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아침 바람의 향기 - 가사로 못 다한 오태호의 지나간 낙서 같은 이야기
오태호 지음, 강기민 사진 / 성안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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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바향 - 비 갠 아침 바람의 향기, 오태호

 

그룹 이오공감의 멤버였던 싱어송 라이터 오태호씨가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신곡 2곡이 담겨 있는 작은 CD에는 오랜만에 꾸밈없고 청아한 오태호씨의 새노래를 만날 수 있다. 이오공감의 멤버였던 이승환씨와 함께 작업한 첫번째 곡은 예전에 즐겨듣던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을 생각나게 한다. 20대에 접어들었던 그 시절, 풋풋한 사랑을 시작하며 듣는 그들의 곡은 때로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억눌렀던 감정을 풀어낼 기회를 주기도 하는 등 내 감성을 어루만져 주었었다. 그때 듣던 마음과 지금 듣는 마음의 상태는 다르지만 예전의 감성이 떠올라 오래전 일들이 그려진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가족, 음악작업을 하게 된 과정과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서 낯익은 이름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오공감 시절 오태호라는 이름은 히트곡의 작곡가로 유명했었다. 함께 했던 뮤지션들도 그 분야에서는 내노라는 분들이었으니.

 

아름다운 곡과 가사를 쓰기 위해서는 짧은 문장으로 충분히 감정을 전달해야 할 것이다. 식상하지 않으면서 진부하지 않고 진심이 담겨져 있어야만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오태호란 사람은 그런 곡을 만드는 사람이다. 특별한 기교나 현란한 음표, 빠른 템포가 아니어도 잔잔함으로도 충분히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뮤지션.

 

감정이 함축된 아름다운 언어를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은 그 반대의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구석에 감추어진 그의 아픔이 글 속에 비치는 듯 하다. 진주조개는 자신의 몸 속에 진주를 품기 위해 엄청난 고통을 감내한다고 했던가.

 

상처받기 쉬운 연약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드러나는 것과는 달리 내면의 강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스쳐가는 느낌과 생각을 순간 순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글로 정리했다. 자신의 삶을 일기처럼 진솔하게 드러내고, 자신의 감정을 시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웬지 모를 애잔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세상은 생각하기 나름이란다.

행복은 환경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받아들이는 네 생각과

가슴이 만들어준단다.

겨우 다리 뻗고 누울 수 있는

작고 초라한 공간에서도

알 수 없는 우주의 행복을 가슴으로 채우다

넘치고 벅차서

눈물로 나올 수도 있으니까.

 

거칠고 낯선 세상을 두려워 말아라.

고통을 겪어봐야 평범한 하루의 감사함을 알고

바닥을 알아야 누군가를 안아줄 수 있으니까.

 

그리고그리고

그 무엇보다 강해져야 한다.

언제까지 널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물리적 힘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그 무엇에도 맞설 수 있는 영혼의 힘이 강한 사람으로

너와 소중한 그 무엇을 지켜낼 수 있도록

너와 소중한 그 무엇이 끊어지지 않도록

-  아가에게중 일부 ( P200 )

작은 CD를 큰아들이 발견하고 몹시 궁금해 한다. 10대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그 또래들이 으레 좋아하는 인기 아이돌의 빠른 템포곡에 열광하지만, 고인이 된 김광석아저씨의 곡을 더 좋아하는 아들이 이 두 곡을 들어보고는 참 좋다고 한다. 엄마의 감성코드를 아들도 물려 받았나. 새삼 지나간 세월을 그리게 하는 글과 음악을 들으며 이 순간을 느껴본다. 작가의 말처럼 언젠가 이 시간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게 되겠지. 지난 시간에 대한 향수와 현재를 멈추어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작가님의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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