 상황은 너무나 흔히 겪게 되는 일임에 틀림없다. 다음 코너인
'수다 보따리' 에선 짧지만 돌발 상황에 유용한 표현들이 소개된다. '술술 보따리'
는 실전연습을 위한 대화문장으로 구성된다. 수다 보따리의 문장을 완벽하게
외우고, 술술 보따리의 문장을 여러번 연습해도 실제 상황에 도움이 될 듯 하다.
'1초만에 영어로
대답하기 패턴훈련'에선 간단한 질문에 올 수 있는 답변 3가지를 연습하게 해준다. 입으로 익혀서 즉시 대답할 수 있을만큼
연습해야
하는 부분이다. 우선은 발음보다는 어휘와 문장을 많이 접해보고 읽으면서 익혀야 하고, 입에 익숙해지면 발음까지 신경쓸 수 있겠지.
영어!!
쉽지는 않겠지만 우선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