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 지구촌 관혼상제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15
정인수 지음, 윤유리 그림 / 풀빛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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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란 말이 낯설지 않다. 해외여행이 일상화되고, 방송을 통해 자주 보는 이웃나라는 우리나라의 생활풍습과는 좀 다른 형태를 간혹 발견하게 된다. 근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서양의 문물이 우리나라 과거 풍습을 간소화시킨 부분이 많지만 생활의 구석구석 남아 있는 조상들의 흔적을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관혼상제란 성인이 되는 의식, 남녀가 만나 결혼하는 의식, 사람이 죽었을때 육신과 영혼을 보내는 의식, 죽은 이를 기억하는 제사 의식 등을 말한다. 인간이 탄생하는 순간 세상을 만나고 그 땅의 문화 속에서 자란다.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상이 관혼상제란 고유의 풍습에 녹아나 그들의 중요한 예식에 발현되는 모습들이 각각 다른 특징으로 나타난다.

 

(성인식)

일본의 성인식은 과거 전쟁 속에 우울한 청소년들을 위해 시작된 청년제라는축제에서 유래되었는데, 그날만은 신나게 놀게 한 것이 이 후에 성인의 날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현대에는 문화 회관이나 체육관에 청소년들을 초대해 예식을 치르는데 여자는 후리소데를 남자는 신사복을 입는다. 미얀마에선 어른이 되기 전에 승려(신쀼)가 반드시 되어야하며 짧은 기간동안 출가하는 경험을 한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선 송곳니를 뭉툭하게 갈아주는 예식인 마따따하를 거쳐야 한다. 바누아투 공화국의 펜타코스트 섬에서는 번지점프를 해야만 어른이 될 수 있다는데 성공을 위한 조건이 사뭇 위험해 보인다. 하늘로 뛰어 땅에 도달하기 전 몸을 쭉 펴고 발과 손으로 땅바닥을 짚어야 한다. 그들의 과거 생활에서 용맹함이 중요시 되었던 것이 성인식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혼인식)

몽골에선 신랑이 양고기 자르는 시험을 장인, 장모 앞에서 치른다고 한다. 베트남에선 신부를 데리고 올려면 신랑이 지참금을 준비해야 하고, 심지어 다른 마을의 사람과 결혼하려면 마을에도 지참금을 상당히 내야 해서 결혼 후엔 빚을 갚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는 반대로 인도에선 신부가 평생 먹을 밥값을 계산해서 지참금으로 신랑집에 줘야 한다. 지참금이 적을 때는 결혼 후 시집살이를 톡톡히 한다고 하니 씁쓸한 맘이 든다.  미국의 혼인 예식은 영화를 통해 봤던 장면이라 익숙하게 느껴진다. 화동이 꽃을 뿌리고, 친구 들러리들이 부자가 되라고 쌀을 뿌리고, 웨딩 케이크를 자르는 것은 요즈음의 결혼식에서도 볼 수 있다. 그 중 결혼식 선물에 대한 의미가 눈에 띈다. 이 것 외에도 결혼식에 대한 각 나라의 풍습은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옛날 서양에서는 결혼을 할 때 신부가 네 가지를 가져야 행복해진다고 믿었대. 낡은 것과 새로운 것, 빌린 것, 파란 것이 바로 그것이야. 낡은 것과 빌린 것은 그 물건을 간직하던 사람의 행운을 건네받는다는 뜻이래. 새 물건은 희망을 상징하며, 파란색은 여자를 보호해 주는 행운의 색으로 믿었대. 그래서 에이미의 파란색 머리핀은 사촌 언니를 보호해주는 의미라는 거야.

–P82

 

(장례식), (제사의식)

장례와 제사에 대한 의식은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의 형태에 따라 나라마다 많은 차이가 있다. 그 중 중국의 화장 문화는 많은 인구 때문에 나라에서 장려했다니 사회의 변화에 따라 실리적인 선택을 하는 중국이란 나라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천국으로 가는 정거장이 묘지라고 하는 영국인들과 저승사자의 밥을 준비하는 우리나라 등 다양하고 의미있는 풍습의 이야기들은 각 나라의 정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꼭 고통스럽게 성인식을 치를 필요가 있을까. 너무 과한 지참금이 아닌가. 누구를 위한 예식인가 등 남의 문화를 보고 자꾸 판단하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경험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것 또한 그들의 문화임을 있는 그대로 인식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것은 더 강조하고 나쁘다 판단되는 것은 버리듯이 풍습 또한 악습이라 여겨지면 서서히 사라지기도 할 것이다. 각 나라의 관혼상제를 이야기 속에서 경험하고 느껴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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