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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을 보면 마음이 보여요 - 직접 그려보고, 읽어보고, 감상하며 치유하는 그림 심리 테라피
이윤희 지음 / 팜파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의식하면서 살고 있는 순간은 하루 중 얼마나 될까? 의식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따져보면 무의식에 지배되어 흘러가는 시간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 많은 시간 중 순간순간 의식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뿐. 의식과 무의식은 바다에 떠있는 빙산에 쉽게 비유된다. 바다 위로 노출되어 있는 부분이 의식이라면 바닷속에 가라 앉아 있는 거대한 빙산이 무의식이라는 것.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오는 과정에 형성된 많은 것들이 무의식이라는 형태로 전생애를 지배하게 된다.
나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 어릴적 물 속에 빠졌던 사고로 아직도 물을 무서워한다. 어른이 되어 극복해보고 싶은 마음에 수영을 몇 차례 배워보려 시도했으나 결국 한 달만에 그만뒀다. 아직은 다시 시도해보고 싶지 않지만 이대로 내 삶의 과제로 둬야하나 그런 생각은 든다. 나에겐 어릴적 힘든 경험이 어른이 되어서도 큰 영향을 미치는 반면 어른이 되어 겪는 어려움은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덜한 것 같다. 어른이 되어 겪은 어려움 중 교통사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동일한 장소에 갈때면 사고상황이 떠올랐었다.그래서 사고 이 후 한 달간 운전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씩 두려움을 이기려고 노력했고, 아직도 그 장소에 가면 떠오르긴 하지만 그 영향이 크진 않다. 사람마다 어려움의 정도, 상황들이 모두 다르겠지만.
이렇듯 우리는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것이 고통이나 슬픔, 괴로움, 좌절, 공포가 되어 정상적인 삶을 가로 막는다. 상태가 심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몸이 병들면 치료를 받아야하는 것 처럼, 우리 마음도 건강하려면 관리를 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치료를 받아야하는 수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마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은 아픈지 여부를 가늠하기에 어려운 실체이기 때문이다.
나는 괜찮습니까?
나무, 집, 자화상, 자유로운 낙서를 그린다. 상세히 그려도 되고, 대충 그려도 된다. 단 저자의 몇가지 질문을 생각하면서 빈 공간을 채워가면 된다. 그림으로 표현되는 것은 자신이 의식하던 의식하지 못하던 타인과 관계를 맺는 형태들이 드러난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위해 우선 나의 마음을 살필줄 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내 마음 상태를 잘 알지 못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파악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오히려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쉬울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건 아니며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건 아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다. 숨어 있어 보이지 않지만 우울해할 때도, 불안해할 때도 신호를 보내다. 그런 마음 속 신호를 무시하고 나의 자아를 지켜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도록, 우리의 마음에게 말을 걸어 보듬어주고 살펴주면 마음은 다시 건강하게 내면의 자아를 성장시켜줄 것이다. 그리고 이듬해 봄, 더욱 아름답게 성장한 꽃의 향기를 맡아 보길 바란다.(본문 중)
나를 살피어 보듬다 - '나의 페르소나'
나는 다양한 가면을 가지고 산다.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마음과 같은 표정을 하지 않고, 때로는 슬프지만 아닌척하며 산다. 너무 기쁠때도 기쁨을 다 표현하지 못하기도 하고 어른이라는 신분이 되면서 자연스러운 감정의 표현을 제약당하기도 한다. 관습과 통념, 타인의 시선들을 의식하면서 적당히 나를 숨기며 평범하고자 애쓰며 산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식 못하는 사이 무엇이 내 실제 모습일까 의문이 생기곤 한다.
우리의 온갖 얼굴 가운데, 마음속에 살고 있다가 어느 순간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두드러져 나오는 페르소나가 있다. 당신이 당신의 솔직한 감정에 귀 기울이면 그 페르소나는 고개를 들어 당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본문 중)
나의 상태를 진단하고, 상태에 따라 대처하는 것을 배우는 것은 혼자만이 해나가기 어렵다.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대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나타난 마음을 읽고 그 상태를 파악하여 대처하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인데 이 책을 통해서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 17가지의 그림을 그려보고, 그림에서 신호를 보내는 마음을 살피고, 더 나아가 거장들의 미술작품 속 마음 상태까지 들여다본다.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에는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마음의 상태들이 많이 묻어 있었고, 그림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가지도록 해준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읽어내기가 더 어렵다. 심지어 보여지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에 의해 왜곡되었을때는 더더욱 알 수 없는 것이 된다. 한번쯤 자신의 마음을 진단해보고 싶다면 읽기를 권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을 읽고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