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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스페인 Hola! Spain - 한 발짝, 그만큼 더 다가서는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법
예다은 지음 / 북노마드 / 2014년 6월
평점 :
나의 20대. 그때에는 유럽으로 배낭여행 떠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실종사고와 여자가 먼 이국땅에 혼자 여행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란 생각 때문에 실행에 옮겨 보지 못한 꿈 중에 하나였다. 그런 사회적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용감한 친구들은 혼자 떠나는 모험을 했으니 지나고 생각해보면 나의 용기없음과 겁많음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스페인, 포르투칼을 생각하면 축구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축구를 사랑하며 뛰어난 선수가 있는 나라 그리고 스페인 바로셀로나 올림픽으로 세계적인 도시가 되었으며, 더불어 건축가 가우디, 플라멩코, 산티아고 순례길과 함께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꽃보다 할배를 통해 또는 여행 책을 통해 스페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여서 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을 쓴 작가 예다은은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이 곳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여행짐을 꾸려 무작정 여행을 떠난다. 통장잔고가 바닥나면 돌아올 계획으로 말이다. 영국을 거쳐 스페인, 포루투칼을 여행지로 삼으며 자유롭고 여유로운 여행을 누린다. 스페인 친구 마리오 덕에 낯선 이국에서의 불안을 조금은 덜어내며 여행을 시작한다. 네이티브 친구가 있다는 건 커다랗고 실질적인 도움과 의지가 되어줄테니 말이다. 유럽여행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은 짧은 기간에 좀 더 많은 곳을 보기 위해 몇 개월전부터 계획을 짜고 매일의 일정을 체크하면서 촘촘하게 준비한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는 특별하게 사전 지식없이 용감하게 여행을 떠난다. 여행전의 준비에 대한 부담없이, 미리 만나지 않은 여행지에 대한 선입견도 많이 안가지니 좋을 수 있지만 스페인 친구 마리오가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인 것 같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는 입헌군주제 나라로 멋지고 화려한 왕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스페인이 배출한 거장 피카소, 미로, 달리, 벨라스케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 있고, 시에스타(Siesta, 점심 후 낮잠)를 즐기는 현지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름 휴가를 보내는 곳으로 적당한 간디아는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고, 오렌지 나무가 가로수로 있는 발렌시아의 구시가지는 상상만으로도 달콤함이 코끝에 전해지는 기분이다. 건축가 가우디의 미완성 작품인 사그라마 파밀리아와 구엘공원은 독특하면서 정교해 한참을 보게 되는 작품이다.
흐르고 싶은 대로 흐르는 지금, 더 이상은 젊음이 아쉽지도 시간이 아깝지도 않다. 마땅히 흘러야 할 것이 흐르고 있으니 자연스러울 뿐이다. 그러니 멈추려 하지 말고 흐르는 대로 흐르자. 시간이 흐르듯, 물결이 흐르듯. - P128
트래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면 로마에 다시 돌아오게 되고, 베로나에 있는 줄리엣 동상의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지고, 싱가포르의 풍요의 분수를 세 번 돌면 부자가 되고, 보스턴 하버드 대학 동상의 왼발을 만지면 공부를 잘하게 된다 등 세계 어디를 가나 여행자를 위한 미신이 있다. 원래 미신이 많은 동양의 나라들이야 그렇다 치고, 합리주의 사상에 기반을 둔 서양의 나라들마저도 갖가지 미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P150
여행은 낯선 곳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게 한다. 여행하는 중에는 고달프고 힘들기도 하고 때로는 감동스럽기도 하는 갖가지 경험을 하더라도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는 그때 느낀 행복한 기억이 크게 남는다. 여행을 준비하면서는 여행을 떠날 상상을 하고 계획하며, 여행가서는 새로운 세상에 부딪히고 불안해하며 체력의 한계를 경험하지만, 여행 뒤에는 그 추억을 꼽씹으며 즐거운 회상을 하게 되니 여행만큼 한 사람에게 길고 크게 영향을 남기는 일이 드문 듯 하다. 비록 직접 용기내어 떠나지는 못하지만 작가의 여행기를 읽으며 설레는 경험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