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아담이란 인간을 만드셨다. 에덴동산이라는 낙원에서 아담을 살게 하셨고, 혼자 있는 것이 외로워 보여 그의 갈빗대를 취하시어 하와를 만드셨다. 에덴동산에 유일하게 금지하셨던 선악과를 하와가 먹고 아담을 먹게 하고, 이들은 하느님과의 약속을 어긴 죄로 영원히 에덴에서 추방당한다. 창조주 하느님은 인간이 죄를 지어 결국 하느님과의 약속을 져버릴 것을 아셨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죄 짓게 그냥 두셨다. 이 부분이 항상 의문이었다. 왜 사랑하는 인간이 죄 짓게 그냥 두셨을까?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신데 무엇이든 하느님 뜻에 맞지 않는 것을 강권적으로 막으실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전쟁, 기아, 인종차별, 재난, 참사 등 우리를 슬프게 하는 많은 일들이 과연 왜 일어 나는 것인가? 하느님이 살아계시다면 우리에게서 이 큰 슬픔들이 생기지 않게 막아주셔야 하지 않나?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으며 이런 생각이 더 크게 자리잡게 되었다. 과연 무슨 뜻을 어찌 보여 주시기 위해 이렇게 많이 생명을 거두셨을까..

책의 서두를 읽는 동안은 소설인지 실화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윌리가 친구 맥의 이야기를 듣고 오두막이라는 곳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글로 남긴다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맥은 어릴적 술주정뱅이에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로 부터 탈출했다. 아버지의 횡포를 교회 지도자에게 털어놓고 아버지에게 온갖 처벌을 받은 후 술병마다 살충제를 넣어두고 집에서 도망나와 버렸던 것이다. 맥은 아버지에 대한 어두운 기억을 큰 짐으로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심 깊고 현명한 낸을 만나 다섯아이를 둔 아빠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어느 날 맥은 세아이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사고가 나고 막내딸 미시를 잃어버리게 된다. 미시가 연쇄살인범에게 납치된 경로를 찾아 흔적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는 미시의 혈흔과 찢어진 옷만이 남아 있다. 흔적이 발견된 곳은 바로 책의 제목인 숲속의 오두막이었다.

시간이 지남에도 미시에 대한 기억은 가족에게도 맥에게도 '거대한 슬픔'으로 남겨져 있었다. 어느날 맥에게 의문의 편지가 도착하고, 내용은 하느님(파파)이 맥을 오두막으로 초대하는 글이었다. 맥은 자신의 소행을 알고 남긴 아버지의 편지인지, 미시를 죽인 연쇄살인범의 편지인지 아님 진짜 하느님의 편지인지 종잡을 수 없다. 깊은 고민 끝에 큰 슬픔의 장소인 오두막을 홀로 찾아가게 되는데. 맥은 그 곳에서 삼위일체 하느님을 만나게 되고, 그 특별한 경험을 들려 준다. 맥을 위해 하느님은 특별한 일들을 계획하셨고, 그 것을 통해 맥은 서서히 하느님을 자기 안에 받아 들인다.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는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 미시에 대한 의문과 슬픔을 치유받으며 인간의 잣대로 심판하는 것을 조금씩 내려놓게 된다.

매켄지,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군요. 당신은 작고 불완전한 실제의 그림에 기초해서 당신이 사는 이 세계를 이해하려 하고 있어요. 상처와 고통, 자기중심, 권력으로 이루어진 작은 옹이구멍을 통해 퍼레이드를 엿보면서 자신은 혼자이고 보잘 것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죠. 이 모든 것의 이면에는 강력한 거짓말이 숨어 있어요. 당신은 고통과 죽음을 궁극적인 악으로 여기고 있어요. 그리고 나를 궁극적인 배신자, 기껏해야 근본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하면서 내 행동을 심판하고 나를 단죄하고 있어요. 당신 인생의 근본적 결함은 나를 선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에요. 수단과 결과, 개인적인 삶의 모든 과정이 나의 선함에 덮여 있다는 것과 내가 선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당신은 내가 하는 일 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신뢰할 수 있겠죠. 당신은 그러질 못해요. (P198 본문 중)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자유의지에 대해 책에선 말한다. 하느님이 적극적인 개입을 하시지 않는 것은 인간을 사랑하시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자유의지에 의해 인간은 양심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을 한다. 하느님이 모든 인간을 사랑하시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죄짓는 것을 두고 보신다. 그것을 이렇게 비유한다. 부모에게 자식이 여럿 있는데 죄를 짓는 자식을 사랑하지 않느냐고. 죄를 짓는 자식이라도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에는 변함없다.

깊이 생각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었다. 아니 좀 더 솔직하자면 완전히 다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잘 이해되지 않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 것 하나. 내 중심에 하느님이 거하셔야만 그래서 내 전부를 온전히 맡겨야만 하느님의 선하심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 것은 내 선택이 아니라는 것.


비록 소설이라는 것이 약간 실망스러웠으나 작가가 말미에 강조한 바대로 책의 내용 중 자신이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것들만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있다. 분명하고 명료하게 정리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하느님이 인간을 어떤 마음으로 사랑하시는지는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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