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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지구촌 신화 이야기 ㅣ 함께 사는 세상 17
김춘옥 지음, 윤유리 그림 / 풀빛 / 2015년 4월
평점 :
신화란 단어를 들으면 그리스 로마 신화가 단골손님처럼 떠오른다. 그들의 신화는 문화유산의 흔적만큼 또렷히 많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문화권의 신화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은 생소한 감마저 든다. 하지만 나라마다 건국 신화는 하나씩 존재하는 듯 하니 그들의 정신 저변에 깔린 의식을 이해하는데 신화라는 장르는 유용하다. 과학과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인간의 근원과 세상을 이해한 내용이 신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으니 각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륙별로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신화로 나뉘어 있다. 가장 넓고 인구가 많은 대륙인 아시아에는 창조 신화, 건국신화가 많다고 한다. 중국의 창조 신화인 '하늘과 땅을 가른 거인 반고'를 보면 우주의 모습을 거대한 알에 비유하고 어둡고 뒤엉킨 존재로 정의한다. 그 덩어리가 커지면서 반고라는 거인이 되었는데 점점 자라서 알을 깨고 나오고 그 속에서 나온 맑은 기운은 하늘이 되고, 탁한 기운은 땅이 된다. 그리고 반고는 하늘과 땅을 받치고 계속 자라난다.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반고는 지쳐서 쓰러지고 반고의 몸 부분들은 태양, 달, 강물, 산 등이 되어 세상이 만들어진다. 태초의 시작이 덩어리였다는 것은 빅뱅이론의 시작과 유사해보인다. 생각하는 존재인 인간에게는 수치로 계산하지 않더라도 세상을 해석할 수 있는 감각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건국신화는 잘 알고 있던 이야기이고, 바리데기는 옛이야기 속에 유사한 모양으로 자주 거론되는 이야기이다.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무릎쓰고 약을 찾으러 가는 이야기 속에 대대로 이어오는 부모에 대한 효심을 읽을 수 있다. 신하는 군주에게 충성을 다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를 다 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의식 속에 인간의 기본 도리로 중요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수많은 신은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 이렇게 세 명의 신으로 모아진단다. 창조의 신 브라흐마, 유지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가 함께 세상을 다스린다고 이야기하지. 우주는 창조되고 유지되다가, 파괴되고 나서 또다시 창조되는 과정을 끝없이 반복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몸은 죽지만 영혼은 살아서 다시 태어난다는 거지. 이런 걸 윤회라고 해. (본문 중)
특히 인도의 신화가 흥미로웠다. 낯익은 신들의 이름, 그들의 역할은 짜임새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들의 윤회사상은 불교문화권인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준터라 관심이 간다. 그들에게는 성지와 다름없는 갠지즈 강에는 인간과 신과의 오해로 인해 생긴 일을 지혜로운 인간에 의해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신탁에 의한 예언이 이루어져서 오해로 인해 희생되었던 인간들이 다시 살아나게 된다. 그리하여 갠지스 강은 죄를 씻어주는 강이 된 것이다.
이 외에도 재미있고 다양한 문화권의 신화를 읽을 수 있다. 이렇게 세계의 신화를 모아둔 책은 흔치 않다. 책을 읽다보면 신화라는 이야기를 통해 평범하지 않은 세상을 경험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미디어와 게임의 문화 속에서 자라는 요즈음의 아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이야기꺼리가 되어 줄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잠자리에서 부모가 읽어준다면 더없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