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를 보다 세트 - 전2권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미술 여행 서양미술사를 보다
리베르스쿨 인문사회연구회 외 지음 / 리베르스쿨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 살아가는데 미술이나 예술이 무슨 상관이냐는 사람을 가끔 본다. 그건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일뿐이라 치부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하지만 어느 나라든 역사를 살펴보면 그 시대만이 꽃 피울 수 있는 예술작품은 결코 부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평범한 사람들을 모델로 하는 미술 작품이나 귀족들을 위한 것이 아닌 일반인들을 위한 생활자기 같은 것도 그것의 좋은 예이다. 예술 작품은 그 시대의 생활양식을 반영하고 있어 역사와 예술을 따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나라의 작품들은 조금만 눈돌리면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근처 박물관이나 유명한 관광지에 방문하면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하지만 서양의 미술 작품은 특별전이나 그 나라에 직접가서 보는 방법 등 쉽게 접하기 어렵다. 그나마 좋은 화보가 실려있는 책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드는데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책을 쓰신 작가는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전시물을 설명하는 도슨트로 활동하고 계신다.

 

 

 

 

선사시대의 미술은 벽화를 통해서 후대에 전해지게 되었다. 자연에서 뽑아낸 물감을 사용해서 주로 동물을 그렸으며 믿음과 바램을 벽화에 담았다고 한다. 시대마다 미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발렌도르프의 비너스> 조각상이다.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라는 이 작은 돌조각은 현대의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엄청난 벽화와 예술품이 발굴된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놀라운 건축물이자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그 규모면이나 구조에서도 특이해 피라미드와 관련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이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는 것을 보면 흥미로운 소재들이 많아 피라미드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이 후 서양미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그리스 미술이다. 균형과 조화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던 시기로 황금비(1:1.618)가 발견되어 현대까지도 미의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때는 건축과 조각이 발달했던 시기로 구조와 비례를 중요시 했다. 그 이후 로마 미술은 로마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거대한 공공 건축물을 중심으로 발전했는데, 콜로세움, 개선문, 공회당이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중세미술은 그리스도교를 중심으로 발전하였으며 그들의 신앙심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했다. 성당 건축의 대표적인 양식인 고딕 양식은 뾰족하게 솟은 첨탑과 공중 부벽,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등의 특징으로 대표된다. 고딕 양식 성당의 외벽을 보면 섬세한 조각들로 가득채워져 있다. 기둥과 벽, 첨탑을 보면 그들만의 스토리를 가진 조각작품들로 성당 건축물을 '돌로 만들어진 성경'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후 신 중심의 중세사회가 부패하고 몰락하게 되어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 시대로 전개된다. 르네상스 미술은 미술의 전성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예술가와 작품을 만들어냈고 후대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는 너무나 유명한 예술가이고 그들의 작품은 예술역사에 큰 업적으로 남는다.

 

댄 브라운의 소설에 유독히 많이 나왔던 르네상스 예술작품들은 그래서인지 어딘지 모르게 신비스러운 비밀을 담고 있어 보인다. <모나리자>의 알 수 없는 미소며, <암굴의 성모>는 어딘가에 뭔가 숨겨져 있을 것 같아 열심히 들여다 보게 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보면 그 천재 예술가의 유머로 작품에 뭔가를 감춘 것 같아 보인다. <세레요한> 작품을 봐도 어딘지 장난기 어린 표정이 뭔가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게 되고, <최후의 만찬>의 예수님 옆의 여인처럼 보이는 요한의 얼굴도 작품을 감상함과 더불어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대작을 남긴 미켈란젤로는 그 엄청난 벽화를 그리고도 자신을 조각가라 말했고, 스스로를 조각가라 소개한 그 자부심으로 <피에타>와 <다비드상>을 만들어낸다. 그 작품들이 뿜어내는 완벽한 균형과 조화는 보는 이들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게 해준다. 오래전 성 베드로 성당의 <피에타>를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성 베드로 성당의 밝지 않은 조명과 관광객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작품의 압도적인 분위기에 취해 <피에타> 앞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아들의 시신을 안고 있는 슬프면서 절제하는 그러면서도 슬프게 아름다운 모습이랄까 그냥 아름답다고 표현하기에는 한참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바로크 로코코 미술을 지나 근대 미술은 프랑스혁명이라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프린시페 피오 언덕에서의 처형> 고야의 작품은 양민학살 사건을 소재로 삼은 작품으로 전쟁의 실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린 사실주의와 자연주의는 일반적인 대중을 소재로 삼았는데, 대표적인 작가로 밀레의 <이삭줍기>, <만종>을 보면 가난한 농부들의 생활을 그려내고 있다. 그 이후 나타나는 화풍인 인상주의는 내가 좋아하는 시기이다. 빛의 마술사라고도 불리워지는 인상파 화가들은 빛을 이용해 작품이 역동적인 느낌마저 든다. 특히 르누아르의 작품은 부드럽고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평화롭고 행복한 느낌, 아름다운 소녀들이 등장하는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보는 이의 마음도 편안해진다.

 

후기 인상주의를 거쳐 근대 조각가 로댕으로 오면 그의 대표적인 작품 <지옥의 문>을 만나게 된다. <생각하는 사람>이 그 작품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고 로댕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로댕이라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데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카미유 클로델 조각가이다. 로댕을 사랑해서 고통스러워하며 조각가로서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던 불행한 한 여인이다.

 

아르 누보 미술을 거쳐 현대미술로 넘어오면 모더니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 현대와 멀지 않은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이해하기엔 다소 난해한 화풍이 펼쳐진다. 형체가 파격적으로 변형이 되고, 형체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작가의 의도를 알기위해선 작가의 해설이 필요로 하고 아름답다는 느낌보다는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라는 의문이 더 많이 생기는 작품들이 많다.

 

선사 고대미술에서 부터 근대 현대 미술까지 서양미술사의 그 방대한 예술사를 두 권의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역사는 기억해야 할 내용이 많아 유난히 싫어했지만,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를 이해시키고 미술 사조의 등장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안내를 따라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을 일은 없었다. 친절한 미술사 선생님의 안내로 서양 미술사에 대한 상식을 넓히는 기회가 되었다. 직접 모든 곳을 가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이루기 어려운 일이니 책을 통해 훌륭한 미술 여행을 한 셈이다. 특히 언급되는 모든 작품이 사진으로 제공되어 있어 박물관에 와 있는 기분이랄까. 미술이나 예술이 밥먹여 주냐라고 하면 반박할 말은 없지만 미술과 예술이라 불리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선물이 되어 주는지는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라 생각이 든다. 그 선물은 선택하는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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