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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번리의 앤 - 빨간 머리 앤 두번째 이야기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9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정지현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4년 4월
평점 :
캐나다의 작가 루시 몽고메리가 자신이 자란 고향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 1편 [빨강머리 앤] 의 후속으로 쓰여진 책으로 후속만 전체 9편으로 [에이번리의 앤] 은 후속으로 씌여진 첫번째 작품이다.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샬럿타운 근처에 위치한 앤의 집 그린 케이블은 실제 작가가 직접 살았던 집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작가의 자전적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고도 말하는 것은 책 속의 주인공 앤이 작가의 삶과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앤을 사랑하는 사람은 대개 그렇지만 책의 배경이 된 캐나다의 에이번리에 가보고 싶어한다. 책 속에 그려진 그 곳은 앤이 꿈꾸고 사랑한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 있고 독자들이 사랑한 앤이 그곳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앤의 책을 몇 번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전체 10편을 다 본 것은 물론이고, 본 것을 보고 또 보고 했으니. 어른이 되어 읽는 앤은 또 다른 감동을 주며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1편 빨강머리 앤에서는 그린 케이블의 커스버트 남매에게 앤이라는 아이가 입양된다. 앤이라는 아이가 남매에게 기쁨이 되어 가면서 좌충우돌 사고도 치고 아름다운 꿈을 꾸며 밝고 사랑스럽게 자라난다. 앤과 다이내나의 우정과 길버트와의 복잡 미묘한 사건들이 미래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며 진행된다. 영민한 앤은 퀸즈학원에서 공부하며 교사로서의 자격을 갖추어 간다.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하면서 레드먼드 대학에 입학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나 매튜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로 인해 마릴라의 건강악화로 앤은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마릴라 곁에 남게 된다. 앤의 제 2의 고향 에이번리에서 자신이 졸업한 학교의 선생님이 되기로 한 것이다.

2편 에이번리의 앤에서는 에이번리의 마을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겪게 되는 일들이다. 앤의 영혼과 닮은 어린 제자 폴 어빙을 만나게 되고, 어린 제자들과 울고 웃는 온갖 일을 겪으며 체벌에 대한 단호한 앤의 신념이 현실에서 지켜지기 어려움을 깨달아가며 괴로워 한다. 마릴라 아줌마는 친척의 고아 쌍둥이인 데이비와 도라를 키우며 사람 사는 행복을 느낀다. 앤은 마을 청년들로 조직된 마을 개선회에서 활동하며 결국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내게 된다. 선생님으로 에이번리에서 2년 간 근무 후 길버트와 함께 레드먼드 대학에 가게 되는데 에이첼 린드 부인이 마릴라와 함께 살며 쌍둥이를 돌보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폴 어빙의 아버지와 연인이었던 라벤더 여사 사이의 다리가 되어 주기도 한다. 에이번리의 앤에서는 다이애나와의 지속되는 우정과 길버트와의 미묘한 감정선이 느껴진다. 평생의 반려자가 될 길버트에 대해 앤은 선의의 경쟁자이며 친구로서의 호감에서 감정이 자라난다.

책 속에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그 글들을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으로 표현한 일러스트 작가의 작품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앤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글담의 책으로 재탄생 했다. 김지력 작가에 의해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탄생한 앤은 숙녀로 거듭나는 모습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어릴때는 귀여운 앤으로, 자라면서는 성숙하고 아름답게 변모하는 앤을 표현하고 있고, 에이번리의 아름다운 자연과 낭만을 때로는 화려하게 때론 소박하게 그리고 있다. 상상만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된 앤을 만나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순간 앤은 이상하게 가슴이 떨렸고 처음으로 길버트의 시선에 흔들려 창백한 얼굴이 장밋빛으로 물들었다. 마치 지금까지 마음 속 깊은 곳에 드리워져 있던 베일이 걷히고 뜻밖의 감정과 진실이 드러난 것 같았다. 어쪄면 낭만적인 사랑은 백마 탄 기사님처럼 화려하고 요란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오래된 친구처럼 조용하게 다가오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사랑은 예상치 못했을 때 빛처럼 나타나 시와 음악이 있는 책장을 넘겨 버려 평범한 산문처럼 나타날지도 모른다. 마치 초록색 꽃망울이 황금빛을 띠는 장미꽃으로 바뀌는 것처럼. -P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