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 - 호르헤 베르고글리오와의 대화
교황 프란치스코 외 지음, 이유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이 선정한 2013년의 인물 표지모델이 되셨던 교황 프란치스코는 어떤 분이신지 궁금함이 앞섰다. <TIME>지의 인용을 빌리자면 '연민과 동정에 온 관심을 쏟는 카톨릭 교회의 수장은 양심을 대표하는 새로운 목소리가 됐다' 고 올해의 인물 주인공으로 선정된 이유를 말했다. 세례 준비를 하며 교리공부를 하다 보니 교리선생님으로부터 교황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소외계층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많이 기울이시며 교황이라는 자리가 진보적이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사회의 어두운 면에 대한 개혁과 사랑을 외치며 행동하시는 분, 겸손하신 분이라 들었다. 그래서인지 자주 뉴스의 기삿거리가 되고,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듯 교황님의 행동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안전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듣게 된다.

 

이 책은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현 교황)으로 재직하고 계실때 언론인 세르히오 루빈, 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와 함께 2년 동안 나누었던 대담을 엮은 내용으로 1부 가족의 탄생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자라왔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는지를 들려 준다. 2부 믿음의 봄 편에선 우연히 성당에서 만나게 된 특별한 영성을 느끼게 한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보며 사제의 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고, 하느님이 기다리고 계셨음을 느끼는 종교적인 체험을 하게 되었다고 표현한다. 그런 뒤 가족들의 각기 다른 반응과 스스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준비해온 과정이 그려진다. 3부 살아있는 카톨릭은 카톨릭의 현주소에 대한 이야기였다. 현대에 급변하는 문화와 생활방식 속에서 카톨릭의 일부 윤리들이 지나치게 엄격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카톨릭 교인이 개신교로 많이 개종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대담자는 질문한다. 그리고 종교인에게 있어 정치 참여는 어떤 입장이어야 하는지 교황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4부 사랑 그리고 만남에선 잠재력을 가지고 여전히 도약해야 하는 나라, 교황님의 조국 아르헨티나에 대해서 깊은 애정을 곳곳에 드러내고 있으며 이런 재미있는 표현도 있었다. 그리고 교황의 사생활도. 인간적인 교황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교황 : 여러명의 대사들이 하느님을 찾아가 왜 자신들의 나라와는 달리 아르헨티나에만 엄청난 풍요로움을 내리셨냐고 불평했더니 전지전능한 하느님께서 이렇게 답했다지요. "그렇지만 동시에 난 아르헨니타 사람도 그 땅에 내려 보냈다"고. 여러분도 아마 이러한 우스갯소리를 들으신 적이 있을 겁니다. 물론 농담이기는 하지만, 가지고 있는 훌륭한 환경에 비해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아직도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P179

5부 희망의 근거는 종교로 인해 승화된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정한 용서는 어떤 것인가,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 등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군사독재정부 말기에 교황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진실을 들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후계자 선출 콘클라베가 개최될때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들에게 고발 내용이 보내지고, 그 이후 교황은 여지껏 한 번도 의혹에 대해 반박이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그 당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그 누구와도 영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 감춰야 할 것이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나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 교회는 민중과 함께 발전해야 하며, 교파를 초월한 세계 교회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화해 속의 다양성이 카톨릭과 개신교를 한데 묶을 수 있는 열쇠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을 통해 만나게 된 교황님은 80을 바라보는 분 같지 않은 열정과 굳은 신념, 강한 용기를 가지셨음을 느끼게 해준다. 조국 아르헨티나에 대한 사랑과 정의로움에 대한 용기, 하느님 앞에서의 끝없는 겸손함, 이웃을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몸소 실천하시는 살아있는 성인이셨다. 올해 10월경에 방한 예정이라는 신문기사를 봤는데 언젠가 꼭 한번 기회가 된다면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교황님과 친분이 있었던 카그놀리 기장의 교황님에 대한 표현을 옮겨본다.

"제가 생각할 때 인간의 위대함은 자신의 학식과 직책 뒤에 숨어 벽을 쌓을 때가 아니라 비판적인 시각과 동시에 존경심을 갖고 모든 사람을 겸손하게 대하면서 언제든지 배우려는 자세를 견지할 때 발휘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십니다."  (중략)  "교황님이 위대한 것은 검소함과 높은 학식을 겸비했고, 붙임성이 좋은 동시에 진지하게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강직하고,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의 말을 경청하는 능력과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 P228~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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