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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꽃 자수 - 정원을 수놓는 아름다운 꽃 63점
아오키 카즈코 지음, 고정아 옮김 / 진선아트북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자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천 가방을 만들면서 였다. 퀼트라고 하기는 좀 모자란 그저 천조각 맻 개를 붙여서 만든 천 가방의 밋밋함을 벗어나기 위해 동물을 그려 스티치를 한 것으로 시작하여 작은 파우치에 이니셜을 새기는 정도로 시도해봤다. 그렇다고 딱히 깊은 고민을 한 것은 아니고 그저 실과 바늘로 제멋대로 한 것이 전부이다. 하고 보니 이걸 자수라고나 할 수 있나 싶은 정도? 그러다 퀼트가게에서 꽃 자수 놓은 작품을 보게 되었고, 한땀 한땀 수놓은 정교함에 반해 그 앞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더랬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해보고 싶었지만 연습과 내공이 필요한 것이라 선뜻 덤빌수가 없었지만.
몇 년전 퀼트가게에서 본 그 작품을 이 책 속에서 발견한 듯 하다. 꽃잎에 반사되는 햇볕의 양에 따라 달리 보여지는 색의 밝기를 실의 색깔을 바꾸면서 표현했고, 잎의 가느다란 맥을 정교하게 표현했으니 작가의 말대로 그림을 그리는 듯한 자세한 관찰력이 필요해 보인다.
스케치를 할때는 그리는 것보다 먼저
대상을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림을 막 그리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자주 들었던 말입니다.
꽃 자수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스케치한 꽃이나 주변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꽃은
그 색깔이나 모양이 머릿속 서랍에서 바로바로 나옵니다.
그런데 자수를 놓으려는 꽃이 정원에도 안 보이고
머릿속 서랍에도 없을 때,
그때는 꽃 도감이 저에게 좋은 참고서가 됩니다.(본문중)

꽃마다 다른 무늬를 가진 꽃잎을 표현했고, 꽃의 작고 가느다란 수술, 잔뿌리, 벌과 나비, 무당벌레 등 주변의 둘러싸고 있는 생물들도 함께 표현하고 있어 자연의 생동감을 작품 속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자수로 표현된 꽃과 잎, 줄기는 실제 실물보다 더 정교해 보이기까지 한 것이 작가의 관찰력과 표현력의 뛰어남이 아닐까.
자수를 하다가 세밀한 표현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망설여질 때면 정원에 나가서
꽃의 색깔이나 모양을 확인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색깔은 잎과 꽃의 대비가 중요하고,
모양은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구조가 중요합니다.
그 점만 확실히 알고 있으면 아무리 단순화시켜도
꽃의 향기가 전해집니다.(본문중)

클로버의 연한 흰 띠를 표현한 부분을 보고는 감탄이 절로 난다. 클로버가 여러 색이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실제로 여러 색의 클로버를 직접 보고 싶어 진다.
자수를 놓을때 필요한 도구들인 실, 바늘, 천, 도안, 자수틀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하고 있다. 더불어 이 책의 주요 테마인 꽃을 수놓을 때 유의할 부분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줄기, 가지, 꽃의 순서대로 자수를 놓거나 잎의 자수를 놓는 등의 순서를 권하였고 꽃은 바깥쪽에서 중심을 향하여 수를 놓는 것이 좋다는 것. 하지만 무엇보다 전체적인 것을 살피며 진행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자수에 필요한 러닝 스티치, 아우트라인 스티치, 롱 앤 쇼트 스티치 그 밖에도 여러 기본적인 스티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스티치별로 어떤 부분에서 많이 사용되는지 어떤 느낌으로 완성되는지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는 책의 앞쪽 작품들의 실물 크기의 도안이 제공되어 있어 기본 스티치가 연습이 되고 몇 개의 기본적인 자수를 해본 경우라면 어렵지 않게 따라 해볼 수 있어 보인다. 수공예가 여러 분야로 나뉘어 있지만 자수는 특히 기술적인 요소와 예술적인 감성, 세밀한 관찰력이 함께 요구되어 이 요소들이 잘 융합되었을때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